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 감상 및 '복제인간'과의 비교

얼마전 만화 '복제인간'을 구매하고 다시 한번 보았다.

고유성 '복제인간' 1, 2편 (시공사) 구매

'복제인간'을 이야기할 때 함께 언급되는 만화 중 하나가 '하기오 모토 (萩尾望都)'의 'A-A''이다. 마침 블로그 'ㅇㅠㅇ'에 'ㅛㅠ'님이 올리신 '하가오 모토'의 'A-A''를 보게 되어서 이를 감상하고 '복제인간'과 비교해 보았다.

하기오 모토 - A-A' [유니콘 시리즈 1편]

 

(1) 스토리 구성, 주요 소재 등에서 매우 유사하다

'복제인간'의 출간 연도를 확인할 수가 없는데 1981년에 게재되었다고 하는 'A-A''보다 늦게 출간된 것이라면, '복제인간'이 'A-A'' 내용을 차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단순히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넘어, 스토리의 구조나 등장인물의 심리 흐름 및 주요 소재까지 동일하기 때문이다. 모티브만 따왔다고 하기에는 세세한 소재들(흑마, 상처, 변종인간 등)까지 매우 흡사하다.

 

(2) '복제인간'에서 추가된 부분들은 있다

그럼에도 '복제인간'이 'A-A''와이 구분되는 차이점은 있다. 이야기의 배경과 무대가 다르다든지 주인공의 성별이 바뀌어 있다든지 하는 소소한 차이점들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복제인간' 스토리에 스릴러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아군 중에 스파이가 있다는 것과 누군가 고의로 자신의 본체를 사망하게 했다는 설정이 스토리 전개에 또 다른 줄기 중 하나이다. 이것은 단순히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흥미의 소재로만 사용되지 않고, 복제인간이 본체와 스스로를 동일 시 하게 만드는 중요 장치로도 사용되며, 본체를 해한 악당과 복제인간 간의 독특한 대결을 만들기도 한다(유탄을 해한 악당이 유탄의 복제인간에게 '내가 자네에게 잘 못 한 것은 없지 않냐'는 식으로 말하는 장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A-A''에서 레그와 아델라드의 이야기는 컴팩트하고 명료한데, '복제인간'에서는 나중에 분량이 늘어나면서 유탄과 현의 이야기가 길어졌다. 그래서 스파이 로봇을 처리하는 이야기나 아킬레스를 고치는 이야기 등은 부수적인 스토리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유탄의 복제인간이 많은 시간을 현과 함께 하게 되면서 끝부분에서 유탄의 복제인간의 마음을 독자가 공감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3) 종합적으로...

'복제인간'은 'A-A''와 상당 부분 비슷해 차용 또는 표절의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서 안타깝다. 하지만 '복제인간'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요소가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의 복제인간을 그 사람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 'A-A''가 다룬 독특한 질문이었다면, '복제인간에게 자신의 본체와 자신의 본체를 해친 사람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것은 '복제인간'이 다룬 독특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