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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즈핏 빕(Amazfit Bip) 일주일 사용 소감 - 페블 타임 스틸(Pebble Time Steel)에서 넘어갈 만 한지에 대하여 본문
어메이즈핏 빕(Amazfit Bip) 일주일 사용 소감 - 페블 타임 스틸(Pebble Time Steel)에서 넘어갈 만 한지에 대하여
wehong 2018. 11. 24. 13:57어메이즈핏빕을 사용한지 일 주일이 되었으니 이 기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느꼈는지 말할 수 있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전에 페블 타임 스틸(Pebble Time Steel)을 쓰던 것에 비해 어떤지의 관점에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 가벼움
어메이즈핏 빕을 처음 사용했을 때는, '가볍지만 바디가 좀 약해 보이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기 몸체가 그렇게 약한 편도 아니고, 만약 약하다고 해도 가볍다는 것이 그것을 커버하고도 남을 만큼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가벼우니까 착용시 덜 불편하고, 그래서 더 오래 착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페블 타임 스틸의 몸체가 더 단단하지만 약간 무거웠고 몸체의 딱딱함 때문에 손이 불편하기도 했다. 그래서 밖에 나갔다 오면 바로 벗어버리곤 했다. 그런데 어메이즈핏 빕은 집에서 착용하고 있어도 그렇게 무리가 없고 불편함도 덜했다.
스마트워치의 건강 관련 기능은 사용자가 기기를 계속 착용하고 있어야 의미가 있는데(걸음 수, 심박 측정, 수면 측정 등), 불편해서 벗어 버리고 싶다면 그런 기능에 대한 사용의 빈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어메이즈핏 빕에게 좋은 점수를 주겠다.
- 배터리
페블 타임 스틸도 (애플워치나 기어 시리즈 등에 비하면) 배터리 시간이 꽤 긴 편에 속했는데 어메이즈핏 빕은 그 보다 더 긴 것 같다. 배터리 잔량이 사용시간에 선형적(linear)으로 표시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정확한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단 표시되는 수치만 보면 일주일 사용 후 90%의 배터리가 남았다고 표시되었다. 페블 타임 스틸이 보통 일 주일 사용 후 배터리가 다 소진되었기 때문에, 어메이즈빗 빕이 페블 타임 스틸보다 배터리 지속 시간이 더 길다고 생각된다.
- 워치페이스
페블 타임 스틸 처럼 어메이즈핏 빕에도 사용자들이 만들어서 공유하는 워치페이스들이 있다. 페블 처럼 잘 정리되어 있지는 않은 것은 아쉽지만 페블 쪽은 서비스가 중단되어 현재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기에, 워치페이스가 공개된 장소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반갑게 느껴진다.
워치페이스를 제작하는 측면에서 어메이즈핏 빕과 페블 쪽이 서로 장단점이 있다.
페블의 워치 페이스는 페블의 API를 이용하는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만들어 진다. 프로그래밍이라는 방식으로 인해 화면 애니메이션, 동적인 UI 등의 구현이 비교적 자유롭다. 게다가 스마트폰에 보여지는 설정 화면을 통해 워치페이스의 세부 설정을 바꿀 수도 있다. 프로그래밍 방식이라는 이면에는, 어떤 제작자가 만든 워치페이스가 바이너리 코드로만 배포되면 다른 사람이 고치고 싶어도 활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어메이즈핏 빕의 워치페이스는 (현재까지 살펴본 결과) JSON 파일에 여러 설정을 지정해 주면 기기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정보를 뿌려주는 형식으로 보인다. 동적인 표현이나 새로운 개념의 표현 등에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설정 정보(텍스트)나 이미지만으로 워치페이스 파일이 구성되면 되니, 페블과는 달리 다른 사람이 만든 워치페이스를 풀기(decode)만 하면 그 정보가 그냥 노출되어 때문에 입맛에 맞게 고치기 쉽다.
- 유저 인터페이스
페블 타임 스틸이나 어메이즈핏 빕 모두 개발자분들이 만들어 배포하시는 패치 또는 수정 펌웨어만 있으면 메뉴를 포함해 많은 부분이 한글화된다. 펌웨어를 새로 업데이트하면 메뉴의 한글 표시가 초기화되어 버리는데, 이제는 공식적 펌웨어 업데이트가 없는 페블과 달리 어메이즈핏 빕은 종종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영문 메뉴를 그냥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영문(글로벌 버전 구매) 펌웨어에 한글 폰트만 설치하여 알림 수신에서만 한글 표시되는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페블의 경우 네 개의 물리적 버튼이 있고 화면 터치는 지원하지 않는다. 화면 터치가 안 되어도 물리 버튼으로 편하게 네비게이션 되며 버튼 감도 좋다.
어메이즈핏 빕의 경우 한 개의 버튼만이 존재하며 화면 터치를 지원한다. 화면 터치가 더 직관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으나, 일상적인 생황 중 의도치 않게 화면을 터치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불편하기도 하다. 또한, 한 화면 전체에 정보를 보여주는 인터페이스 화면이 많은데, 그럴 경우 그 다음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제스처(왼쪽 스와이핑? 오른쪽 스와이핑? 아래로 스와이핑?)가 표시가 안되어 처음에는 이것 저것 해봐야 한다.
유저 인터페이스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비록 화면 터치가 안될지라도 오동작이 적은 버튼으로 조작이 가능하고 메뉴의 구조도 체계적인 페블 쪽이 더 잘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 기능
페블은 시간, 알림표시 등의 기본 기능 외에, 나침반, 음악 컨트롤, 알람 기능 등이 있다. 어메이즈핏 빕은 시간, 알림표시 등 기능 외에 나침반, 알람, GPS(A-GPS), 맥박측정 기능 등이 있다.
페블은 '앱(app)' 개념이 있어서 별도의 앱으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나 어메이징핏 빕은 앱에서 제조사가 제공하는 것 이외 다른 것을 할 방법이 없다. 페블에서 종종 쓰던 달력 앱, 스탑워치 앱, 미세먼지 정보 앱 등이 어메이징핏 빕 환경에서는 그리웠다. 그래서 이 기능에서도 페블 쪽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 총평
디자인 디테일이나 이런 저런 기능 구현 면에서는 페블이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저렴한 기기에서 워치페이스나 앱들을 제작하고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 새삼 대단했던 것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페블이 사라진 것이 여러 모로 아쉽다.
그러나 어메이징핏 빕은 페블의 육중함과 스테미너를 개선했고, 그것만으로도 스마트워치로서의 기본기는 페블을 앞선다고 본다. 페블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일 만큼 페블의 장점들을 잘 흡수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다른 샤오미 워치와 맞추어 진 것 같은 사용자 접근 인터페이스와 페블에 비해 제한적인 확장성이다.
개인적으로 어메이즈핏 빕의 물리적 성능에 페블의 소프트웨어가 장착된다면 애플워치가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스마트워치에서 전화를 걸고, 사진을 찍고, 시리를 호출하는 등은 아직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업데이트]
- 한 달 사용해 본 후 소감
한번 충전으로 한 달을 사용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카카오톡 등의 매신저 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불편했던 사항은 크게 두 가지.
(1) 하나 뿐인 밴드 고정 걸이
이것을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는데, 이후 '밴드 고정 걸이'라고 표현할 부분은 다음 사진에서 표시된 부분이다.
대부분의 시계 줄에 이 밴드 고정 걸이가 2개이다. 이 기기에서는 이것이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불편했다. 시계를 착용한 상태에서 소매를 걷거나 좁은 틈에 손을 넣으면 시계줄의 남은 부분이 잘 걸린다.
(2) 간혹 끊어짐
이게 매우 짜증났는데, 가끔 알림을 못 받기도 하고 심지어 휴대전화 바로 옆에 있는데도 끊어졌다(disconnected)고 표시되기도 한다. 원인을 알 수 없기에 더 답답하다. 이 기기만 믿고 휴대전화를 외투 주머니에 넣고 있었는데 시계에는 표시되지 않은 알림이나 부재 중 전화 표시가 휴대전화에 있으면 황당할 뿐 아니라 이 기기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