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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닌텐도에게 또 당했다 - 닌텐도 선불 카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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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닌텐도에게 또 당했다 - 닌텐도 선불 카드

wehong 2018. 12. 2. 15:38

[ 19.5.14 업데이트 ]

이 글의 의견 글에 asdf, dd 님께서 '닌텐도 선불 번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과거에 없던 서비스가 새로 추가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1만원, 3만원, 5만원 단위로 구매 가능하여 딱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지만, '선불 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배송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고 배송이 완료될 때 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어 조금이나마 좋아진 것 같습니다.



[ 20.10.4 업데이트 ]

'닌텐도 선불 번호'를 직접 이용해 보게 되었습니다. 소감은 여기에 적었지만, 요약하면 선불 카드보다 훨씬 편하게 구매가 가능했습니다. 다만 닌텐도 3DS 중단 이야기가 나오면서 향후 3DS 쪽 서비스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닌텐도 3DS를 구매한 이유의 절반쯤은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Metroid: Samus Returns)'를 플레이하기 위함이었다. 한국에서 정말된 닌텐도 3DS는 국가코드 규정이 있어서 북미나 일본의 게임을 구동할 수 없고 한국에서 정식 발매된 메트로이드만 구동 가능하다. 한국닌텐도는 한국어 로컬라이징 없이 북미판과 일본판을 정식 발매했다. 퍼스트파티 타이틀이 로컬라이징 없이 판매된 것에도 한국 유저들은 화가 났지만 더욱 황당했던 것은 패키지로는 아예 발매가 안되고 '닌텐도e숍'에서 다운로드로 구매할 수만 있다는 것이었다.


"좋아, 뭐.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는 리메이크 게임이고 액션 게임이니까 언어의 장벽이 낮은 편이고, 그나마 한국의 정발 기기에서 정식으로 플레이할 수는 있으니까. 자, 그럼 구매를 어떻게 하지?"

그렇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최근 한국닌텐도에서 다운로드 번호를 통해 닌텐도e숍에서 게임을 판매한단다. 홈페이지에 가 보니 'Metroid: Samus Returns'가 일본어판과 영문판이 소개되는데, 3DS 다운로드 번호 판매하는 페이지에 가 보니 메트로이드는 없다. 그러면 '닌텐도 선불카드'로 구매하는 수 밖에 없다!


SIEK의 'PSN 지갑'이라는 개념도 비슷하지만, 한국닌텐도의 '닌텐도 선불카드'는 특정 단위(만원)의 금액에 대당되는 카드를 구입해서 게임을 구매하는 것이다.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의 가격은 33,000원. 천원 단위 카드가 없기 때문에 게임 금액보다 7천원을 더 지불해 4만원 금액을 구매해야 한다. 그것도 배 아픈 일인데 황당한 것은, 이 선불카드가 인터넷에서 구매권한으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종이 카드 실물로 판매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하면, 1장을 사도 종이 카드가 배송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재 직후 실물을 받기 전 까지는 사용할 수도 없고 심지어 배송비(2,500원)까지 내야 한다는 것이다!


33,000원 금액의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서 한국닌텐도 홈페이지나 오픈 마켓 등에서 '닌텐도 직불카드'를 구매하면 42,500원(1만원 x 4장 + 2,500원)이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게임 정가인 33,000원에 비해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9,500원(42,500원 - 33,000)원, 거의 만원이다!


남는 7,000원(40,000원 - 33,000원)으로 다른 것을 사면 되지 않냐고 말한다면, 7,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으며(버추얼박스 게임 정도) 무엇보다 계획된 소비가 아니라고 말하겠다. 뭐, 물론 이런 상황은 PlayStation 쪽도 마찬가지이기는 하다.


편의점에서 선불카드를 직접 구매하면 배송비 2,500원을 내지 않아도 되고 구매 직후 바로 등록해서 사용해도 된다고 말한다면,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인 2018년 말에 편의점에서 '닌텐도 선불카드'를 구매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해 주겠다. 오늘 구매를 위해 돌아다닌 편의점이 대략 10 곳 정도 되는데, 그 중 두 곳에서만 판매했고 심지어 그 중 한 곳은 이 제품이 오래된 탓인지 POS 등록도 안되어 있어 구매도 안되었다.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은 오래 전부터 영업을 하던 오래된 곳이었다. 편의점에서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새로운 편의점 보다 오래된 편의점에 문의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한국닌텐도가 '동물의 숲' 에디션이나 '하일리아의 방패' 에디션 등의 3DS/2DS 기기를 여전히 판매하고 있지만 현재 이 선불카드를 구하기 너무 어렵다. 물론 현재 한국닌텐도는 한국에서 닌텐도 스위치 e숍을 운용하기 위한 묘안으로 보이는 '다운로드 번호 구매'라는 방법을 밀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모든 게임을 다운로드 번호 구매로 구매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적어도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는 그렇게 구매할 수가 없다.


어쨌든 판매처를 겨우 찾아 선불카드 1만원 짜리 4장을 구매했다. 그런데 판매처의 판매원은 그것이 선불카드이기 때문에 신용카드 결재가 안된다고 했다. 결국 현금 4만원을 내고 샀다! 국제전자상가 같은 곳에서 게임 타이틀을 현금으로 구매하면 디스카운트라도 있는데, 이쪽은 구매자가 발품 팔아 선불카드를 사야하고 그것도 현금으로 구매해야 한다.



판매처에서 구매할 때도, 구매하려는 선불카드가 맞는지 한참을 살펴봤다. 인테넷에서 검색한 닌텐도 선불카드는 모두 마리오 그림에 빨간색이었는데 판매되고 있는 것은 피카츄 그림에 파란색과 흰색 바탕이었기 때문이었다. 뒷면에 설명을 봤는데 더 혼란스러웠다. 사용하기 위해 3DS 기기가 있어야 된다는 문구와 Wii, DSi, DS Lite, 닌텐도 DS에는 못 쓴다는 문구가 있지만, 닌텐도e숍에서 3DS 게임을 구매하는데 사용된다는 명확한 문구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이걸로 메트로이드를 구매하는데, 또 한번 놀라게 되었다. 이 금액을 계정에 등록시키는 것이 아니고 닌텐도 3DS 기기에 등록시키기 때문이었다! 즉, 내가 3DS 한 대를 더 사도 그 기기에 메트로이드를 다운 받아서 플레이 할 수 없고, 지금 구매한 이 기기가 고장나거나 분실되면 이 게임도 함께 사라진다는 말이다. 구매 후 남은 7,000원도 닌텐도 스위치는 커녕 다른 3DS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게임을 구매해서 설치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한국닌텐도에게 또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했다'는 의미는 한국닌텐도의 방관 또는 태만으로 인해 소비자로서 골탕을 먹은 것 같다는 의미이고, '또'라는 표현을 한 이유는 예전에 닌텐도 스위치를 사용하면서 유사한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정황상의 의심이지만, 한국닌텐도가 다른 나라 닌텐도e숍과 다르게 선불카드나 다운로드 번호 판매로만 게임을 판매하는 이유는 한국닌텐도가 복잡한 한국의 전자상거래 규정을 지키면서 게임을 판매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생각이 든다. SIEK는 한국의 '셧다운제', '성인인증', 전자상거래 제한 같은 난관을 겪으면서 나름의 해법을 (썩 만족스럽지 않을지라도) 찾았다면, 닌텐도는 아예 다가서지 않고 피하는 것 같다.

닌텐도가 닌텐도DS로 한국시장에서 크게 실망했었다고 치자. 한국지사가 거의 철수된 수준이어서 서비스 품질 관리가 어렵다고 치자. 그래도 현재 한국에서 사업을 접지 않고 여러 상품들을 판매하면서도 서비스 환경을 이렇게 운영하는 것은 무성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서비스 환경을 비롯해, 한국에서 정식 판매되면서도 기기 메뉴에 한글이 표시 안되는 닌텐도 스위치를 판매하는 등의 한국닌텐도의 태도는 한국에서 수익을 내려는 의지는 없으면서도 한국 철수는 못하는 어중간한 입장에 있는 것 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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