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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게임] '웨이스트랜드(Wasteland) 2' (디렉터스컷(Director's Cut) 포함) 중간 리뷰 본문
어떤 게임에 대해 개인적인 감상을 리뷰의 형식으로 표현하려면 게임의 엔딩을 다 보고난 뒤 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하지만, 이 게임의 경우 볼륨이 크기도 하거니와 현재까지 플레이한 시간이 많아서 엔딩까지 더 플레이 할 지 확신이 들지 않아 중간 리뷰를 하고자 한다. 중간 리뷰를 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최근 PS4용 게임이 발매되면서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기 때문인데, 최근 이 블로그에서도 검색 키워드로 이 게임의 이름이 엄청 많아졌다.
1. 게임 스타일
80년대 말 발표된 1편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게임 배경으로 주목을 받았기도 했지만, 비선형적 전개의 자유도 높은 RPG이면서도 종합적인 스토리텔링을 이루어 내고 있다는 점과 하나의 문제에 대해 플레이어가 다양한 방법을 해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플레이어의 결정이 플레이하는 세계에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된 독특한 구조가 크게 환영 받았다.
<1편 타이틀>
<2편 타이틀>
이러한 이유로, 제작자 브라이언 파고(Brian Fargo)가 2편 제작을 위해 kickstarter에서 펀딩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 많은 올드팬들은 1편 수준의 혁신적 게임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리고 브라이언 파고가 이끄는 제작사 InXile Entertainment가 Wasteland 2를 소개하는 자료에도,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이나 플레이어 선택에 따른 스토리 분기 등이 언급되어 많은 팬들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2편의 게임 스타일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1) 스토리 구조
우선 스토리가 플레이어에게 자유롭게 순찰하면서 정의를 수호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내용이 아니다. 1편의 경우, 핵전쟁 이후 생존자들 세계에서 질서를 지킨다는 레인저로서의 기본적인 역할만 소개되고 플레이어는 지역을 자유롭게 탐험하면서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플레이어의 지역 탐험은 레인저로서의 순찰과 유사 개념을 갖게되고 게임 내 퀘스트 수행은 레인저의 임무수행과 매칭되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시작부터 시타델의 레인저 본부로부터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라는 명확한 지시를 받게 된다. 그리고 이를 완수하면 다시 다른 임무를 무전으로 부여한다. 지시된 임무 수행 중간에 다른 것을 할 수는 있지만, 스토리 상 큰 축이 되므로 플레이어는 이를 피해서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의 플레이 영상을 youtube 등에서 보면 방문하는 지역의 순서와 방식이 거의 동일하다.
<임무가 명확하다>
kickstarter에서 한 때 게임 내 대화에서 키워드 선택 방식 대신 텍스트 입력 방식으로 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텍스트 입력을 원하는 유저들은 요즘 RPG 방식의 편한 플레이 방식보다 순수한 탐험과 정보 탐색으로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의도였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면 이런 팬들은 이렇게 지시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선형적인 스토리에 거부감이 들 것 같다.
(2) 선택에 의한 분기
InXile의 Wasteland 2 Director's Cut 트레일러를 보면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스토리의 분기가 트리형식으로 뻗어나가는 것 처럼 표현되어 있었다.
<스토리가 tree 형식으로 분기된다고 소개했다 (2편 Director's Cut Trailer)>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의 장점으로 위의 그림과 같이 이전의 플레이어의 선택이 이후 게임에 계속 영향을 주는 방식을 꼽지만, Arizona를 떠나 LA 지역으로 이동한 현재까지의 플레이의 개인적인 느낌은 그렇지 않았다. 스토리 분기 방식은 오히려 아래 그림과 같은 구조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즉, 분기했다가 언젠가 다시 합쳐지며, 합쳐진 이후에는 이전의 선택이 현재 플레이 상황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 예를들면, 초반 하이풀과 AG센터 중 어떤 쪽을 구할지의 선택은 영입할 수 있는 NPC가 달라진다는 것 외에 이후 플레이 및 스토리에 거의 영향이 없었고, 철도 유목민 캠프에서 토피칸과 에치슨 부족 간에 관계를 어떻게 만들든 해당 에피소드가 끝나고 나면 경험치 이외에는 스토리에 거의 영향이 없어 보인다.
물론 Pillars of Eternity 처럼 엔딩 뒤에 게임 스토리 정리를 정리해 보여준다면(그렇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엔딩에서 다른 이야기가 서술될 수 있겠으나, 퀘스트 임무 단위로 보면 이미 끝난 미션으로 인해 다음 미션에 선택 제한이 생기는 경우를 아직 본 적이 없다.
2. 스토리
1편의 인물과 지역 등 기본설정을 잘 연계하고 있다. 2편 제작을 위한 서포터가 1편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일테니 제작사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할 요소를 집어 넣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겠다. 올드팬들이라면 1편에 기본으로 선택되는 4명의 인물도 볼 수 있고, agriculture center, rail nomad camp 같은 장소도 다시 볼 수 있다.
<1편의 AG center와 Highpool>
이 게임의 장점을 꼭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이 게임에 표현된 집단들과 인물들의 표현이라고 하겠다. 다양한 집단이 출몰하고 저마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혼란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고, 이들 집단 및 인물들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표현이 소설처럼 정교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플레이어가 레인저로서 적극적인 개입을 하거나 혹은 특정 상황에서 선택을 갈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배경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이 게임의 배경과 스토리는 소설로 나와도 흥미로울 정도라고 생각된다. 다만 이런 다양한 특성의 집단 간에서 플레이어가 오묘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든지 하는 개입의 느낌이 덜 한 점이 아쉽다.
<여러가지 성격의 집단들과 사람들이 난립한다>
3. 전투 시스템
이 게임을 즐긴 많은 게이머들이 이 게임의 전투 시스템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했고 제작사는 Director's Cut에서 전투 시스템에 일부 개선을 시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밸런스였는데, 돌격소총이 사거리와 파괴력에서 너무 강하기 때문에 각 캐릭터에 맞게 다양한 무기를 장비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며, 이 점은 Director's Cut에서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게이머들이 지적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전투에 전략적 요소가 없고 재미가 없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비슷한 턴제 형식의 X-COM이나 Jagged Alliance와 같은 전투를 매번 한다면 게임에서 전투의 비중이 높아서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다. 이 게임이 다른 RPG 처럼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쌓아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임이 아니고, 스토리 내와 플레이어의 선택을 중요시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플레이 시 황무지에서 잦은 인카운터 전투가 짜증이 날 정도였다(이는 Director's Cut 개선사항 중 하나라고 한다).
<1편 전투 시스템>
<2편 전투 시스템>
4. 탐험
황무지에 들어서면 물 부족이나 방사능 노출, 그리고 적과의 랜덤 인카운터 때문에 짜증스러운 점이 있는데, 1편에서 황무지로 나갈 때 오히려 적과의 조우가 적었던 기억이 있어 의아했다.
각 지역에 진입하면 분대원들을 이동하여 탐사할 수 있는데, 왜인지 화면 상단부를 북쪽으로 고정하고 싶어도 자꾸 변경되어 짜증났다. 지역 내부에 적들이나 NPC들이 있으며 각종 아이템도 위치한다. 또 한가지 짜증스러운 것은 잠금장치 열기, 폭발물 제거, 문따기, 부수기, 토스터 수리 등 확율기반 액션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확률에 따라 성공, 실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저장-불러오기를 다수하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안에 있는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도 그렇고 저장-불러오기 '노가다'를 하기에는 플레이 타임 소모와 귀찮음이 거슬리는 그런 상황이 많이 벌어진다.
이런 현상은, 플레이 타임 소모와 더불어 플레이의 개연성을 저하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폭발물 장치가 되어 있고 잠금장치가 되어 있는 금고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그 안에 뭔가 대단한 것이 있으리라는 예측을 하게 하지만, 아이템 마저 확률적으로 배치되는 게임 시스템으로 인해 대다수의 경우 별로 대단하지 아이템들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하는데 방해 요소가 된다.
<확률 기반 기술>
1편의 팬들이 가장 아쉬워 할 요소는, 팀을 분리(disband)할 수 있었던 1편의 기능이 2편에 없다는 점일 것이다. 현재 구현 기술 난이도 면이나 2편의 스토리상 필요성 면에서 2편에서도 팀 분리 기능을 뺀 이유가 아쉽게 느껴진다. 게임 시스템의 복잡도가 높아질 수는 있겠으나 이 기능이 있었으면 플레이어가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