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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게임] '어시온 (Earthion)' 구매 및 잠깐 플레이 소감

wehong 2025. 10. 5. 00:33

출시 때 눈여겨 보고 있다가 Steam에서의 할인 판매를 확인하고 구매했다. Steam의 정가가 PS 스토어나 닌텐도 e숍보다 더 비싼 이유는 모르겠지만, 할인판매가는 다른 플랫폼보다 저렴한 것 같아서 Steam에서 구매했다.

올해 출시된 이 게임은 여러가지 면에서 레트로 게이머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베어너클' 시리즈 등의 게임 음악으로 유명한 코시로 유조(古代祐三)와 그의 회사 Ancient('스토리 오브 도어' 등을 개발했던 그 회사)가 게임 개발을 했고, 게임 자체가 메가드라이브 콘솔 규격에 맞게 제작되었으며, 몇몇 유명 레트로 게임 유투버들의 음성 샘플링이 게임에 사용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게임이 실제로 메가드라이브에서 구동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유저들 사이에 돌기도 했고, 메가드라이브에서 구동된다면 당시 메가드라이브 게임들과는 급을 달리하는 화려한 연출과 다채로운 색감의 게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일단, PC 게임 자체만으로도 괜찮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슈팅 게임의 기본에 충실하고, 게임의 효과와 연출도 왠만한 레트로 게임들을 상회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이게 메가드라이브에서 돌아간다고?'라고 생각할 법 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게임의 웨폰 시스템이 게임을 흥미롭게 만들고, 일격에 잔기를 즉시 소모하지 않는 라이프 시스템은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 같다. 적들의 패턴도 마냥 단순하지는 않게 느꼈다.

여러 가지 설정 방법을 제공하고 있는 비주얼 옵션도 이 게임의 놀라운 점이다. 픽처, 스캔라인, 스케일링, 프레임의 영상 요소들에 대해 세밀한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게임의 영상을 CRT 처럼 표현하는 출력 품질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프레임 테두리에 게임 화면의 빛이 동적으로 반사 처리되는 것을 처음 보았을 때 신기함을 느끼기도 했다. 다만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화면 옵션에서는 RGB 영상을 보는 것 같은 선명함이 없어 텍스트 가독성이 나쁘다고 느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게임의 설정 방식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다. 게임의 설정이 두 단계로 나뉘어 지기 때문이다. 게임이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에뮬레이션 하는 구조로 되어서 그런 것 같다. 한쪽에서는 화면 출력이나 컨트롤러 연결 방식 등의 에뮬레이션 방식의 설정이 있고, 다른 쪽에서는 난이도나 사운드 테스트 같은 게임 자체의 설정이 있는 것이다. 심지어 두 설정의 동작 버튼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에뮬레이션 설정은 일반적인 A/B 버튼 조작 스타일이지만, 게임 자체의 설정은 메가드라이브 A/B/C 버튼 스타일이다), 사용자가 혼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난이도 설정은 게임 설정에서 선택해도 게임을 시작하면 또 묻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

제작사가 2026년에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유저들은 더 일찍 메가드라이브 기기에서 구동해 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 Steam 버전의 경우 게임이 설치된 드라이브 폴더에 가 보면 game.bin이라는 파일이 있는데, 이것은 암호화된 메가드라이브 게임 이미지로 알려져 있었으며, 결국 사람들이 이 파일을 복호화해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메가드라이브 버전을 타 플랫폼 버전과 함께 출시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다.

물론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현세대의 타 플랫폼 버전보다 늦게 발표하는 이유는 있을 것이다. 메가드라이브 카트리지로 생산되면 다른 플랫폼과 달리 게임의 업데이트가 불가능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 메가드라이브 카트리지 생산에 따른 여러가지 선행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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