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올인원 미디어 (Microsoft All-in-One Media) 키보드 사용 소감

적합한 소형 무선 키보드/마우스를 찾기 위한 도전은 DDZONE DMK-1000M이라는 복병을 만나 멈추었는데, 이 키보드를 보고 다시 한번 시도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적어도 이번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제품이 아닌가.

이 키보드는 소형 키보드의 레이아웃에 터치 트랙패드를 장착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름에 '미디어(media)'가 들어 간 것도 그렇고 홍보 문구도 그렇고, 거실에 스마트 TV 등을 조작하기 위해 소파에 앉아서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사용할 컨셉의 제품이다. 길쭉한 형태이지만 키보드와 포인팅 디바이스가 합쳐져 있음을 고려하면 여전히 작다고 볼 수 있다.

마음에 든 점은 무선이라는 점이다. 이런 종류의 디바이스들 중에는 블루투스로 통신하는 제품이 많은데,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답게 무선 통신을 이용하고 있다. 무선 통신을 위한 동글(dongle)이 제품에 포함되어 있으며, 밑바닥의 건전지 수납부 옆에 동글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건전지 덮개가 자석이 아니고 심지어 뻑뻑하기 때문에, 동글을 꺼냈다 집어넣는 일을 자주 할 것 같지는 않다.

1. 몸체

웻지 형태 보다는 평평한 판자에 가까울 정도로 키보드 상단 뒷부분의 높이는 높지 않다. 뒷부분을 높이기 위한 받침대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2. 키보드 부분

키 입력 감은, 정전용량무접점을 흉내 내려고 애쓴 멤브레인이라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키 입력 감이 괜찮네'고 생각했지만 장시간 타이핑 해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키압이 약하면서 반발도 약하고, 팬터그래프를 흉내낸 모양 때문에 키 피치도 낮기 때문이다.

키 레이아웃은 조금 특이하다. 미니 사이즈 키보드의 키 배열과 비슷하면서도, 왼쪽 볼륨 업/다운/뮤트와 마우스 오른쪽 클릭 버튼 때문에 왼쪽 Tab, Caps Lock, Shift 키들이 잘려 나간 모양이다.

한국에 정식 발매된 키보드는 '한/영'키와 '한자'키의 추가로 인해 스페이스바의 크기가 더 작아진 점도 눈에 띈다. 그래서 미국 제품을 구매할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예상보다 스페이스바 타이핑이 문제되지는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보드 답게 윈도우 기능 호출을 위한 단축키가 매우 많다. 심지어 마우스 클릭 버튼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풀 사이즈 키보드에서 이런 배려가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이런 종류의 미니 키보드에서는 타이핑에 불편함을 초래하고 할 수 있어 보인다.

2. 터치 트랙패드 부분

당연히 애플 트랙패드 정도의 성능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감도나 해상도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Linux (Ubuntu 18.04) 환경과 macOS (10.14) 환경에서의 감도도 좋지 않은데,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면 뭔가 잡아당기고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

물리적 클릭을 지원하고 두 손가락 터치와 두 손가락 스크롤링 같이 맥의 트랙패드에서 지원되는 기능도 사용할 수 있어서 그 점은 놀랐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브랜드 이름을 달고 나올 수준의 퀄리티는 아닌 것 같다.

3. 총평

장점으로는, 작고 가벼우며 무선 연결 가능하고 키보드와 포인팅 디바이스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단점이 치명적이다.

단점으로는, 전혀 인체공학적이지 않아 장시간 사용이 불편하고, 터치 트랙패드의 품질이 낮아 엉뚱한 클릭이나 부정확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가장 치명적인 문제로 사용이 불편함을 꼽겠는데, 키보드 타이핑도 불편하고 터치 트랙패드 조작도 매우 불편하다. 개인적으로는 불편함을 넘어 팔에 통증을 느낄 정도였다. 이것으로 데스크탑 PC의 전용 키보드를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아마도 TV 등의 미디어 제어를 간단하게 하는 용도로 작고 심플하게 제작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