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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TV+ 영화 '테트리스 (Tetris)' 소감

wehong 2023. 4. 3. 19:42

예전에 '테트리스 이펙트' 책을 보고 나서, 해당 내용을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내용이 흥미롭다는 의견을 포스팅 한 적이 있다.

https://wehong.tistory.com/1165

 

도서 '테트리스 이펙트'

흥미진진하게 읽었다.개인적으로 과거 내가 목격했었던 게임이나 IT 분야 트랜드의 뒷편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다루는 글들이 흥미로운데, 테트리스라는 게임도 8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서 처

wehong.tistory.com

 

그런데 최근 Apple TV+에서 책에서 다루었던 것과 동일한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가 실제로 나왔고 우연히 보게 되었다.

 

테트리스 게임의 권리를 따기 위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실제 일어난 사실이기 때문에 굳이 '테트리스 이펙트' 책을 원작으로 한 것 같지는 않지만, 행크 로저스라는 인물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는 점이나 테트리스 게임 권리를 둘러싸고 여러 주체들이 경쟁했던 사건들을 다룬다는 점 등이 책과 유사하다.

 

영화가 아쉬운 점은 네 가지 정도를 얘기하고 싶다.

첫째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인지 사실을 정확하게 묘사한다기 보다는 관객이 이해하기 쉽게 실제 상황을 압축하고 단순화 했다는 점이다. '테트리스 이펙트' 책에 소개된 것과 같이 당시 여러 기업 주체들의 얽히고 섥혔던 복잡한 상황을 다 소개하는 대신 블릿프루프와 미러소프트 및 로버트 스타인 사이의 경쟁으로 단순화 했고, 그 중간에 소련 내부의 사정이나 추격전 등을 넣어서 스토리 전개를 가볍게 만들었다. 상황의 압축은 사건의 시간적 축약까지 만들어 결국 일부 부정확한 묘사까지 불러 온 것 같은데, 행크 로저스가 게임보이를 처음 접한 순간 자신의 테트리스 C 코드에서 스크린 사이즈만 변경해 그 자리에서 바로 테트리스 게임이 돌아가도록(그것도 게임보이에 실제로 번들되었던 테트리스 게임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드는 묘사가 대표적인 예가 될 듯 싶다.

둘째로, 특정 OTT의 오리지널 영화여서 그런지 헐리웃의 대형 연화들 만큼 영화에 투자된 예산이 많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모스크바 실제 로케이션이라기 보다는 CG로 보이는 영상이 많았으며 일본에서의 장면은 모두 사무실이나 행크 로저스의 집만 연출되는 등, 많은 부분에서 예산을 아끼고 영화를 크게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토리 전환과 화면 전환이 빠른 이유나 멀리서 보는 원경(遠景)의 촬영이 많이 없는 점도 아마 배경 세트들이 세밀하게 구성되지 않았거나 CG 사용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셋째로, 극본이나 연출이 구태의연한 편이다. 후반부 감춰진 비리가 드러나는 부분도 치밀하지 않고 사건이 해결되는 양상도 급작스럽고 개연성이 덜하게 씌여진 것 같다. 또한 선과 악을 너무 분명하게 구분지어 놓아 관객이 상황을 단편적으로 받아들이기 쉽게 해 놓았으며, 후반부의 전개 중에는 익숙한 전개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전개에 게임의 이미지와 게임의 컨셉을 억지로 적용한 것이 보기에 거북했다. 영화에서는 간간히 영상에 게임 이미지의 CG를 입히고 인물과 장소 설명에 도트(dot) 그래픽 이미지를 삽입하며 스토리의 진행을 게임의 스테이지에 비유하여 표시한다. 영화의 소재가 게임 산업을 다룬 것이기는 하지만, 테트리스 게임의 장르와 비즈니스를 다루는 진지한 영화 내용을 고려했을 때 제작진은 게임의 차용을 자재하고 좀 더 점잖은 자세를 취해야 했다고 본다.

 

'킹스맨'의 영국남자 테론 에저튼이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것은 재미있었다.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와 소련의 고르바쵸프 역으로 외모가 닮은 배우가 등장한 것도 재미있었다.

 

개인적인 한마디 최종평은 "그래도 '테트리스 이펙트' 책의 내용이 더 재미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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