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패미컴/SNES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 (Street Fighter Zero 2)'에 대한 개인적 소감

혹시 새롭게 슈퍼패미컴 게임에 입문하려는 분이 계신다면 그런 분들을 위해, 슈퍼패미컴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 소감을 적어 본다.

 

16비트 게임 콘솔로 반갑게 깜짝 등장

1996년 CPS2 아케이드로 출시한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는 가정용 콘솔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과 세가 새턴으로 이식되었지만 역시 콘솔 성능 상의 문제 때문인지 완벽 이식은 아니고 일부 연출이나 배경 등의 간략화가 이루어 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 콘솔의 이전 세대인 슈퍼패미컴용으로도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가 출시되어 당시에 놀라움을 안겨줬다. 원래는 캡콤(Capcom)에서 슈퍼패미컴 전용의 별도의 게임 개발을 추진하였으나 특수칩 등의 기술적 도움으로 아케이드 버전의 포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알려져 있다.

슈퍼패미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겠지만, 원작의 많은 요소들이 그대로 채택되어 있고 게임 자체의 퀄리티도 나쁘지 않아서 당시 슈퍼패미컴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으며, 현재에도 여전히 슈퍼패미컴 플랫폼으로의 놀라운 이식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쉬움: 기술적 제약 + 개발의 오점

16비트 게임 콘솔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를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은 놀랍지만, 플레이 하다 보면 확실히 제약점들이 보이게 된다. 프레임이 삭제된 것인지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덜 부드럽고 모션과 음성 등의 삭제도 보인다. 아무래도 낮은 사양의 하드웨어에서 구동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제약에 의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개발 간 해결하지 못했던 오점이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배틀 시작 시 음성이 나오고 잠깐 동안 멈춤이 생기는 현상이 대표적인데, 특수칩(S-DD1)의 부하 때문인 것으로 여겨졌던 이 현상이 실제로는 사운드 데이터 로딩이 최적화 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동영상으로 설명하고 있는 유투버 'Modern Vintage Gamer'는 캡콤이 개발 당시 S-DD1 칩에 신경쓰느라고 사운드 문제에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더불어 미국판 '스트리트 파이터 알파 2'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용자가 만든 비공식 사운드 패치도 존재한다(패치하면 MiSTer나 FXPAK Pro 등에서 구동할 수 있다고 한다).

 

추천 또는 비추천

현재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를 제대로 플레이 할 방법은 다양하다. 굳이 PS1이나 새턴 버전을 찾지 않더라도, '스트리트 파이터 30주년 컬랙션'의 '스트리트 파이터 알파 2' 또는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 아케이드 버전을 PS4/XBOXOne/닌텐도스위치/PC에서 손쉽게 플레이 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 원작을 플레이 하고 싶은 사람에게 슈퍼패미컴 버전은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반면에 과거 슈퍼패미컴 버전에 추억이 있거나 슈퍼패미컴 콘솔에서 그냥 준수한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그런 경우, (이유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높게 형성되는 중고 거래 가격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