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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미컴 게임] '건낙(Gun-Nac)'에 대한 플레이 소감

wehong 2023. 5. 22. 20:36

톤킨하우스(Tonkin House)가 발매한 게임이지만 컴파일(Compile)이 개발했다고 한다. 게임을 플레이 해 보면, 번호 아이템으로 무기를 선택하는 게임 시스템이나 고유의 컴파일 사운드를 통해 '자낙'이나 '알레스트'와 비슷한 컴파일 産 게임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제목만 봐도, 포니캐년으로 발매했으나 컴파일이 개발했던 '자낙' 게임에 대한 자기 패러디라고 볼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해 보면서, 패미컴 플랫폼에서 제법 잘 개발된 슈팅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고 부드러운 스크롤링, 매끄러우면서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움직임, 깜빡임과 느려짐이 최소화되면서도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흐름 등의 요소들을 통해, 패미컴 하드웨어의 기능과 성능을 잘 파악한 장인들이 만든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패미컴에서 이런 수준의 게임이 된다는 것이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게임의 완성도에는 이견이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게임 구성이 다소 '밍숭밍숭'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여기서 '밍숭밍숭'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재미가 없다'거나 '난이도가 낮아 쉽다'는 것과 다르게 표현하기 위함이다. 플레이 해 보니 게임 자체가 재미없다고 하기는 어렵고, 난이도도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높아지는 편이다. 그럼에도 '밍숭밍숭'하다고 느낀 이유는 게임의 구성이 심플해서 게임 내 긴장감이 덜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허드슨(Hudson Soft)에서 발매했지만 역시 컴파일이 개발했던 PC엔진의 게임 '건헤드(Gunhed)'와 텐션이 거의 비슷하게 느껴진다.

 

[PC엔진 게임] '건헤드(GUNHED)'에 대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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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자낙'이나 '알레스트'의 게임 구성이 비교적 저성능인 8비트 플랫폼들(MSX, Sega Master System, Game Gear 등)에 맞다고 생각한다(물론 16비트 기기인 슈퍼패미컴 대응으로 '슈퍼 알레스트'가 출시되기는 했다). 물론 패미컴도 8비트 머신이기에 '건낙'도 거기에 어울리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문제는 패미컴의 성능을 극한까지 사용하는 것 같은 '크라이시스 포스(Crisis Force)', '그라디우스(Gradius) 2' 등의 유명 패미컴 슈팅 게임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밍숭밍숭'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별도의 특수칩을 내장하지 않고도 매끄럽게 게임을 진행 시키는 이 게임의 비결이 어쩌면 느슨한 텐션으로 적정 수준에 맞춰 보여지는 연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크라이시스 포스'가 8비트 패미컴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공격적 시도를 했다면, 이 게임은 패미컴의 한계 내에서 최대한 원활하게 구동되는데 주안점을 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 및 배경들과 더불어 이러한 단순한 게임 구성은 초보자나 복잡한 시스템을 가진 슈팅 게임을 꺼리는 사람들에게는 어필의 요소가 될 수도 있겠다.

 

게임 밸런스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있다. 다종의 메인 무기와 특수 무기가 제시되지만, 3번 'search driver'와 W자 'water bomb'이 강력해서 그런지 여러 사람들의 플레이를 살펴보면 대부분 그에 대한 선호가 강해 보인다('알레스트' 시리즈의 호밍(homing)류 무기에 비해 'search driver'의 위력은 매우 강력해 보인다). 피격을 한번 막아주는 쉴드 아이템도 피격 후 아이템이 사라져 버리기는 하지만 게임 초반에는 해당 아이템이 재출현하는 빈도가 높아 긴장감을 낮추게 만든다.

 

 

게임 난이도는 설정에서 조정할 수 있는데, 개인적 생각으로는 슈팅 게임 경험자라면 노멀 난이도에서도 게임 적응 후에 금새 첫 스테이지는 클리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컴파일의 슈팅 게임이 플랫폼에 상관 없이 중고가가 비싸기는 하지만,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현재 비슷한 퀄리티의 패미컴 게임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중고 거래가 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패미컴 슈팅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가볍게 슈팅 게임을 플레이 하려는 사람에게 이 게임을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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