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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한글 안사요"의 시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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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한글 안사요"의 시대

wehong 2016. 2. 25. 11:05

서론


이상하게도 개인적으로, 작년 후반 부터 게임을 즐기는 빈도가 잦아졌는데

재미있는 점 하나는 그 즈음 즐겼던 게임들이 거의 다 한글화된 게임들이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PC방이나 모바일 기기에서의 MMORPG류가 대세인 한국의 게임 시장에서

콘솔과 PC의 게임들이 점점 더 많이 한글화 되고 있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콘솔과 PC 게임의 한글화 증가


게임 콘솔의 경우는 콘솔 판매사의 적극적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한국에 콘솔 하드웨어가 많이 보급되어야 한글화된 게임이 많이 출시되느냐, 아니면 한글화 게임이 많이 출시되어야 한국에서 콘솔을 많이 사느냐 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로 계속 맴돌 수 밖에 없는 논리의 이야기인데,

최근 SCEK, 닌텐도 코리아 등이 적극적으로 게임 한글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으며, 특히 SCEK가 배급사, 개발사에 권유를 통해 많은 게임을 한글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과거 PlayStation2/PSP 시절의 한글화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얼마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보유하고 있는 PS2용 게임들에서 한글화 게임의 비중이 꽤 된다.


PS2 게임 타이틀 박스에 게임, 메뉴얼 모두 '한글'이라고 적힌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PlayStation 4와 PS Vita의 대작 게임 한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서, '용과 같이 극', '드레곤 퀘스트 빌더', '슈퍼로봇대전 OG' 등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XBox One의 경우, '헤일로5'나 'Rise of the Tomb Raider'의 경우 자막 뿐 아니라 음성까지도 완전 한글화하여 높은 수준의 현지화를 보여줬다.

닌텐도의 경우, 최근 한글화 표시를 하고 출시된 타이틀이 완전 한글화가 안되어 논란이 된 헤프닝은 있었지만, 출시되는 타이틀의 한글화 비중은 높은 듯 하다.


최근 구매한 PS4 게임, 스팀용 PC 게임 대부분이 한글화된 타이틀이다.


한글화로 더욱 편리하게 가이드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The Witcher 3 플레이 중 스크린샷)


더욱 리얼한 거침없는 대사도 접할 수도 있고... (GTA5 플레이 중 스크린샷)


심지어 이런 수준의 번역까지 되고 있다. (The Last of Us 플레이 중 스크린샷)


Rise of the Tomb Raider의 경우, 게임 내 메뉴, 내용의 한글화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 중 스크린샷)


동영상 내 음성, 자막까지 한글화 되어 있다. 자막을 안보고 더빙된 음성을 들으며 플레이 하는 것이 얼마나 편한지 새삼 경험하게 되었다. (플레이 중 스크린샷)


개인적으로 PC 게임의 한글화 상황은 더욱 더 놀라웠는데, GTA5, Witcher 3와 같은 대중성 있는 대작은 그렇다고 쳐도 Wasteland 2나, Pillars of Eternity, 그리고 향후 공식 한글화 예정인 Divinity: Original Sin Enhanced Edition과 Torment: Tides of Numenera 등의 다소 취향을 타는 게임들도 한글화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은 반가우면서도 놀라웠다.


올드스쿨 RPG를 한글로 할 수 있다는 건 과거에 상상만 하던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일반적인 한국인이 방대한 분량의 영어 텍스트를 보면서 플레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Wasteland 2 플레이 중 스크린샷)


RPG에서 한글로 상황이 자세히 묘사되면, 플레이어는 더 몰입하여 플레이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Pillars of Eternity 플레이 중 스크린샷)


이 정도면 모 사이트에서 한글화되지 않은 Fallout 4를 보고 농담삼아 이야기 된 '안한글 안사요'가 현실화 될 것 같다. 한글화된 대작 타이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지...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반가울 만한 이 소식이 계속 지속될지 의심스러운 이유는, Playstatoin 2 이후 상황과 같아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당시 Playstation 2와 XBox가 한글화 타이틀 보급에 열을 올린 후 그 결과가 꾸준히 지속되지 못하자 이후 콘솔 게임 한글화는 암흑기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기사 중 하나: http://www.gamemeca.com/news/view.php?gid=60077)


모든 한글 게임의 판매량을 가름할 자료를 구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 한국의 게임 판매량을 가름해 볼 수 있는 척도의 하나는 Steam의 판매량을 분석할 수 있는 steamspy이다. 물론 한국의 모든 게임이 Steam이 제공하는 게임도 아니고, 한국인이 구입한 Steam 게임이 한글화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루리웹의 성구쇼라는 ID를 가지신 분이 정리하신 자료는 현황을 약간 가름해 볼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2015년 스팀 출시작 한국 판매량 추정]


자료를 보면, 공식 한글화된 게임의 판매순위가 높음을 알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그 게임들이 구매자/소유자의 수가 전세계 대비 많이 높지 않음도 알 수 있다(당연히 무시할 수 있는 비율도 아니고 소중한 비율인 것은 안다. 다만 게임 개발자나 공급자 입장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면서 로컬라이징 하려고 할까 싶은 염려가 되는 수준일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Steam 직구매로 할 수 없는 한글화를 하는 곳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어서, 다이렉트게임즈 판매량도 검색해 봤다. 다이렉트게임즈의 판매량이 궁금한 또 한가지의 이유는 이곳이 좀 더 마이너한 취향의 게임도 한글화 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료를 미리 정리하신 ITCM의 코코넛먹자 ID를 가지신 분도 같은 염려를 하셨던 모양이다.


[다이렉트게임즈 한글화게임 국내 판매량(비공식)]


역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동시에 그렇게 안정적인 시장이라고 볼 수 만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향후 정식버전에서는 한글화된다고 하는데 아직 한글화 되지 않은 Beta 버전의 Tom Clancy's The Division을 플레이 해보면, 이제는 영문 환경에서의 게임 플레이가 어색하기도 했다. (게임 플레이 중 스크린샷)


결론


복제 문제 등이 개선되어 개발사/배급사가 현지화에 투자할 환경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국내에서 게임 자체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게임은 될 수 있으면 대부분이 한글화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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