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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 게임]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Shadow of The Tomb Raider)' 구매 및 엔딩 소감

wehong 2020. 1. 3. 08:11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이하 '섀오툼')의 PS4 버전이 1만원 대 초반 가격으로 세일하여 판매하길래(Definitive 에디션이 아닌 본편만의 가격이다) 구매하여 플레이 해 보았다. 이전 작들인 리부트 1편과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이하 '라오툼')를 플레이 해 본 적이 있고 특히 라오툼은 엔딩까지 재미있게 즐긴 편이었으나, 섀오툼은 출시 초반 부터 평가가 좋지 않았기에 구매 및 플레이를 하지 않고 있었다. 가격이 저렴해졌기에 안좋은 평가에도 한번 시도해 볼만 할 것 같아서 플레이 해 보게 되었다.

이 게임이 시리즈 이전 타이틀과 달라진 점 중 중요한 한가지는 책임 개발 주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전 시리즈에서 어시스턴트 역할이었던 에이도스 몬트리올이 시리즈 최초로 메인이 되어 개발하였고, 이전 개발사인 크리스털 다이나믹스는 일부 도움을 준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이전 작들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이전 작들에서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툼레이더 게임인지라 구매 후 5일 만에 스토리 엔딩을 보았다(이 게임 엔딩을 보고 다른 게임을 구동해 보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이기도 했다). 플레이 해 보고 난 소감을 적어 본다.

 

 

 

1. 실망한 점

 

(1) 이전작과 이질적으로 달라진 분위기

이전 작에서 트리니티는 거대한 음모를 가진 복합적 조직처럼 묘사되었다. 그러나 3편에서 묘사되는 트리니티는 자신의 문명을 지키고자 하는 교파 수준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라오툼의 조나는 액티브하기 보다 라라를 서포트하는 역할이 커서 마치 라라의 보호자 같았는데, 섀오툼의 조나는 젊고 액티브하며 라라의 트립 버디(trip buddy)로 역할이 달라져 보인다. 겉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2편에서 라라는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고 노력했고 그래서 심할 정도로 아버지에 집착했다. 게임 스토리가 마무리 되기 전까지 트리니티를 소탕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마음은 여전할 것 같았는데, 3편에서는 뜬금없이 2편에서 별로 언급없던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가족을 생각한다. 이런 변화에 대해 게임이 제시하는 요인은 '라라가 어머니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것 뿐이다.

 

(2) 공감이 가지 않는 캐릭터

초반에 라라의 선택에 의해 해당 지역은 재난을 겪는 것 처럼 묘사된다. 그런 큰 일을 저질러 놓고는 라라는 죄책감을 느끼거나 갈등하기 보다 자신이 쫓고 있는 것만을 바라본다. 그럼 라라가 그런 사실에 무지했냐 하면 또 그건 아닌게 캠프에서 그런 상황에 대해 혼자 독백하고 후반부에 자책하기는 한다. 목표에만 몰두하여 주변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라라가 변화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다. 하지만 이정도로 무책임한 캐릭터에게 공감을 갖고 플레이를 하기가 개인적으로 어려웠다.

주인공 라라는 집착을 너머 굉장히 자기 중심적으로 보인다.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타고 있는 비행기를 끝까지 비행하게 한다든지, 유적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진행을 위해 유적에 손상을 준다든지, 사람이 인질로 잡혀 있는데도 자신은 문만 열어주고 유물 찾는데 몰두한다든지 하는 것들 모두가 주인공이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라는 증거들이다. 2편의 라라도 원주민들보다 자기 아버지의 명예회복에만 눈이 먼 캐릭터였지만 이 정도로 이기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주인공 라라에 애착을 갖기 힘들었다. 차라리 빌런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게 보이기도 했다.

 

(3) 뭔가 이상한 그래픽/물리 엔진

PS4 Pro에서 프레임 향상이 중심이 되도록 설정했다. 그래픽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2편과 비슷한 수준이므로 PS4 Pro에서 프레임이 떨어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게임에서의 프레임은 부드럽지 못했다. 딱히 성능 제약으로 프레임을 못 뽑는다기 보다 기본적으로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부드럽지 않은 것 같은 느낌(매우 개인적인 느낌임)이 들었다.

이와 더불어 이전 작들보다 더 못해진 캐릭터 모션이 거슬렸다. 움직임은 부드럽지 못하고 딱딱 끊김도 있었다. (지금은 패치가 되었을지 몰라도) 물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모션들이 있어 처음에 구설수에 올랐다(참고로 플레이 한 게임의 버전은 PS4용 2.0이다).

 

(4) 부족한 스테이지 구성

이전 시리즈에서는 다양한 지형, 아이템, 챌린지 들이 비교적 잘 배치되어 있었는데, 섀오툼에서는 아이템들은 남발되어 배치되어 있는 수준이었으며, 그것도 필요한 아이템들이라기 보다는 약초 같은 특정 재료가 '널부러져 있다'.

'메의 시험' 같이 공들인 티가 나는 몇몇 스테이지를 제외하고는 맵들이 전체적으로 밋밋한 것도 아쉽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이동지형, 아이템, 챌린지들이 비교적 적절히 배치되어 있었고 플레이어를 긴장시키기 위한 기믹들이 잘 준비되어 있었는데, 섀오툼에서 이런 장치들은 너무 상투적이거나 긴장감을 주지 못했다.

어떤 조건이 되었을 때 다음 스테이지로 진입되도록 자연스럽게 구성하는 것도 맵 구성의 기술일텐데, 섀오툼에서는 너무나 당당하게 이러한 특정 조건을 플레이어에게 텍스트로 명시하는 것도 거슬렸다.

 

(3) 더빙이 아닌 자막의 아쉬움

라오툼의 더빙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한 적이 있었는데, 섀오툼은 더빙없는 자막 한글화라서 조금 아쉽다. 물론, 더빙이 얼마나 많은 자원이 소모되는지 예상이 되기 때문에 한글화 만으로도 고맙다. 

 

 

2. 좋았다고 생각 한 점

 

(1) 시나리오의 주제

시나리오 내용은 아쉬웠지만, 다루고 있는 주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미개발된 부족 지역 출신이 외부 세계를 경험하고 나서 자신의 부족이 외부에 의해 침범 당할지 모른다고 두려움을 느낀다는 스토리 설정은, 개인적으로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특히 주인공 일당이 세계의 평화를 지킨다는 미명 하에 그 지역의 유물을 마음대로 획득하고 훼손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 역설적으로 더욱 공감이 되었다.

 

(2) 뛰고, 쏘고, 퍼즐푸는 툼레이더 시리즈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이상하게 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것을 보면, 역시 이 게임도 '툼레이더' 게임이구나 싶다. 단조롭지만 달리고 벽타고 수영하는 액션은 재미있었으며, 멍청한 AI의 적이지만 잠입 형식으로 몰래 처리하는 것도 재미가 쏠쏠했고, 퍼즐을 풀기 위해 떠올린 아이디어가 성공했을 때의 재미도 괜찮았다.

 

 

 

3. 총평

 

제작사가 2편 라오툼에 비해 좀 더 잘 만들어 줄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들지만, 또 컨트롤러를 한번 잡으면 재미있게 플레이 하게 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의 툼레이더 시리즈나 '언차티드' 시리즈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이 게임도 재미있게 플레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나 1만원 대 초반 가격이라면 이 게임은 그 가격 이상을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 툼레이더의 리부트 시리즈가 마감되는 것 같아서 섭섭한 마음도 있다. 라라 크로프트의 성우를 맡아왔던 카밀라 러딩턴(Camilla Luddington)과의 계약이 완료되었다고 하고, 게임의 엔딩 크래딧 화면에는 리부트 게임을 정리하는 듯한 감사의 글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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