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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게임] '웨이스트랜드 리마스터(Wasteland Remastered)' 잠깐 플레이 소감 본문
몇 해 전 한글화된 Wasteland 2편을 구매해 종종 플레이 했었지만, Wasteland 1편은 1988년 Apple II+ 호환기기를 사용하던 시절 부터 알던 게임인다. 모 잡지사가 제공했던 DOS용 버전도 가지고 있고 Steam 버전과 GOG 버전인 'Wasteland 1 : The Original Classic'도 각각 가지고 있다.
이 게임은 발매 초기에 높은 자유도와 플레이어 선택에 따른 인과적 시스템으로 매우 높게 평가된 게임이지만, 이 게임을 요즘 플레이 할 때 거슬리는 점이 크게 두 가지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과거 게임인 만큼 요즘에 플레이 하기에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편리하지 못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대화량이 많은 만큼 한국의 한국어 사용자가 편하고 빠르게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Wasteland 2' 이후 'Wasteland 1'의 리마스터 버전이 출시되었으며, 어느 제작자분(김작 님)께서 이 버전에 적용할 수 있는 '사용자 한글 패치'도 만들어 주셨다. 리마스터이므로 그래픽이나 사용자 접근성에 향상이 있으리라 생각했으며 한글화 패치로 내용 인지도 편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는데, 때마침 스팀(Steam)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 할인이 있어 구매하고 플레이 해 보았다.
많이는 플레이 해 보지 못했지만 이 게임에 대한 소감을 조금 적어 본다.
이 게임은 과거 'Interplay' 시절의 오리지널 게임에 대한 판권을 회복한 'inXile Entertainment'사가 'Wasteland 2' 제작 이후 Krome Studio와 함께(하지만 아마도 외주를 준 것 같다) 개발한 것이다. 'The Original Classic'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1편 게임이 있는데, inXile은 왜 이 게임을 다시 제작했을까? 1편에 대한 애정이 첫번째 이유일 것이며, 과거 핵심멤버 자신들의 결과를 화려하게 되살리고 싶은 욕망도 그 다음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엔 이 게임은 1편을 현대의 게임 플레이어에게 새롭게 선보이는데 실패할 것이거나 이미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잠깐 플레이 해 봐도 미숙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8비트 컴퓨터 게임을 16비트 컴퓨터로 컨버전 했던 1990년대 버전을 2020년(출시년도)에 리메이크도 아닌 리마스터를 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리마스터라는 것은 다시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기본은 그냥 두고 겉모습과 편의요소 등만 향상한다는 것인데, 그 구조 자체가 사실 매우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과거 '갤러그' 게임을 현재 게임 플랫폼에 포팅한 버전이 있는데 그걸 캐릭터의 그래픽만 약간 바꾸고 최신화한 게임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세다.
그래픽은 3D화 하고 뷰를 약간 비스듬화 하게 바꾸어 놓았지만, 원래 오리지널 게임에서 게임 컨텐츠가 모든 장소에 꽉 들어차 있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화려해진 이미지 안에 공허함이 느껴진다(오리지널 'Wasteland'는 'Ultima'와 달리 불필요한 게임공간은 생략해 버리는 특성의 구조였다).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그럴 듯 하게 보이도록 벽에 세워 둔 도구들은 게임 내에서 취득하거나 사용할 수 없기에 불필요해 보이며, 맵 상의 풀과 나무들은 어차피 격자 형태인 길을 인지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또한 게임 내 일부 3D 오브젝트들은 무엇인지 알 수 없기도 했는데, 어차피 게임 내 중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은 알기에 거슬리기만 할 뿐이었다.
게임 중 표시되는 설명 텍스트와 화면 하단에 배치된 메뉴 버튼들은 현재 디스플레이의 크기에 맞게 만들어져 과거보다 비율이 작아졌기 때문에 매우 작아 보이며, FHD 해상도에 대응하면서도 게임 컨텐츠 대비 빈 공간이 상당히 넓어 보이기도 한다.
1편을 포팅하기도 하고 리마스터 하기도 했던 여전히 inXile은 1편 게임의 형태와 접근성은 별로 신경 안쓰고 그 알맹이 내용만 신경 쓰는 것 같다. 어떤 방향을 잡고 리마스터를 하려 했는지 예상조차 되지도 않는데, 그냥 그래픽만 'Wasteland 2' 수준으로 바뀌기를 요구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오리지널 게임은 화려한 그래픽이 큰 의미가 없는 게임이다. 마치 소설책을 읽는 것 처럼, 그래픽 이미지 효과보다는 대사로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Wasteland 1'의 현대화를 원했다면 이런 텍스트 설명을 그래픽화 하는 리메이크를 하든지, 아니면 'The Original Classic'을 현재 게임 플랫폼에 맞게 개선하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
유저 인터페이스도 매우 불만족 스럽다. 마우스 인터페이스는 DOS 버전이나 'The Original Classic' 버전에서 전혀 향상된 점이 없어 보이며, 키보드 버튼 할당도 요즘 게임들과 일관성이 전혀 없다. 상세화된 이미지와 높아진 해상도 때문에 마우스로 포인팅 할 곳은 많아졌지만 과거 버전보다 더 다양하게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으며, F1 키로 메인 메뉴를 부르고 ESC에는 아무런 할당이 없는 이상한 키 배치를 하면서도 게임 내 조작 메뉴얼도 없는 설계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한글화는 정말 반가우며 패치 제작자분께 감사드린다. 이 게임의 수확이라면 한글화 패치가 가능해 오리지널 1편의 내용을 한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일 것 같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 3,720원을 주고 구매했지만 이 가격도 쉽게 수긍은 안되고, 14,900원이라는 원래 가격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