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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러블리즈 - Destiny (나의 지구)' 가사에 놀라다

wehong 2016. 5. 31. 10:53
러블리즈를 알게 된 시기가 거의 'A New Trilogy'를 공개하던 시기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Lovelyz8' 앨범이나 'Hi~' 앨범 곡들은 괜찮게 느꼈는데 이상하게 'A New Trilogy' 곡들은 좋다는 느낌을 못받았고 특히 타이틀곡 'Destiny (나의 지구)'는 이전 타이틀 곡들에 비하면 좀 호감이 덜 갔다.
곡의 완성도는 (비전문가의 일반적인 느낌으로) 준수하게 느껴졌으나 걸그룹 노래 치고는 조금 어두운 느낌이었고 옛날 윤상의 곡들 분위기가 나서인지 다소 올드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다시 들어 보니 사운드가 놀랍고 특히 가사는 정말 예술이다.

태양, 지구, 달의 관계를 통해 짝사랑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는데, 이런 시도가 처음 쓰였다면 정말 놀라운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정작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상황을, 달은 지구를 맴도는데 지구는 태양을 맴도는 상황으로 표현하다니.

더욱 놀라운 것은 가사 문구들이 지구과학적(? 천문학적?) 사실들도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대충 느껴지는 것은 다음과 같다.

  • '한발짝 다가서지 못하는' - 달과 지구는 "거의" 일정한 궤도로 공전해서 가까워 지지 않음
  • '내겐 하루가 꼭 한 달 같은데', '내겐 한달이 꼭 하루 같은데' - 달의 자전 주기는 공전 주기와 동일한 "약" 1개월
  • '잔잔한 그대 그 마음에 파도가 치길' - 달과의 중력에 의한 조수간만의 차이 발생이 파도의 요인 중 하나
  • '기울어진 그대의 마음엔 계절이 불러온 온도차가 심한데' - 기울어진 지구의 자전축을 따라 떠오르는 태양의 고도 차에 의해 발생하는 계절 변화
  • '작은 바람 한 점 분 적 없어요' - 달에 대기가 없음
  • '눈부신 그대의 하루에는 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나요' - 태양이 뜬 낮에 달이 잘 보이지 않음
  • '내 맘은 또 차고 기울죠' - 지구에서 달 모습의 변화
  • '고개를 돌릴 수가 없어 난 너만 보잖아' - 달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거의 동일해 지구에서는 달의 한 면만 보임
  • '한번 난 그녀를 막고서서' - 달에 의한 일식
  • '빛의 반질 네게 주고 싶은데' - 일식 중 금환일식

잘못 알고 있는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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