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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플레이 했던 세가 '시노비(Shinobi)' 게임에 대하여

wehong 2019. 6. 22. 23:46

나무위키에 따르면 '시노비'는 '닌자'를 가리키는 단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레트로게임 팬들에게 '시노비'라는 단어는 세가(Sega)의 닌자 게임 브랜드명에 가깝게 이해될 것 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플레이 했던 세가 '시노비' 게임 시리즈에 대해 간단한 소감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1. 아케이드 - '시노비 (Shinobi)'

시리즈 중 첫 타이틀로서, 한국의 '오락실 키드'들에게도 너무나도 매우 유명한 게임입니다. 그 당시 여느 아케이드 게임이 그러하듯, 플레이어가 관심을 가지고 플레이 하다가 코인을 더 넣어 계속 플레이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스테이지 초기에는 쉬운 난이도를 보이다가 진행될수록 매우 어려워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가정용 콘솔이 아케이드 콘솔의 성능에 모자라서 높은 수준으로 이식된 것은 아니지만 세가 마스터 시스템이나 PC엔진으로 이식되어 가정에서 플레이 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층(floor)을 이동하면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사이드 스크롤링 게임이며, 원거리는 수리검을 사용하고 근접에서는 칼이나 킥을 사용하는 공격방법, 긴급한 순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인술 등 이후 시리즈의 기본틀이 갖춘 게임입니다.


< 닌텐도 스위치 'SEGA AGES Shinobi'의 타이틀 및 게임 화면 >


난이도도 낮지 않고 한번의 데미지로 라이프 하나가 깎이는 플레이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 코인(one coin)으로 엔딩을 보기 어려웠던 게임입니다.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에서 리와인드(rewind) 기능을 통해 겨우 엔딩을 볼 수 있었습니다.



2. 메가 드라이브 - '슈퍼 시노비(Super Shinobi)' / 제네시스 - 'The Revenge of the Shinobi'

아케이드 게임 '시노비'의 후속은 세가의 가정용 콘솔인 메가 드라이브 (일본) / 제네시스 (북미)로 출시되었습니다. 이 게임에 대한 일본과 북미의 타이틀명이 달라지면서 이후 속편까지 제목의 넘버링이 복잡해졌는데, 일본 버전은 'Super'라는 접두어를 붙여 새로운 시리즈처럼 이름 붙였고 북미 버전은 부제처럼 느껴지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시노비'의 2편 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1편에서의 주인공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후속작이지만 게임의 형태는 조금 변했습니다. 이전 작이 기본적으로 2개의 층을 이동하면서 단방향을 이동하는 횡스크롤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사이드 스크롤 게임이면서도 층을 밟으며 이동하는 플랫포머(Platformer) 스타일이 강해졌습니다. 인술도 이전 작에 비해 종류가 늘어났고 체력 게이지가 생겨 스테이지 진행 중 데미지를 입어도 바로 중단되지 않습니다. 2단 점프와 2단 점프 중 수리검을 뿌리는 액션도 생겨 후속작까지 계승합니다.


< Sega Genesis Classics의 'The Revenge of Shinobi' >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을 그렇게 재미있게 플레이하지는 않았는데, 난이도가 높다는 점과 조금 애매모호한 게임 스타일에 기인한 것 같습니다.



3. 메가 드라이브 / 제네시스 - 섀도우 댄서 (Shadow Dancer) : The Secret of Shinobi

1편 아케이드 게임과 스타일이 유사해 어떻게 보면 진정한 속편이라고 할 만한 게임이 아케이드와 메가드라이브/제네시스로 발매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아케이드 버전과 메가드라이브/제네시스 버전이 다르게 개발되었다는 점인데, 아케이드와 가정용 콘솔의 성능차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이며 이러한 세가의 결정은 'ESWAT: City Under Siege'에서도 동일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본 제목에는 '시노비'라는 단어가 없고 부제에만 '시노비'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 사실 다른 시리즈 타이틀 보다 이 게임이 1편의 스타일과 가장 가깝습니다. 층을 오가는 횡스크롤이라는 점, 체력 게이지가 없어 한 번 데미지를 받으면 해당 스테이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 수리검으로 빠른 시간에 적을 처리하는 보너스 스테이지가 있다는 점, 기본 스테이지 2개 + 보스전 + 보너스 스테이지로 이루어 지는 단계별 구성 등이 그러합니다.

일본판의 경우 주인공이 원작 주인공 '조 무사시'의 아들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스테이지 내에서 개를 활용하여 적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 보유하고 있는 메가 드라이브용 게임 패키지 >


< Sega Genesis Classics의 'Shadow Dancer' >


개인적으로 아케이드 버전보다 메가 드라이브 / 제네시스 버전을 재미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이 게임도 난이도 면에서 쉬운 게임은 아닌데, 한 번의 데미지로 스테이지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구성이라 '슈퍼 시노비' 시리즈에 비해 스테이지 내의 복잡도는 낮게 디자인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제 플레이 수준에는, PC/PS4/닌텐도스위치의 'Sega Genesis Classics'나 PSP의 'Sega Genesis Collection'(유럽판 'Sega Mega Drive Collection'의 경우 이 게임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에서 실시간 세이브/로드 기능을 활용해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PC Steam 판 Sega Genesis Classics는 rewind 기능이 있는데 이 게임에서는 이 기능도 유용합니다).



4. 게임기어 - 'GG 시노비'(GG Shinobi)

휴대용 콘솔인 게임기어용으로 출시된 '시노비' 게임으로, 기존 '시노비' 게임을 포팅하는 대신 게임기어 특성에 맞게 새롭게 제작되었습니다. 기존 시리즈 보다 플랫포머 성격을이 강화되었고 출연하는 5명의 닌자에게 각기 고유한 특성을 부여하여 이들을 잘 활용하여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액션 게임이 되었습니다. 코시로 유조의 음악은 게임기어에서도 놀랍게 들리는데, 보스전 음악 등은 '슈퍼 시노비'에서 차용되었습니다. 이후 후속작 'GG 시노비 II'도 게임기어용으로 출시되었습니다.


< 보유하고 있는 게임기어용 게임 패키지 >


< 플레이 화면 (이미지 출처: www.smspower.org) >


이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엔딩을 본 이야기는 이전 포스트에도 올린 바 있습니다. 그 만큼 만족했던 게임으로, 휴대용 콘솔에 맞게 잘 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서로 다른 특성의 닌자를 조합하는 플레이는 퍼즐 같기도 해서 문제를 해결했을 때 쾌감도 있었습니다. 물론 세가 특유의 액션성은 기본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게임기어 보유자에게 강력추천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5. 메가 드라이브 - 슈퍼시노비 II (Super Shinobi II) / 제네시스 - 시노비 III (Shinobi III) : Return of the Ninja Master

메가 드라이브와 제네시스로 출시된 '시노비' 게임의 후속작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일본과 북미의 작명 차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슈퍼 시노비' 2편이 되었고 북미에서는 '시노비 3'가 되었습니다.

벽차기, 대시 등의 여러 액션이 '슈퍼 시노비'에 비해 추가되었고, 말타기나 서핑보드 타기와 같은 독특한 스테이지 구성이 추가되었습니다


< Sega Genesis Classics에 포함된 'Return of the Ninja Master' >


메가 드라이브 / 제네시스 플랫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임이며, 그래서 그런지 현재 카트리지를 중고로 구입하려고 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듭니다. 다행히 Sega Genesis Classics나 Sega Gensis Collection 같은 타이틀이나 Wii U, 닌텐도 3DS의 버추얼 콘솔에서 플레이 할 수는 있습니다. 앞으로 출시될 북미판 '제네시스 미니'와 유럽판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도 수록 타이틀로 포함된다고 합니다(일본판과 아시아판 '메가 드라이브 미니'의 수록 타이틀 목록에는 빠져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전 작에 비해 더 재미있게 플레이 한 게임입니다. 댜양한 액션이 가능하여 조작의 재미가 있고 스테이지 구성도 단조롭지 않게 느꼈습니다. '슈퍼 시노비'보다 다듬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6. 새턴 - 신 시노비 전 (新忍伝)

세가 새턴의 향상된 능력과 CD 매체의 용량을 활용하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광고해 주려고 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실사를 캡쳐링한 캐릭터와 실사 동영상 기반 컷씬을 무기로 한 시노비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칼로 적의 수리검을 쳐내어 반격한다거나 빠르게 대쉬하여 베기를 하는 등의 여러 동작이 추가되었으나 타격감이 나빠졌다는 평이 많고, 고어적 연출로 인해 게임의 등급도 높아졌습니다.


< 보유하고 있는 세가 새턴용 게임 패키지 >


< 플레이 화면 (이미지 출처: Retroplace.com) >


게임 초반부는 슈퍼 시노비가 많이 연상되었습니다. 추가된 액션 요소도 나름 참신해 보이기는 했습니다.

촬영 세트장도 미비했는지 거의 인물 중심으로 찍힌 동영상은 기괴하기도 하면서 어설퍼 보이는데, 이것이 의도되었든 아니든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반감으로 다가오기 쉬워 보입니다.



7. PS2 - 시노비 (Shinobi)

Overworks에서 개발하고 세가에서 퍼블리쉬한 PlayStation 2용 시노비 게임입니다. 플랫폼 성능에 맞게 3D 액션 게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빠른 시간에 적을 처리하면 화려한 연출과 함께 공격력이 증가하는 살진 시스템이나 벽타기, 스탤스 대시 등 화려한 액션이 특징인 게임입니다. 한글화가 된 시노비 게임이며 출시 당시 SK Global에서 정식 유통했습니다.

이 게임은 어렵기도 유명합니다. 게임 캐릭터의 낙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편이었는데, 플레이어를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플레이어들을 열 받게 했었습니다.


< 보유하고 있는 PS2용 게임 패키지 >


< 플레이 화면 (이미지 출처: MobyGames) >


게임의 초반부에서는 어렵지만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다크소울 시리즈 게임 같은 특징을 느꼈는데, 용암 같은 것이 나오는 스테이지 부터는 3D 뷰에서 헷갈리는 원근감 처리와 당시 PS2 게임들의 고질적 문제인 강제 시점 전환 문제로 더 이상 플레이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인상에 많이 남았던 이유는, 주인공을 이동시킴에 따라 잔상을 남기는 긴 빨간색 머플러와 왜색 짙지만 고급스러운 테크노 풍의 BGM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첫 스테이지에서 캐릭터의 질주 모습과 배경음악 'Transfiguration' 곡의 조화는 액션 영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8. PS2 - 쿠노이치 (Kunoichi)

게임 이름에 '시노비'라는 단어는 없지만 여러 사람들에 의해  시노비 시리즈로 분류되는 세가의 타이틀입니다. 다른 시노비 시리즈와 다르게 여자 닌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 보유하고 있는 PS2용 게임 패키지 >


< 플레이 화면 (이미지 출처: GAMEFAQS) >


게임 스타일은 PS2 '시노비'와 거의 유사합니다. 주인공 캐릭터가 여성이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PS2 시노비보다 덜 어둡고 경쾌하지만, 살진 시스템이나 캐릭터 액션 등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 게임의 단점마저 PS2 시노비와 유사했는데, 시점 이동이나 답답한 3차원 시야 등으로 인해 액션이 답답한 것이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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