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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미국 팝 뮤지션들의 collaboration이 한국 가요에서 어려운 이유

wehong 2014. 1. 26. 22:36

미국 Grammy Award 공연에서는 팝 뮤지션 간 협주 공연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물론 동시대에 라이벌 같은 쟁쟁한 뮤지션 둘(또는 두 팀)이 같이 공연하는 경우는

활발히 교류하는 힙합 뮤지션 말고는 잘 없기는 하지만

레전드 급의 연륜 있는 뮤지션과 새롭게 떠오르는 뮤지션의 신구 협주는 자주 있고 꽤 인상적이다.

각자를 1로 보았을 때 collaboration하면 1+1이 아닌 2.5~3 정도가 되는 느낌이다.

다가오는 Grammy Award 시상식에서 Stevie Wonder와 Daft Punk가 함께 공연하는 것으로 계획되어서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들의 합동 공연은 음반으로도 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Youtube 같은 곳을 보면 팬들이 임의로 믹싱해 놓은 음원들도 접할 수 있기는 하다)

-> 맙소사, Daft Punk와 Stevie Wonder의 공연 동영상이 오늘 공개되었다.


하지만 국내 가요계에서 이런 합동 공연을 보기 쉽지 않은데,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누군가 뮤지션 간에 교류가 그들처럼 활발하지 않다고 한다면 그건 잘못된 이유일 것이다.

왜냐하면 국내 가요는 미국 팝의 피처링 문화를 이미 흡수하여,

요즘 신보에서 다른 뮤지션이 전혀 피처링 해 주지 않은 음반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다만 그런 피처링에는 공동작업으로의 의미 보다 흥행을 위한 전략성이 비추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생각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현재 국내 가수의 주류가 소위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스타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아이돌은 그 특성상 다른 가수들보다 두들어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무대에서 가장 빛나게 보여지지 않으면 이상하게 된다.

만약 두 아이돌 그룹이 합동으로 공연한다면 1+1이 아닌 1보다도 작은 역효과를 내게 될 것이다.

51회 Grammy Award 시상식의 Al Green과 Justin Timberlake의 합동공연에서

Boyz II Men과 Keith Urban은 백 코러스와 기타 세션을 맡았다.

국내 아이돌 중에 그들의 대선배의 공연에서 백 코러스를 기꺼이 맡을 그룹이 있을까?


또 하나의 이유로, 최근 국내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일에는 능숙하지만 음악적 역량을 가진 가수가 드물기 때문인 것 같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가창력이 대단한 사람들이 즐비하고, 음악 기획사의 관리는 훌륭한 보컬을 길러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자신만의 음악관을 갖고 고유한 색깔을 내서 다른 뮤지션과 협연에서 새로운 역량을 보여 줄 수 있는 가수가 잘 없다.

기교로서 노래를 아름답게 부를 수 있을지언정 다른 뮤지션과의 만남에서 새로운 음악의 색깔을 만들 창조적 뮤지션이 없다.

싱어송라이터가 없고 춤과 노래에 대한 훈련과 연습만 존재하는 한국 가요계의 한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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