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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왜 네티즌, 악플러들이 존재(난립)할까?

wehong 2008. 1. 5. 14:56
포털사이트나 유명 커뮤니티 등의 게시판을 보면, 사회적 이슈나 기사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게시물을 만들거나 댓글을 달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이것은 이전에 존재할 수 없었던 대규모 의견집합이며, IT 기술로 가능해진 소수 개인의 대중을 향한 의사 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비판이 어떤 수위를 넘거나 비교양적인 표현 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도 나타났으니, 대중들의 관심이 대상인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이다. 이들은 새로운 대중 의견이라는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가지지만, 부담을 못이겨 잠적하거나 심지어 생명을 끊는 비극 마저 벌어진다.
어떤 정치적 성향의 사람들은 이러한 네트워크의 개개인(이를 네티즌이라는 용어로 지칭해야 한다면 그렇게 부르자)을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어떤 관련자들은 네티즌을 향해 익명성에 숨어서 어린아이 같은 유치한 장난을 하지 말라고 호소한다.

그러면 왜 대한민국의 네티즌들은 독설적이고 악플을 남발하는 것으로 비추어질까? 그리고 대체로 왜 그들은 교양없는 이들처럼 욕설과 비속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까?

우리나라에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비평의 문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수많은 대중을 대신해 통렬한 비평을 해 줄 수 있는 대변인, 비평가가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사람들이 신문에서, TV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지역 사회에서 대중의 고민과 해결책을 속시원히 말해 준다면, 네티즌이라는 대중의 부분집합이 왜 밤늦게 잠도 안자고 인터넷 상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겠는가. 신문의 논설이 특정 성향 집단의 의견만을 대변하고, 문화계 평론가가 문화산업의 자본에 농락당하고, 비평가가 학연, 지연, 혈연에 묶여 있으며, 풋내기 기자가 검증되지 않은 자기 생각을 아무렇게나 기사화해 펼쳐 놓으면, 답답한 대중은 인터넷에 연결하고 악플러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의 현상은 우리 시대에 약해져 버린 비평의 문화에 일말이나마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애니메이션 영화 'Ratatouille'가 생각난다. 비평가 '이고'는 유명한 요리사 '구스토'를 죽게 할 만큼 날카로운 비평을 썼다. 그리고 그 사람 나름대로도 객관성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놀라운 요리에는 그 내용을  솔직히 소개한다. 그러면 대중들이 식당의 음식에 불만이 생겨도 'XX 식당 가지마셈', 'YY 주방장 즐' 같은 글을 올려 게시판을 흐트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는 그럴만한 공신력을 가진 비평가도 없거니와,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은 악플이나 미니홈피 테러에 분노하고 가슴아파할지언정 비평가의 따끔한 충고는 콧방귀를 뀔 것이다. 비평이라는 강펀치가 안먹으니 대중이라는 작은 쨉들이 공격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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