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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er FPGA] 9.7인치 아이패드 IPS 4:3 디스플레이 20일 사용 소감 본문
아이패드 9.7인치 4:3 디스플레이를 MiSTer에 연결해 사용한 소감을 정리해 본다. 이전에 작성한 관련 글은 다음과 같다.
이번 글은 20일 정도 사용한 소감이다.
1. 지연 / 응답시간 (latency, response time)
이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면서 가장 관심이 있던 부분은 지연 또는 응답시간이었다. 처음 이 디스플레이를 소개했던 MiSTer 사용자들이 디스플레이 지연이 매우 작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는 언급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 RetroRGB에서 측정한 동영상을 보면, 측정방식이 적합한지 모르겠지만(1080p 기준으로 측정을 한 것 같다), 1ms 미만의 지연이 측정되었다.
이것이 어느 수준인지 잘 몰랐는데, 계속 사용하면서 지연이 작은 디스플레이의 장점이 보였다. 이전에 MiSTer에 연결해서 사용하던 모니터는 LG 24EA53 제품으로, 출시된지 오래되었지만 응답시간이 스펙 상 5ms이다(다만 이것이 GtoG 방식의 측정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다). 일부 게임에서, 9.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화면 전환이 이전에 사용하던 모니터에서는 선명하지 않고 잔상이 생기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대표적인 것 하나만 꼽으라면 패미컴 '슈퍼 마리오 3'를 꼽겠다. '슈퍼 마리오 3'의 초기 시작 화면에서 'Super Mario 3'라는 로고 글씨가 공중에서 떨어지다가 어느 지점에서 충격을 받는 것 처럼 흔들리는 화면이 있다. 이 때 로고가 흔들리는 것을 로고를 서로 다른 위치에서 빠르게 점멸하는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장면을 보면 9.7인치 디스플레이에서는 빠른 움직임이 깔끔하게 보이는 반면, 기존에 사용하던 모니터에서는 점멸할 때 기존 위치에서 잔상이 남기 때문에 움직임이 선명하지 않게 보인다.
2. 화면 밝기 및 선명도
기존에 사용하던 모니터도 IPS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연식이 있다보니, 이 디스플레이의 밝기와 선명도에 한참 못 미친다. 특히나 아이패드 3/4세대 디스플레이는 당시에도 밝고 화사하며 시야각이 넓은 것으로 유명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아이패드 디스플레이에서와 마찬가지로 반사가 심하다는 것이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하면 덜 느끼지만 사진을 찍거나 멀리서 보면서 내용에 덜 집중하게 되면 주변 반사가 굉장히 심함을 느낀다.
3. 해상도 (2048x1536)
시중에 5:4 비율 디스플레이 제품은 조금 있지만 4:3 비율 제품은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 디스플레이가 4:3이라는 것이 반갑다. 하지만 240p의 정수배가 안되는 해상도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스케일링 관련 선택을 해야 한다.
1536p가 MiSTer가 처리할 수 있는 거의 최대능력치에 가깝다는 점도 아쉽게 느껴진다. 사용하다 보면 간혹 싱크를 놓쳐서 하면이 깜빡이는 경우도 있고, 몇몇 코어는 이 해상도에서 정상 실행되지 못하여 화면이 안나오는 경우도 있다. 화면이 안나오는 대표적인 코어는 GBA 코어 인데 이 경우는 이전에 소개한 것 처럼 MiSTer.ini 파일을 통해 우회할 수 있지만, X68000 코어나 일부 아케이드 코어 중 화면이 표시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어떤 콘솔 코어는 로드하는 게임에 따라 화면 표시가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2048x1536 해상도가 공식 video_mode(video_mode=13)가 되었지만, 이 글의 작성시점에 모든 코어가 대처하고 있지는 못 하는 것으로 보인다.
4. 사용 전력
드라이버 보드에 마이크로 5핀 USB 커넥터로 전원을 공급하려면 5V/3A를 사용하라고 되어 있고, 5V/2A에 연결해 보니 불안정하게 동작해서 결국 5V/3A 어댑터를 사용하고 있다(어댑터를 사용하려면 12V/2A 제품(케이스 제조사 추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30분 정도 사용한 후 어댑터와 케이블을 만져보았을 때 뜨끈함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생각보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가느다란 USB 케이블을 사용하거나 동일 멀티탭에 이 디스플레이와 MiSTer 기기를 포함해 여러 가지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면 간혹 불안정하게 동작는 모습도 보였다. 이 디스플레이, 게임 콘솔, OSSC 등을 동시에 사용하는 구성을 생각해 봤었는데 전력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 사운드
드라이버 보드에서 사운드 digital-analog 처리를 해서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사운드를 출력할 수 있다. 좋은 음질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MiSTer에서 레트로 컨텐츠를 사용하면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아니라고 본다.
사운드의 볼륨 조절은 불편한데, 볼륨 조절을 하기 위한 OSD 컨트롤도 쾌적하지 않기 때문이다. 볼륨을 작게 해도 화이트 노이즈 같은 것이 들리는 점도 거슬린다.
6. 드라이버 보드
디스플레이 모듈 자체는 아이패드에서 빼서 쓰더라도 이를 외부 장치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드라이버 보드가 필요하다. 보통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여러가지로 보이는데, 어떤 것은 VGA 포트가 달려 있는 것도 있고 어떤 제품은 보드 상의 보드에 방열판까지 달아 둔 것도 있다.
드라이버 보드의 형태와는 별도로 드라이버를 구동하는 펌웨어 소프트웨어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것은, RetroRGB에서도 지적했 듯, 불편한 OSD 메뉴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메뉴기능이다.
7. 케이스 기구물
3D 프린팅된 케이스이다 보니 기구물 구성품 사이의 접합이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접합부 틈 사이로 드라이버 보드의 LED 빛이 보이기도 할 정도이다.
더 불편한 점은 디스플레이를 세로(portrait)로 세울 때 불안정한 스탠드에 의지하도록 해 놓은 점이다. 가로(landscape)로 거치할 때는 넓고 평평한 면에 의해 안정되게 거치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불편하다. 왜 그렇게 했는지는 예측되는데, 아마도 케이스 형태를 올드 CRT TV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냥 직육면체 형태로 만들었으면 이렇지 않았을 것 같다. 제작사가 최근 VESA 마운트 되는 형태로 매우 실용적인 후속작 제품을 만든 것을 보면 더 화가 난다.
또 다른 불편한 점은 높낮이나 상하 pitch 조정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노트북 스탠드를 사용해서 높낮이와 pitch를 조절하고 있다. VESA 마운트가 지원되는 후속 케이스와 VESA 스탠드가 있다면 이렇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