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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X 게임] '현자의 돌' 소감

wehong 2023. 10. 16. 19:39

MSX 기기를 직접 보유하지는 않았던 어릴적에 주위에서 MSX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마성전설'이나 '몽대륙' 같은 게임들은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거나 직접 플레이 해 볼 수 있었다. 반면 '현자의 돌 (賢者の石)'이라는 게임은 과거에는 전혀 몰랐다가 비교적 최근에 MSX 기기를 마련한 뒤 과거 게임들을 살펴 보던 중 알게 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카시오(Casio)가 만든 MSX 게임 시리즈 중 하나(25번)이다. MSX의 킬로 롬팩으로서 과거 국내에서 여러 합팩에 포함되었다고 하는데, 당시 합팩에서 '현자의 돌' 또는 '황제의 돌'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내 MSX/재믹스 사용자들이 기억하는 대표 카시오 게임 중 하나라고 한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게임에 대한 느낌은 묘했다. 확실히 메가 롬팩이나 MSX2 게임과는 다르게 단순하고 단조로운 게임이지만 '요술나무'나 '서커스' 등의 게임 처럼 한정된 액션의 단순반복이라는 느낌이 비교적 덜 했고,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조금씩 다른 층 별 구성을 보는 것은 아기자기한 어드벤처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픽 이미지 아트가 준수하게 보였고, 그래픽의 색상도 알록달록하게 화려해서 어설프게 만든 게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으며, 게임 내 반복되는 BGM은 단순하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적을 격파하고 아이템을 획득함으로써 각종 스텟을 올리거나, 특수한 능력을 진주로 구매하는 시스템은 게임의 단순함을 조금 덜하게 만드는 것 처럼 느껴졌다.

 

각 층에서 적을 무찌르고 각종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이 까다롭지만 매우 어려운 편은 아닌데, 정작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각 층의 적들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각 스테이지에 위치한 석상까지 길을 찾아 가는 것이다. 대체로 플레이어가 위치하는 해당 층에 내려가는 계단과 올라가는 계단이 잘 표시되지만,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보이지 않는 숨겨진 길을 찾아야 하거나 여러 개의 계단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야 하기도 한다. 그래서 게임 중 플레이어에게 보상이 되는 것은 빨리 길을 찾는 것인데, 반대로 숨겨진 길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길을 헤매게 되면 게임에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

 

이 게임에서의 문제 중 하나는, 게임 중 길을 찾는다는 것에 대해 플레이어가 부조리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무런 힌트 없이 특정한 벽을 칼로 찔러 다음으로의 진행로를 찾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진행 팁을 참고하거나 지도 정보를 습득하지 않고 플레이 하려면 엄청난 시도(의심되는 벽에 칼로 찌르기)를 해야할 지도 모른다. 처음 게임을 접하는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1 스테이지의 끝에 다달아 눈에 보이는 진행로를 발견하지 못하면서 당황하기 마련인데, 사실 이것은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숨은 벽을 찾으라'고 명확히 알려주는 상황이며, 이후에는 이 정도로 명확하게 힌트를 주지도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실기에서 게임 카트리지를 실행할 수도 있을 것이고 소프트웨어 에뮬레이터에서 롬 파일을 구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실기(또는 OCM/OCMC)에서 플레이 한다면 게임 카트리지를 직접 실행시키는 것 보다는, Sharksym님이 개발하신 'Game Runner (GRUN)'을 이용해 상태저장(save-state)을 하면서 플레이 하는 것을 추천하겠다. '구니스' 같은 게임처럼 중간 저장 없이 한번에 클리어 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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