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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11 계산기 버그와 최근 iOS 느낌 본문

IT, Computer

iOS 11 계산기 버그와 최근 iOS 느낌

wehong 2017. 10. 25. 19:29

0. 서두에...


본 내용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의 iOS 버전인 11.0.3 및 11.1 베타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따라서 이전 메이저 버전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향후 iOS 11의 버전이 올라갈수록 상황이 더 나아질 가능성은 있다.



1. 계산기 앱 버그 등장


최근 iOS 11에서 새로운 버그 하나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본 앱인 계산기에서 '1+2+3'을 빠르게 입력하면 '6'이라는 결과 대신에 '24'을 내놓는다는 내용이다.

(관련기사: MacRumors 기사

원인은 간단한데, 계산기의 키를 누를 때 표시되는 화면 효과 애니매이션이 다 완료되기 전에 누른 키는 인식이 안되기 때문이었다.

즉, '2'를 누를 때 light-up되는 애니메이션이 끝나기 전에 '+' 키를 누르면 인식이 되지 않다가 다음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눌러진 '3'만을 입력으로 받아 '1+23'인 '24'를 결과를 출력하는 것이다.



2. 오류의 의미


이 오류가 여러가지 면에서 현재 많은 사용자들이 불만을 재기하고 있는 iOS의 상황을 대변해 준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계산기 앱은 iOS의 기본 앱이고 계산기 앱은 숫자와 계산기호를 입력받아 처리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이 확인이 안된 상태로 공개되었다.

개발담당 또는 품질담당이 전혀 테스트를 안한 것인지, 테스트 케이스에 빠른 키 입력이 없었던 것인지, 테스트에서 발견되었으나 조치를 안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그냥 출시되고 심지어 마이너 버전이 두 개가 올라가는 동안 전혀 조치가 안되었다는 점은 iOS 개발 및 검증이 촘촘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계산기가 이런데, 음성녹음 앱, 주식 앱, 날씨 앱은 잘 개발되고 테스트 되었다는 보장이 있을까?


둘째, MacRumors 기사에 따르면 이 버그는 이전 버전의 iOS에서도 조금씩 있었는데 iOS 11에서 애니메이션 지연(lag)이 두드러져서 이슈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왜 최신 기기 및 최신 운영체제에서 이 지연이 더 두드러지냐는 의문이 남는다.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아이폰 사용자들은 iOS가 업그레이드 되면 자신의 아이폰이 더 느리게 동작한다고 생각한다.

웹 검색 해 보면, '아이폰O를 사용하고 있는데 iOS00 올리면 느린가요?' 같은 질문을 너무나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하겠다.

왜 최신 iOS는 시스템을 더 느리게 만드는가?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되기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싶다면, 엄청난 향상 기능이 없는 계산기는 왜 느려져야 하는가를 묻고 싶다.

OS가 지원하는 화면 효과가 복잡해지고 백그라운드 프로세싱이 많아져서 그렇다라고 이야기 한다면, 주 기능을 방해할 정도의 부하를 발생시키는 그 부수 요소는 빼야 되는게 아니냐고 반문하겠다.

또한 혹자가 최신 iOS가 아직 최적화가 덜 되었기 때문이라고 얘기하려고 한다면, 그 최적화를 공식 발표 전인 개발기간에 수행하면 안되는것인지 묻겠다.

OS는 구글의 인터넷 서비스들 처럼 시장에 먼저 내놓고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 아니다.


셋째, 이것은 부가효과(키 입력 애니매이션)가 기능(숫자 및 기호 입력)을 가로 막은 역전의 상황인데, 기능 디자인과 시각적 디자인 간에 조율이 잘 안되고 있는 듯 보인다.

과거 iOS가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충실한 기본 기능이 어울어져 사용자에게 호평을 받아왔는데, 언제인가부터 iOS에서 화려함이 기본 기능의 동작을 막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계산기 앱에서 빠르게 타이핑되는 키 터치를 인식하고 처리해야 하는 것은 기본 기능이기에 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실해야 된다.

계산기 앱의 의미는 전자계산기를 별도로 두지 않고도 아이폰으로 계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폰의 계산기 앱을 이용하고자 사용자는 천천히 '1+2+3'을 입력하는 정도로 계산을 하지 않을 것이다.

시각적인 효과도 매우 중요하다.

촘촘히 붙어있는 키 패드 이미지 중 사용자가 정확히 어느 부분을 터치했고 앱은 어느 키가 입력된 것으로 인식할지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기능이다.

애플도 그러기 위해 애니메이션 효과를 사용했을 것이다.

다만 계산기 앱에서 빠른 복수의 키 입력을 처리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을 효과를 연구하고 적용했어야 할 것이다.



3. 개인적인 분석


최근 계산기 앱 버그 뿐 아니라 다양한 iOS 11 오류들이 알려지고 있다.

궁금한 사용자는 클리앙 게시판의 글 하나를 참조해도 좋을 것 같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개인적인 추측은 다음과 같다.


(1) 짧아진 개발 기간

매년 iOS의 새 버전이 6월 WWDC에 공표되고 9월 즈음 신규 아이폰 발표와 함께 정식 릴리즈 되고 있다.

새 버전의 개발이 어느 시점부터 시작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발표 주기 하에서 iOS 개발을 A팀, B팀으로 나누지 않는 이상 개발 기간이 1년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A팀, B팀으로 나누어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추측하는 이유는, 새 버전이 출시되는 순간 이전 버전의 지원이 끊기기 때문이다. iPhone, iPad, AppleWatch로 나뉘어 질 지는 모르겠지만.)

앞서 얘기한 최적화가 개발 기간 안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도 이러한 짧은 기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2) 많은 기능 추가

iOS 버전이 올라가면서 많은 수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때로는 iPad용 iOS 11 처럼 애플의 전략에 따라 기능 추가 이상의 구조 변화를 맞이할 때도 많다.

아이폰의 OS도 10년이 넘어가면서 기본 기능들은 어느 정도 성숙했고 이제는 안정화에 힘쓰면 좋겠다 싶지만, 스마트폰 성능 평준화로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에게 더욱 어필하기 위해서인지 더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짧은 기간 안에 이 기능을 추가하고 가다듬게 될 때 즈음이 되면 이미 다음 버전을 개발 시기가 될 것이다.


또한 복잡해진 기능은 시스템의 복잡성을 더욱 더 높일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수준의 iOS도 데스크탑 OS 수준의 테스트와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애플이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는, Mac OS X Mavericks 당시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메일 앱 문제에 대해 애플이 장기간 원인을 못 찾았던 사건이다.

당시 macOS에서 발생한 문제지만 iOS와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3) 다양한 지원 기기들

애플 홈페이지에 따르면 iOS 11은 아이폰 11종, 아이패드 12종, 아이팟 2종을 지원한다.

많은 대상이긴 한데 펌웨어가 아닌 앱의 경우 사실 애플이 기기별로 최적화하여 제공하지는 않는 것 같으니 여러 기종을 지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논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매우 개인적 추측을 조심스럽게 하자면, 애플이 지금 iOS 11 문제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iPhone X에 대한 iOS 대응 작업이 바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객관적 자료가 없고 개인적 예상임을 다시 한번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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