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Macbook) 하드웨어 아키텍쳐의 변화 확인해 보면서 잡설

맥(Mac) 컴퓨터는 그 동안 세 번의 하드웨어 아키텍처 변화가 있었다. 모토롤라68000에서 PowerPC로, PowerPC에서 Intel x86_64로, 그리고 Intel x86_64에서 Apple Silicon(ARM64)로 변화가 그것이다.

가지고 있는 맥용 노트북 중 세 대가 각각 아키텍처가 다른 것을 스크린 캡쳐 해 보았다. 모토롤라68K CPU를 가진 노트북은 없지만, PowerPC G4, Intel Core i5, Apple M1이라는 서로 다른 아키텍처를 가지고 있는 기기들이다.

 

1. iBook G4의 PowerPC G4 (PPC)

 

2. 2015년형 MacBook Pro의 Intel Core i5 (x86_64)

 

3. 2021년형 MacBook Air의 Apple Silicon M1 (ARM64)

 

하나의 컴퓨터 플랫폼으로 오랜 시간동안 여러 하드웨어 아키텍쳐를 거쳐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모토롤라68000를 사용했을 때는 OS가 구형(System OS)이기는 했지만, PowerPC 부터는 UNIX 기반의 Mac OS X(현재 macOS)를 동일하게 사용해 오고 있다. 두 하드웨어 아키텍처가 공존하는 기간에는 유니버설 바이너리(Universal Binary)라는 기술을 이용해 어플리케이션 바이너리를 두 개 포함하도록 하여 호환성 문제를 피했고, 개발자에게는 Xcode에서 빌드하는 타켓 아키텍쳐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유니버설 바이너리가 만들어지게 지원했다.

 

이런 하드웨어 아키텍쳐의 혼용 사용에는 사용자한테 득이 되지 않는 면도 있다. iBook G4와 비슷한 시기에 사용하던 Windows 7 넷북에서는 아직도 많은 Windows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데, iBook G4에서 실행 가능한 요즘의 PowerPC 바이너리 Mac 어플리케이션은 거의 없다. 반대로 iBook G4에서 구동되는 PowerPC 바이너리 전용의 어플리케이션을 현재 Mac 기기(Intel X86_64든 Apple ARM64든)에서 구동할 방법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iBook G4에서 실행시킬 현대적 웹 브라우져를 찾기 어려우며, iBook G4에서 동작시킬 수 있는 PPC 바이너리 '네버윈터 나이츠 1' Mac 버전을 요즘의 Mac에서 동작시킬 수가 없다.

 

현재는 X86_64와 ARM64로 바이너리로 나오는 어플리케이션도 언젠가는 ARM64로만 나올 것이며, 향후 로제타2(Rosetta2) 기술도 곧 macOS에서 빠질 것이다. 왜냐하면 PowerPC에서 Intel로의 전환에서도 Apple이 그랬기 때문이다. PowerPC 기반에서 Intel 기반으로의 아키텍쳐 변환에는 Apple에서 최초 2년을 계획하고 발표 했으나 거의 1년 정도 지나서 거의 완료된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글의 작성 시점에 Intel이 여전히 AMD나 Apple보다 미세공정의 대량생산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환을 더 앞당기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Mac 소비자들의 반응과 다르게 개발자들이 Apple Silicon으로의 앱 아키텍쳐 전환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메이져 어플리케이션과 개발사들은 전환 작업을 마친 것 같은데, 개인이나 소규모 어플리케이션들은 생각보다 전환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앱스토어를 통해 사용하고 있는 다수의 소규모 앱들 중에는 여전히 Intel만 대응하는 것들이 다수 있었다.

 

발열과 성능향상의 한계점 문제로 'Performance per Watt'를 외치며 등장했던 Intel CPU 아키텍쳐는, 동일한 이슈로 다시 Apple Silicon 아키텍처로 바뀌었다. 가상화 기술이나 부트캠프(BootCamp) 기능을 통한 x86용 Windows 동시 사용이 불가능하겠지만, 또 다시 사람들은 새로운 하드웨어 아키텍쳐에 적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