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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 게임과 중고품 게임 판매 사이의 경계

wehong 2024. 11. 13. 22:54

최근 현세대 게임 타이틀들을 몇 개 구매하다가 조금 찜찜한 경험을 했다. 아울러 관련된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여기에 적어 보고자 한다.

 

 

한국의 콘솔 게임 시장이 성장하고 변화되어 감에 따라 개인적으로 최근 느끼게 되는 점들 중의 하나는, 현 세대 게임 타이틀 판매 매장들에서 중고 거래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게임 타이틀의 중고 판매는 한국에 게임 콘솔이나 게임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절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요즘에는 소규모 게임 판매점이나 지역의 게임 판매점에서 중고 게임 타이틀의 판매에 비중을 점점 높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예상이 된다. 신규 게임 타이틀의 경우 판매량이 적은 소규모 판매점에서는 대량으로 저렴하게 매입하기도 어렵고 판매점의 마진을 줄여 경쟁할 여력이 안될 것이지만, 중고 게임의 경우 소규모 판매점이나 지역 판매점에서도 저렴하게 매입하기 쉽고 중고품 희소성에 따라 판매 마진도 적절하게 붙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 세대 게임 타이틀은 거의 중고품 구매를 피하는 편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볼 수도 있지만 서점에서 책을 구매해서 보는 것과 비슷한 일종의 개인적 취향이다. 하지만 게임을 중고품으로 저렴하게 구매해서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취향도 존중한다. 개인에 따라서는, 중고로 게임을 구매해서 그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고 다시 게임을 매각한 후 다른 게임을 중고로 구매하는 방식을 선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부 판매점들이 이런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영업 이익을 최대화하는 중고 게임 판매의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판매 질서를 흐트리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어 마음이 불편하다.

 

얼마 전 모 오픈마켓에서 모 게임의 신품을 굉장히 저렴하게 구매했다. 어떻게 다른 판매자들에 비해 이렇게 저렴하게 판매할까 의아해하기도 했는데, 제품을 배송 받아 보니 일단 패키지의 래핑 비닐 상태가 이상하게 보였다. 평상 시 보던 신품과 다르게 비닐이 헐겁고 색상도 약간 빛바랜 것 같아 보였다. 뜯어서 내부를 보니 안쪽에 먼지 같은 것이 보이기도 했다. 찜찜하지만 신품이 아니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한 것은 아니라서 그냥 게임을 플레이 하고 말았는데, 중고품을 신품으로 둔갑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다.

 

최근에는 또 다른 경험을 했다. 모 온라인 쇼핑몰에서 어떤 게임의 신품을 구매하려고 했고, 등록된 판매점 중에 제일 제일 저렴하게 파는 곳을 찾았다. 해당 사이트에서 제품 구매를 결정하려던 중, 판매자의 제품 설명란에 신품이라거나 중고품이라는 설명이 별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찜찜한 마음에 혹시나 하고 그 판매자가 다른 오픈마켓 하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찾아서 보았는데, 거기서는 똑같은 제품 사진(직접 찍은 사진이었다)을 사용한 제품의 이름에 중고 등급을 같은 표기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더불어 구매자들이 작성한 리뷰에는 중고품 게임 포장에 자주 사용되는 OPP 봉투에 포장되어 있는 제품의 사진이 보였다(신품을 누가 이런 봉투에 넣어서 팔겠는가). 이런 정황들을 보고나서 결국에는 해당 제품 구매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과거 PS4 신품 게임에서 다른 게임 디스크가 들어가 있어 문제가 된 적도 있고, 닌텐도 스위치 신품 게임 패키지에 있는 카트리지의 접속부에 사용 흔적으로 보이는 스크래치가 있어서 문제가 된 적도 있다. 이제는 그런 명확한 사기적 행태 보다는 각 판매점들이 신품과 중고품을 함께 팔면서 제품 판매 경계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앞서 본 판매점은 '중고품 S급이 신품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하는 식의 생각을 하면서 중고품과 신품을 구분하지 않고 판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모든 판매점들이 이렇게 판매하지는 않겠지만 많은 판매점들이 신품과 중고품 게임을 동시에 취급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를 보면 신품 대신 중고품이 배송되어 교환하는 등의 피해 사례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내가 괜히 민감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판매자가 실수든 고의든 신품 대신 중고품을 제공할 가능성이 이제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몇몇 사례를 통해서 나는 온라인에서 신품 게임을 구매하는 것이 이제 두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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