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

한 때 베스트셀러 1위이기도 했던 이 책은, 하버드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이다. 가끔 논술 문제의 주제로 등장하는 역설적인 문제, 즉 단순히 일상적 가치 판단으로 쉽게 답하기 어려운 도덕적 딜레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벤담, 칸트, 루소, 아리스토텔리스 등의 주장에 근거하여 과연 어느 것이 올바른 것인지 탐구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부분에서, 공리주의, 자유주의 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항들을 거론하며, 한 두 가지 간단한 이론만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는 현대의 도덕적 문제나 추구해야 할 미덕이나 바른 삶에 대해 공통체 구성원 간에 협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래서 그를 4대 공동체 주의자 중 한명으로 본다고 한다)

인문서적이고 더구나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을 소재로 한 책이지만, 저자가 독자에게 제시하는 질문과 예시들이 관심을 가질만 한 것이고 또한 저자의 논리적 전개가 너무나 논리적인 것이어서, 일반인들도 재미있개 읽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오랜만에 논리정연한 글을 본 것 같았고, 단순히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니 '중도'니 하며 윤리시간에 외우기 바빴던 철학자들의 주장을 부족하나마 좀 더 심도 있게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각각의 사실과 인용에 관련 근거를 주석으로 붙여 놓은 점도 객관적인 글을 작성하는 전문가들이 참조해야 할 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