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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hipBook, 현재까지 사용해 본 소감과 생각 본문
얼마 전 관련 글을 올린 바와 같이, OneChipBook을 구매했고 수령한 제품에 내재된 문제점 때문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OneChipBook 구매 - OCMC(OCM 클론)와의 또 한번의 악연
MSX 팬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OneChipBook 기기를 구매했다. 원래 MSXBOOK으로 발매되었던 기기이지만 최근에는 OneChipBook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모양이다.MSX 기기는 물론이고 OCM 클
wehong.tistory.com
안타까운 마음 때문에 이 기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기기에 대한 간단한 메모는 남겨놓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현재까지 사용해 보고 느낀 점들과 몇 가지 생각들을 적어 보겠다.
1. 라이선스 문제
이 제품의 이전 명칭은 'MSXBOOK'이었다. MSX 호환 OCMC(One Chip MSX Clone) 기기이면서 노트북과 유사한 형태여서 매우 직관적인 이름이지만, 제품명에 포함된 'MSX'라는 문구가 현재 소유권 있는 상표명이기 때문에 'OneChipBook'으로 이름이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MSX Resource Center의 글을 보니 현재 'MSX'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니시 카즈히코'가 이 기기의 제작/판매처에 연락해 뭔가 협상을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제작/판매처에서 호응을 하지 않자 '니시 카즈히코'가 이 기기에 단호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제작/판매처가 OCMC에 사용되고 있는 Kdl의 소스를 Kdl과 사전 협의 없이 제품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Kdl이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이 기기는 현재 FPGA 프로그래밍이 안 된 상태로 판매되고 있다. 무료 사용 버전의 Quartus 프로그램과 최근 판매 시 구성품으로 동봉되어 있는 USB Blaster 호환장치를 이용해서 사용자가 직접 Kdl의 OCM-PLD 이미지를 기록해야 한다. MSX Resource Center의 관련 글을 보면, Kdl도 이 기기 사용을 위한 OCM-PLD 소스의 무분별한 사용에 불편한 기색을 드려내는 것 같다.
라이선스 문제를 신경쓰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던 제작/판매업자의 태도도 황당하지만, MSX와 관련해 이목을 끄는 사람들이 등장하면 접촉하여 딜을 시도하고 있는 니시씨도 그렇고 점점 폐쇄적인 형태로 OCM-PLD를 개발하고 있는 Kdl씨도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2. 비디오 출력
다른 OCMC 기기들과 유사한 수준의 네 가지의 화면 모드를 제공한다. DIP 스위치를 통해 Composite/S-Video, RGB, VGA(31kHz), VGA-scanline(31kHz) 중 하나의 출력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영상을 외부 디스플레이로 출력할 수도 있지만, 이 기기의 특징은 노트북 처럼 화면을 내장 디스플레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별도의 디스플레이 또는 영상 변환 장치가 없어도 바로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OCM/OCMC 기기 대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비디오 출력을 위한 통상적인 컴포지트(CVBS), S-Video, VGA 포트를 모두 제공하고 있어서 연결성이 좋다. IQ 3000 큐티 기기의 경우 VGA 출력용으로 기기 전용의 커넥터와 핀아웃(PC엔진과 유사하기는 하지만)을 제공하고 있고, SX-LITE 기기의 경우 VGA 외의 영상 신호는 VGA 포트 단자에서 직접 뽑아서 사용해야 한다.
내장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기 위해 RGB, VGA(31kHz), VGA(31kHz)/scanline 모드를 사용해 보았다. RGB 출력을 내장 모니터로 표시할 때에는 노이즈가 심해 보였고, VGA 모드는 깔끔하게 디스플레이 되었으며, VGA에서 스캔라인 효과를 켜면 세로 라인이 균등하지는 않아서 텍스트는 별로지만 그래픽 화면은 제법 그럴 듯 하게 보이기도 한다.
내장 디스플레이 모듈이나 그 구동부는 품질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내장 디스플레이 모듈은 과거 iPad 디스플레이 패널을 재사용한다고 들었는데 영상 이미지가 화사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OSD로 몇 가지 화면 설정을 할 수 있지만 요즘의 디스플레이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 기기에 대한 여러 사용자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전원을 켜면 노이즈가 들린다는 것인데, 내가 수령한 제품의 경우 백라이트 밝기를 100에서 수치를 조금만 내려도 바로 잡음이 크게 들린다.
디스플레이에 내장되어 있는 VGA 영상 스케일러의 품질도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MSX 해상도의 영상의 스캐일링이 미려하지 못해서 스캔라인 기능을 켜면 공백 화면에서는 불규칙적인 가로선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3. 키보드
일단 기계식 키보드에 가까운 타건감에는 높은 점수를 주겠다. 키캡을 벗기면 파란색의 스위치가 보이는데 그렇다고 청축은 아닌 것 같지만, 클릭음이 크지 않으면서도 키 입력에 대한 구분감이 명확하다. 이 기기에 펌웨어를 기록하기 위해 사용했던 노트북 Motile M141의 키보드보다 이 기기 키보드의 타건감이 좋은 것 같다.
내장 키보드에 대해 아쉬운 점은 네 가지를 꼽겠다.
첫째는 키보드 크기가 작아지면서 타건이 마냥 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미니어처 사이즈가 되면서 몇몇 키들이 작아아지고 배치가 독특하게 되어 있다. 왼쪽/오른쪽 SHIFT 키는 너무 작아서 치기 힘들고, INS 키는 왼쪽 SHIFT키를 누르다가 잘못 누르기 쉽다.
둘째는 일부 키들이 각인되어 있는 것과 다르게 입력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SHIFT + 2'를 입력하면 '@'가 아니라 '"'가 입력되고 ''(작은 따옴표)'키를 누르면 작은 따옴표가 아니라 ':(세미콜론)'이 입력된다. 사실 이것은 외부에 별도의 PS/2 키보드를 연결해도 동일한데 OCMC가 그렇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GRAPH, PSG, SCC 등 MSX 전용의 키 레터링을 별도로 한 키보드라면 이런 키들도 이것에 맞게 레터링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셋째는 몇 개의 키를 동시에 눌러 동시 입력을 받을 때 제한이 있거나 잘못 입력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보급형 키보드 처럼 몇 개의 키 라인으로 키 값을 입력받는 구조 때문인 것 같다. 그로 인해 키보드 중심부에 위치한 열(列)의 키를 동시에 입력할 때, 일부는 입력이 안 되기도 하고 일부는 고스트 키가 입력되기도 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방향키와 스페이스바를 혼용 입력할 때 충돌되는 문제를 경험하지는 못했다.
넷째는 몇몇 MSX 전용 키의 배치가 어색한데 변경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GRAPH, KANA, SELECT 등의 키가 F6, F7, F8 위치에 있는 것은 OCMC 펌웨어가 기본적으로 PS/2 키보드의 키를 그렇게 맵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상용 키보드 회로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자체 제작한 보드를 사용했으면서도 굳이 일반적인 PS/2 배치를 따를 이유는 없어 보인다. 키 변경을 위해서 키 스위치 배선을 바꾸든지 또는 키보드를 위한 마이크로 컨트롤러의 펌웨어를 바꾸면 될 것 같은데 개인 사용자에게 용이해 보이지는 않는다. 일부 키 변경을 위한 기능을 키보드 펌웨어에서 제공하고 있지만 맵핑의 범위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스페이스바 왼쪽의 FN2키를 GRAPH로 사용하고 스페이스바 오른쪽의 R-Ctrl 키를 KANA키로 사용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4. 슬롯
외부에서 보이는 이 기기에 슬롯은 한 개이다. 하지만 내부에 슬롯과 핀아웃이 동일한 단자가 있는데, 카트리지를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가 아니며 별도의 보드를 붙일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결국은 카트리지를 한 개만 꽂을 수 있는 형태가 되어서, 과거 IQ 2000 기기나 X-II 기기 처럼 카트리지가 장착 가능한 슬롯은 한 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후면의 그 슬롯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슬롯 커넥터에 인접해서 커패시터 부품이 위치하기 때문에, 커패시터 소자가 카트리지 내부를 긁거나 또는 카트리지 케이스가 커패시터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매우 널리 알려진 문제이기 때문에 슬롯 커넥터에 보호커버를 붙이는 등의 보완법이 사용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5. 장점이라 생각하는 점
입력장치(키보드)와 출력장치(디스플레이)가 통합되어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MSX 기기나 OCM/OCMC 기기를 요즘 환경에 사용하려면 컴포지트/S-Video/RGB 입력을 받는 디스플레이나 변환장치가 필요하고 요즘은 잘 사용되지 않는 PS/2 키보드도 필요하다. IQ 3000 큐티, SX-LITE 기기를 막상 사용하려고 하면 이것저것 연결하고 설정해야 할 것이 많아 귀찮아져서 사용이 꺼려진다.
그런데 이 기기를 사용하면 큰 노력이 없이 MSX 환경을 즐길 수 있다. 키보드를 별도로 연결할 필요도 없고, 디스플레이를 찾아 연결할 필요도 없으며, 충분히 충전되어 있다면 별도의 전원도 필요없다. 환경 구축 필요도 없이 그냥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 처럼 전원만 넣으면 바로 사용 가능하게 된다. 심지어 (얼마나 그렇게 이용할지 의심은 되지만) 대중교통 안이나 야외에서도 이 환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6. 불만 요소
(1) 제품 품질 관리
전문업체가 대량생산하는 제품이 아니기는 하지만 중소기업의 전자제품보다도 품질 관리는 엉망인 것 같다. 내가 받은 제품에도 누군가 수작업으로 수정하던 것 같은 흔적이 내부에 있는데, 고장 수리한 제품을 수작업으로 고쳐서 다시 판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를 보면 사용자마다 제품 기능 별로 양호/불량의 편차도 있는 것 같아서, 과연 기본 기능에 대한 정밀한 QC를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2) 키보드를 통한 리셋의 불안정
다른 OCM/OCMC 기기들과 달리 물리적인 리셋 버튼이 없다. 결국 'FN + R'키로 리셋을 했었는데, 이는 전체 소자들에게 전기적 신호를 주는 것이 아니라 FPGA 칩에 리셋 요청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FN + R'키로 리셋을 하고 기기를 사용하면 기기가 멈춘다든지 오동작을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hard reset 수준의 리셋 버튼이 있었으면 한다.
(3) 키 맵핑의 제한
내장 키보드가 커스텀 모듈이므로 MSX 키보드 배치처럼 키들이 편리하게 구성할 수 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키보드 펌웨어에서라도 변경하고 싶은데 제조사가 키보드 펌웨어를 소스 코드가 아닌 바이너리(hex 확장자)로만 제공하고 있다.
(4) 화면 스케일링
영상 이미지가 내장 디스플레이 화면에 꽉 차지 않더라도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처리 모듈이 VGA 영상의 스케일링을 좀 더 미려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특히 단색 화면에서 스캔라인 효과를 켜면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것 등이 조금 거슬린다. IQ 3000 큐티 기기나 SX-LITE 기기에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할 때에 비해 화면 표시 품질에 아쉬움이 있다.
(5) 발열이 염려됨
기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하려다 보니, 내부에 팬 하나 없고 통풍구도 없이 밀폐되어 있는 제품의 기구물이 신경쓰인다. FPGA 칩 뿐만이 아니라 디스플레와 배터리 등이 모두 한 곳에 모여있는 구조라서 발열이 제법 있을 것 같다.
(6) 하나만 사용할 수 있는 슬롯
외부로 노출된 카트리지 슬롯은 1개이다. 카트리지 게임을 주로 한다면 (PAC 세이브나 코나미 확장 비기 같은 것을 제외하면) 큰 불편함이 없을 것이고, 과거 대우 MSX 기기들이 단일 슬롯처럼 나왔기 때문에 과거 사용자들은 수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특수팩 카트리지들을 동시에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불만 요소가 될 것 같다.
(7) 소유한 제품의 오류
이전 글에 언급한 바와 같이 받은 제품에 기능 오류로 보이는 요소가 아쉽다. 간혹 동작하는 중간에 멈추는 등의 추적 불가능한 것들을 제외하고라도 SCC 사운드가 스피커로 들리지 않는 것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