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SD System 3 사용 소감

* 업데이트 (2019.12.28)

아래 사진의 초기 PC엔진(일명 흰둥이) 대신 코어 그래픽스(Core Grafx)를 사용하니, 언급했던 문제 일부가 해소되었습니다. 하지만, 코어 그래픽스에서 시스템이 정지된다거나 특정 아미지가 구동되지 않는 다른 이상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때 무리해서 Mega SD와 함께 구입한 Super SD System 3를 받아서 사용해 보았다. 그 소감을 적어보고자 한다.

0. 시작하기 전에 (Super SD System 3는...)

Super SD System 3(이하 SSDS3)는 PC엔진(미국 TurboGrafx-16) 게임 콘솔에 부착되어 사용되는 기구이다. 에버드라이브 처럼 게임의 이미지를 콘솔로 제공해 주는 역할을 기본적으로 한다.

1. Super SD System 3의 특징

(1) HuCARD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PC엔진의 기본 미디어였던 HuCARD 형태의 게임을 기본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PC엔진용 에버드라이브와 동일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2) PC엔진용 CD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이 기기의 가장 특징으로, PC엔진의 CD 게임들을 플레이 할 수 있다. 즉 PC엔진용 ODE(Optical Drive Emulator)의 역할을 수행한다.

CD-ROM2 및 인터페이스 기구물 없이 CD 이미지 파일로 CD 게임들이 플레이 되기 때문에 CD-ROM2 기기의 수명이나 CD 매체의 손상이 염려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해결책이다.

게임 별 저장 기능이 있어서, 하드웨어 하나에서 모든 게임의 저장을 관리하는 대신 CD 게임 별로 별도의 저장 공간을 가질 수도 있다.

(3) RGB 출력을 할 수 있다

RGB 출력을 위해 기본형 모델들을 개조한 경우가 많은데, SSDS3를 장착할 경우 기본적으로 RGB 출력을 위한 포트를 제공한다. 포트는 메가드라이브2(MD2)와 호환되는 핀아웃으로 알려져 있다.

(4) Arcade Card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Arcade Card 기능을 수행하므로 이것이 필요한 게임들을 쉽게 구동할 수 있다.

(5) HuCARD를 덤프할 수 있다

최근 펌웨어에 추가된 기능으로 보이는데, 슬롯에 장착된 HuCARD를 덤프(dump)하여 이미지로 만들 수 있다.

2. 사용환경

(1) SSDS3

사용한 SSDS3의 펌웨어 버전은 '01.02 R05'이다.

마이크로SD카드는 삼성의 EVO plus 128GB 제품을 exFAT으로 포맷하여 사용했다.

(1) 1차

'흰둥이'라고 부르는 초기 PC엔진을 사용했다. 원래 초기 모델은 AV출력도 지원하지 않아 디스플레이와 RF 연결만 지원하는데, 다른 분에게 중고로 구입한 이 모델은 AV와 RGB 개조(RGB AMP 필요)가 되어 있었다.

SSDS3의 RGB 출력 단자에는 메가드라이브2용 SCART 단자를 통해 OSSC와 연결하여 HDTV 및 모니터에 연결하였다.

패드는 오리지널 패드 대신 Old Skool의 복각 컨트롤러를 사용했다.

(2) 2차

Core Grafx 모델을 사용했다. 다른 부분은 1차와 동일하다.

3. 사용 소감

(1) 사용이 불편하다

SSD3의 문제라기 보다는 PC엔진 기기의 특성이겠지만, 다른 에버드라이브 류 기기에서 제공하는 부가기능들이 부족해 보인다.

상태기반 저장을 할 수도 없고, 지원하는 CD 이미지 포맷도 제한적이었다.

(2)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① 화면상에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순환되는 노이즈 라인

SSDS3의 문제인지, SCART 케이블의 문제인지, OSSC의 문제인지 명확하진 않은데, 지글거리는 노이즈가 화면 하단에서부터 상단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있었다.

② 일정하지 않은 동작

이전 실행에는 되던 것들이 안되거나 이전에 설정했던 것들이 없어진 것으로 표시되어, 시스템이 불안정하게 느껴졌다. 어떤 때는 게임 인트로 화면에서 Run 버튼을 눌러 바로 게임 시작 화면으로 진입되던 것이 어떤 때는 안되기도 했으며, 이전에 설정했던 CD-ROM BIOS가 미설정된 상태가 되면서 다시 바이오스 파일 선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③ 정상적으로 실행되지 않는 CD 타이틀 이미지

메뉴얼에는 .bin, .iso, .wav 파일과 .cue 파일 모두 지원한다고 되어 있지만 이상하게도, .bin/.cue 형식의 이미지는 'load error'를 내며 구동되지 않았다. 반면 .iso/.cue 형식은 거의 문제없이 구동되었는데, 이로 인해 .bin/.cue 형식의 이미지를 TurboRip 같은 툴로 .iso/.wav/.cue 형식으로 변환하여 구동시켰다.

특히 1차 환경(초기 PC엔진 사용)에서는 2차 환경(코어 그래픽스 사용)보다 더 많은 CD 이미지가 구동되지 않았다.

④ 갑작스런 정지

2차 환경(코어 그래픽스 사용) 시에 1차 환경(초기 PC엔진 사용)에서 없었던 기기 정지 현상이 발생했다. 즉, 화면이 멈추거나 패드 입력이 안되었다.

⑤ 일부 HuCARD 게임 실행 불가

2차 환경(코어 그래픽스 사용) 시에 일부 HuCARD 게임이 멈추면서 실행되지 않았다.

(3) 최신 펌웨어, 도대체 버전은 무엇이며 대체 어디에 있나?

Mega SD도 그렇지만 SSDS3도 Terraonion 홈페이지에 시리얼 번호를 등록해야 지원(support)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SSDS3 관련 페이지에는 메뉴얼(영어, 일어)만 있고 펌웨어가 없었다.

현재(이 글의 작성 시점) Terraonion의 온라인 shop에서 SSDS3는 'out of stock'이므로 아마도 사전에 주문 들어간 것이 제작되자 마자 배송되었다고 예상되며, 따라서 탑재된 펌웨어가 가장 최신의 버전이어서 지원 페이지에 펌웨어가 다운로드 목록에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홈페이지 어디에도 펌웨어 최신 버전이 얼마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명시되었다고 해도 현재 그것을 다운 받을 방법이 없다.

4. 총평

사실 얼마전 소감을 밝힌 Mega SD보다 더 먼저 구매 결정을 하고 더 큰 기대를 했던 제품이다. 다른 사용자들의 평가가 좋았고, 호기심이 많이 생겼던 PC엔진 게임을 더 많이 플레이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다고 느꼈다. PC엔진 기기가 매우 오래된 8비트 콘솔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트윅(tweak)을 가하기에 여유롭지 않은 성능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같은 제조사(Terraonion)의 Mega SD와 비교해서 놀랄만 한 기능이나 편리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PC엔진의 열렬한 팬들은 이 기기에 환호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고장나기 쉬운 CD-ROM 장치를 대신해서 그 수준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기본적으로 깔끔한 RGB 출력을 지원하며, Arcade Card가 필요한 게임을 그냥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PC엔진의 추억이 없는 플레이어들에게는 PC엔진 미니나 에뮬레이터가 제공하는 수준의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환상을 가지면 안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