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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Dune)' 2권 다 읽음

wehong 2022. 4. 7. 23:03

원래는 1권만 보고 더 이상은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영화 'Dune'의 후속편 관련 가쉽 기사 중 2권의 영화화에 대한 언급들이 있어 내용이 내용이 궁금해 졌고, 찾아보니 2권의 볼륨이 1권의 1/3 정도 수준이라 한번 읽어 보았다.

 

 

1권 만큼이나 다음 스토리의 전개가 궁금해져 계속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었지만, 2권은 여러 부분에서 1권과 다른 느낌을 주면서 조금 실망스러움을 주었다. 그것은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받은 느낌과 비슷했는데, 영화 1편에서 나름 공고하게 세운 설정과 스타일을 영화 2편 및 3편의 스토리를 위해 확장하고 변경하다가 1편과 상이해지면서 관객들이 1편에서 받은 느낌마저 붕괴시키는 그런 유형의 느낌이었다.

 

2권에서는 틀레이랙스, 골라 같은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폴의 예지력에 대한 제한을 두면서 이미 마무리 된 것 같은 1권의 스토리 후에 긴장 요소를 만들어 내지만, 1권에서 소개된 시기에는 왜 그런 이야기가 없었는지 개연성에 의문이 생기게 만드는 것 같다. 틀레이랙스의 등장은 베네 게세리트의 존재를 우습게 만들고, 조합의 키잡이로부터는 폴의 예지력이 막힌다는 설정은 1권에서의 폴의 장대한 서사를 외소하게 만든다(재미있는 점은 1984년 영화 듄에서는 조합 항해사와 황제 샤담의 이야기를 폴이 환영으로 보는 것으로 표현된다는 점이다). 알리아가 예지력을 가진다는 설정도 1권에서 베네 게세리트에 가까웠던 알리아에 대한 설정을 이상하게 만드는 것 같다.

 

폴의 제국에서 폴과 알리아에 대한 종교화의 심화는 1권에서 폴이 극도로 피하고자 했던 바와 비슷한데, 2권에서는 종교화로 인한 추종자의 극단적 행동의 우려보다는 종교와 법이 분리되지 않음으로서의 위험성을 알리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다만, 종교적 색채를 가지는 여러 수사들과 더불어 폴과 알리아의 환영에 대한 묘사로 인해 2권에는 관념적 언어와 형이상학적 묘사로 가득하게 되어, 극의 자연스러운 진행이 방해 받는 것 같다. 젠수니, 멘타트, 골라의 대화도 읽고 있으면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혼란스럽다.

 

복수극이자 영웅담이었던 1권과 달리 황제가 되어버린 폴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제한되어 있기는 했을 것이다. 그래서 2권은 음모극이 된 것 같은데 문제는 그 스케일이 너무 작다. 처음에 조합, 베네 게세리트, 황실, 틀레이랙스의 인물들이 모였을 때 각 조직이 협력하지만 결국 자신들의 이익으로 인해 다른 생각을 품는 정치극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마지막 사이테일이 요구한 것이 쵸암의 주식이고 나머지 공모자는 그냥 알리아의 명령에 따라 처형되는 것으로 끝나니, 그 음모의 목적이나 결말이 너무 단조롭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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