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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용(臥虎藏龍 /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본 소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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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용(臥虎藏龍 /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본 소감

wehong 2022. 7. 3. 15:48

예전 개봉 당시에는 영화를 못 봤다가 이번에 보게 되었다. 2000년 영화라고 하니 벌써 20년이 넘은 영화이지만, 지금 봐도 스토리가 흥미롭고 영화 내 액션도 훌륭해 보인다.

이 영화를 다른 무협영화와 다르게 본 이유는, 그 이야기 안에 있는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과 상호 관계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 왔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감정과 그들 사이의 관계는 그것을 그대로 들고와 현대물에 적용해도 비슷한 수준의 공감을 얻게 될 듯 하다. 청나라 시대와 강호의 문파, 무림 고수의 보검 등이 나오지만, 현대 우리의 시간에도 비슷한 인간 관계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만큼 인물과 그 관계들은 상징적이다.

연모의 정을 숨기고 살던 유명 무사는 강호를 떠나 연모하던 여인과 함께 하고자 하지만 후계자의 소질을 가진 인물을 발견하고 그것을 잠시 미루고, 무사의 결심을 기다리던 여인은 그 무사 앞에 갑자기 나타난 젊은 여인에게 복잡한 마음을 가지게 되며, 비범한 소질을 가진 젊은 여인은 자유 분방한 삶과 정략적 결혼 사이에서 갈등한다. 영화는 이모백과 수련 사이의 말없는 감정도 잘 표현하고 있고, 자매 같은 관계를 맺지만 서로 경계하고 있는 수련과 교룡의 감정도 잘 묘사하며, 이모백이 교룡에게 다가서는 그 아슬아슬함도 잘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 표현된 세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만으로도 여러 시간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액션도 개인적으로는 좋게 봤다. 와이어에 많이 의지한 액션은 전통적인 무협영화의 팬들 사이에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으나, 마치 무용 처럼 보이기도 한 액션 동작들은 아름다웠다. 양자경과 장쯔이의 액션은 다시보기를 할 정도로 훌륭했고 주윤발도 무림 고수 같은 모양새를 잘 연기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던 부분은 교룡이 식당에서 다수의 적과 대결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는 부분이었는데, 한시(漢詩) 처럼 자신을 소개하는 목소리와 검술 액션이 겹쳐지는 모습이 우아하게 보였다. 물론 대나무 숲에서 이모백과 교룡의 대결이나 수련의 근거지에서 수련과 교룡의 대결 액션도 훌륭하다. 조금 거슬리는 부분은, 캐릭터의 얼굴이 안보이는 장면이나 위에서 아래로 찍은 장면(역시 얼굴이 잘 안보이는 구도)에서는 스턴트 대역의 액션임이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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