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a Blog

HDMI Scan Line Generator 구입기 본문

Gear

HDMI Scan Line Generator 구입기

wehong 2019. 2. 23. 22:52

Aliexpress에서 HDMI Scan Line Generator를 구매했다. 잠깜 사용해 보고 그 느낌을 적어 보고자 한다.



스캔라인은 과거 CRT 기반 디스플레이 장비의 표현 특징 중 하나이다. 요즘에 스캔라인 효과가 추가되는 이유는, 현재의 LCD 기반 디스플레이에 과거의 레트로 게임 콘솔 등을 연결할 때 이미지 표현이 좀 더 자연스러워 지며 과거 오리지널의 모습과 비슷하게 보여서 추억을 가진 사용자가 좀 더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최신 플랫폼에서도 레트로 게임들이 리메이크되어 재출시 되는 것이 유행인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그 게임들이 스캔라인 또는 CRT 에뮬레이션 옵션들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최근 유행하고 있는 레트로 콘솔 복각 기기들(패미컴/슈퍼패미컴 미니, 네오지오 미니,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은, 이런 기능을 넣었느냐 아니냐가 평가의 중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요즘 게임에 내장되어 있거나 콘솔 에뮬레이터에 이런 옵션들이 있음에도 이런 기기를 구매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정도의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일부 레트로 기기나 레트로 에뮬레이터에서 스캔라인이나 쉐이더의 옵션이 없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었다.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는 것은 네오지오 미니와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을 들 수 있겠다. 이런 경우에도 강재로 스캔라인 표시를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둘째, 레트로 기기나 에뮬레이터에서 옵션이 있더라도 썩 만족스럽지 않거나 기기 별로 옵션의 범위가 서로 상이가기 때문이었다. 뭔가 옵션을 건드려 보아도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많고, 기기나 에뮬레이터 마다 매번 옵션을 맞추기도 번거롭고 비슷하게 맞추기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셋째, 레트로 기기나 에뮬레이터 쪽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이미지 프로세싱하는 것이 기기나 에뮬레이터의 성능을 깎아 먹기 때문이었다. 레트로아크(Retroarch) 소프트웨어를 구형의 기기에 돌리고 복잡한 쉐이더를 적용해 보면 이미지 처리에 얼마나 많은 프로세서 성능이 소요되는지 감각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넉넉한 성능이 아니라면 그런 처리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마지막 넷째 이유는, 상상하던 것이 상품화되어 나왔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이렇게 레트로 기기 연결 요구가 많은데 최신 디스플레이에 자체에서 과거 CRT 느낌을 에뮬레이션 해 주면 안되나?'하는 생각을 해왔다. 물론 이 장비는 디스플레이 장비 쪽에 위치한다기 보다는 레트로 기기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놓이는 장비이기는 하지만, 레트로 기기 쪽의 기능 추가 없이 하드웨어적으로 에뮬레이션 해 준다는 점이 상상했던 바와 비슷했다.


기기 제품 자체는 단촐했다. 기기는 HDMI 입력을 받아서 신호를 처리한 뒤 HDMI로 출력하는 형태이다. 5V-1A 전원을 필요로 한다.

on/off 스위치를 포함한 네 개의 스위치가 긴 면 쪽에 있는데, even/odd는 스캔라인 표시를 짝수 행에 할 것인지 홀수 행에 할 것인지 정하는 것 같고, width는 스캔라인의 굵기는 얇게 또는 굵게 설정하며, VSYNC는 디스플레이와 수직동기화할 것이지 설정하는 스위치로 보인다. 짧은 면 쪽에는 스캔라인과 실제 이미지의 비율을 2:1와 4:3로 선택하는 토글 스위치가 있다. 가운데 RGB 각각의 정도 값을 조정하는 다이얼이 위치해 있다.



여기에 사진을 담지는 못했지만 이 기기를 부착하여 시험해 보았다. 슈퍼패미컴 미니를 사용했는데, 이 기기의 에뮬레이션 성능과 슈퍼패미컴 미니 자체의 CRT 에뮬레이션 성능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슈퍼패미컴 미니에서 이 기기의 성능은 개인적인 기대에 못 미쳤다.

가장 큰 아쉬움은, 이 기기가 화면에 스캔라인을 넣어주지만 픽셀 간 인터폴레이션을 하지 않아 스캔라인이 인위적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에 zfast 시리즈 쉐이더는, 기존 CRT용 쉐이더의 인위적 인터폴레이션이 덜해 더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줘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기기는 픽셀 간 보간을 전혀 하지 않아, 심하게 말하면 그냥 선을 그어 준 정도가 아닌가 싶은 수준으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스캔라인을 굵게 하거나 비율을 높이거나 해서 스캔라인을 도드라지게 하면 그 느낌이 더 강해지는데, 속된 말로 픽셀을 약간 '뭉게 줘야' 더 그럴싸 해 보일 것 같다. 슈퍼패미컴 미니의 CRT 에뮬레이션이 훨씬 더 실제 화면과 비슷하게 보이고 더 자연스럽다고 느꼈다.


붙어 있는 각종 조정기는 생각보다 별로 만져 볼 만 한 것이 없었다. 스캔라인 굵기를 좀 더 디테일 하게 조정해 보고 싶지만 두 종류만 선택할 수 있었고, 비율도 2:1과 4:3 이 외에 다른 비율을 선택해 보고 싶지만 방법이 없었다. 반면에 RGB 값과 even/odd 선택은 과연 조정이 필요한 요소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향후 시간 여유가 되면 레트로파이 기기나 기타 다른 기기에 물려서 성능을 살펴 볼까 생각 중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