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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코로나 고생기

wehong 2022. 12. 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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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아침에 목소리가 이상하게 되어 있어 가정용 진단키트로 코로나를 검사해 보게 했다. 그 결과 아내는 양성이 나왔으며 나도 며칠 간 여정을 함께 했기에 나도 걸렸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얼른 동내 이비인후과에 가서 각자 신속항원검사를 했다.

역시 아내는 양성이 나왔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음성이 나왔다. 아내는 약까지 처방 받았고 나는 그냥 검사비만 냈다. 내가 음성이 되자 아내는 자신의 물건들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서 나와 격리된 생활을 할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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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혼자 기침을 하며 지내는 아내가 안쓰러워, 음식을 포장해 오기도 하고 언제나 마실 수 있도록 물을 끊여 보온병에 담아 주기도 했다. 이런 걸 전달해 줄 때 마다 아내는 자꾸 접촉을 늘인다고 했지만, 혼자 고생하는 아내에게 뭔자 해 줘야 할 것 같았다.

약간 감기 기운이 있기는 했는데, 기침이 나거나 목이 아픈 것은 아니었다. 감기약을 먹고 나면 상황이 나아지는 수준이었다.

 

<< D-day >>

목이 아픈 것은 아닌데 팔과 다리에 힘이 없었다. 병원에 다시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다시 했는데 양성이 나왔다. 처방된 약을 받고 집에 전화해서 아내에게 방에서 나오라고 했다. 아내가 방 안이 아니라 집 자체에서 함께 격리 생활을 하게 된 점은 다행이다 싶었다.

목이 아프지는 않았는데 저녁 때 즈음에 갑자기 오한이 들었고, 처방된 약을 먹고는 이른 저녁부터 계속 잤다. 한 밤중에 허리가 아픈 것이 느껴질 정도로.

 

<< D+1 >>

이른 아침부터 잠을 설쳤는데, 어제 너무 일찍 잠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허리가 아팠기 때문이기도 했으며 목이 매마르고 아프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물을 마시기 힘들 정도로 목이 아팠으며, 이로 인해 고열이 났다. 집에 있는 체온계로 재어보니 39.8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아내와 동일한 처방을 받았지만 각자 다른 약국을 가는 바람에 받은 약은 약간 달랐다. 해열제의 경우 아내는 타이레놀을 받았는데 나는 동일 성분(아세트아미노펜)의 다른 제품을 받았다. 내가 받은 약의 경우 나에게 해열효과가 약했다. 그래서 결국 아내의 약을 내가 먹었다.

 

<< D+2 >>

가래가 끓기 시작했다. 목소리도 변했다. 목은 여전히 아팠는데 어쩌다가 기침을 하면 안에서 시꺼면 가래가 나왔다.

해열제의 약효가 오래가지 않아서 아침, 점심, 저녁의 3번 외에 자기 전에 약을 한번 더 먹었다. 처방을 무시한 위험한 행동인지 모르겠으나 저녁에 잠을 자서 다음날 일어나기 까지가 너무 힘들었기에 그렇게 했다.

 

<< D+3 >>

목의 건조함으로 인해 새벽에 거의 2시간 간격으로 깨어나게 되어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잘 때도 코가 막혀 거의 입을 별리고 숨을 쉬었던 것 같다.

가래가 초록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했다. 목이 아파서 기침하기 고통스러웠으며 침을 삼키기 쉽지 않았다. 타이레놀 해열제가 들어간 약을 먹으면 좀 나아지지만 여전히 고열이 나는 경우가 잦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목의 통증이 심해 밥을 먹기가 어려웠고 약을 먼저 먹어 목의 통증이 좀 나아지면 음식을 먹는 것이 더 편했다.

 

<< D+4 >>

가래에서 피가 묻어 나와 시커멓던 가래가 불구스룸하게 되었다. 회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고열이 나며 추위가 느껴지기도 했다. 목이 아픈 것은 덜했는데 마음껏 기침을 하기는 어려웠다. 기침을 하고 가래를 뱉어낸 직후에는 목이 좀 편했다.

 

<< D+5 >>

가래에 피가 덜 묻어 났고, 가래와 콧물이 덜 했으며, 고열이 나는 상황이 많이 줄었다. 목이 간질간질 한 경우가 다수 있었지만 기침할 때 목이 덜 아파서 가래를 뱉기에 힘들지 않았다. 아침에는 머리가 너무 아파 타이레놀을 너무 많이 먹었나 염려를 했는데, 목의 통증이 휠씬 덜해져서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상태가 조금 나아진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5일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힘들고 아프다는 점과 1주일 내 완치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에 짜증이 났다.

내일 해제가 풀리는 아내는 바로 외출을 하겠다고 한 것도 짜증이 났다. 아내와 비교해 내가 여전히 아프다는 점에도 화가 났고, 여전히 아픈 나를 두고 쉽게 외출을 결정하는 것도 속상했지만, 처음 아내가 양성이고 나는 음성이었을 때 나는 아내 걱정에 마음대로 외출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에 비추어 배신감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 D+6 >>

어느 정도 차도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아침부터 목이 다시 아팠다. 오전에는 계속 침을 삼키기 불쾌할 정도의 경미한 인후통이 있었고, 오후 즈음에는 줄어 들었던 고열이 잦았다. 가래는 다행히 초록색으로 변하고 있었지만, 이제까지 거의 없던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늦지만 좀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다가 막상 차도가 크지 않고 새로운 증상이 나오니, 심리적으로는 더 조바심나고 짜증이 났다. 점심으로 매콤한 것을 먹었지만, 조금 과장을 보태어 혀에 통증만 느껴지고 단맛이나 감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 D+7 >>

외출할 수 있는 날이 되었다. 상태가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완전하지는 않았다. 가레가 나오고 코가 막히는 현상 때문에 오래 실제로 외출하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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