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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고

wehong 2022. 1. 31. 01:05

원작 뮤지컬은 본 적이 없음을 먼저 밝힌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라는 것과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출연 배우도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인상적이었던 '안셀 엘고트' 외에는 잘 몰랐다. 그렇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조금은 기대를 하고 영화를 보기를 결심했는데,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높은 평가(또는 평점)이었다.

결론적으로 소감을 얘기하자면,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좋지 않았다. 어쩌면 이제까지 본 영화 중 가장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터미션 없이 긴 뮤지컬 한편을 연달아 보는 느낌도 들어, 중간에 영화관을 나오고 싶을 정도였다.

이런 느낌의 원인이 원작 뮤지컬에 대해 아무런 애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뮤지컬 영화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원작이 어떠하고 뮤지컬 영화의 특성이 어떠하든, 이 영화의 연출은 세련되지 않고 관객에 대한 배려도 매우 부족해 보인다.

예를 들어, 원작이 무대에 올려졌을 때는 여러 명이 합을 맞춰 동시에 군무를 하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을 것 같은데 그런 점을 살리지 못했다고 본다. 영화라는 점을 강조하 듯 카메라 워크는 정신없고, 넓고 리얼한 영화 공간을 보여주느라 영상의 포커스가 배우들에게 덜 맞춰지며, 배우들의 기량에 놀라야 할 관객은 영화 촬영의 기술과 기교에 압도되어 버린다.

몇몇 관람객의 평을 봐도 평론가들의 평가와 달리 냉담한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 뮤지컬의 퍼포먼스와 음악이 우리나라 관객의 취향에 잘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미국 내 이민자들과 지역인들 간의 갈등이나 뉴욕 빈민가 소년들의 방황 같은 것들이 미국 외 다른 나라 사람에게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겠고, 'Tonight'이나 'America' 외에 뮤지컬 곡이 덜 알려져 있어 관심을 가진 국내 관객도 많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아무리 스필버그 영화이고 평단이 호평한다고 해도 개인적으로는 타인에게 권하기 힘든 영화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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