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a Blog

SX-LITE 사용 소감 본문

Gear

SX-LITE 사용 소감

wehong 2024. 12. 7. 22:16

OCMC(One Chip MSX Clone)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SX-LITE'를 조금 사용해 보고 소감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구매 동기

FS-A1 mk II, X-II 등의 MSX 기기에 계속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과거의 MSX 기기를 잘 관리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생겼다. 3~40년 넘은 레트로 컴퓨터를 지금 잘 사용하려면 기기에 문제 발생 시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내 지식으로는 많은 종류의 문제들을 대응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중간에 꺼지는 전원, 안눌리는 키보드, read가 안되기 시작하는 FDD 등 갑자기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

현 시점에 이런 문제들을 조금 피할 수 있는 방법이 FPGA를 통한 구현물들이라고 생각했고, MiSTer 보다는 좀 더 전용의 기기 같은 OCM 클론을 떠 올렸다. 이미 'IQ 3000 큐티'라는 OCMC의 한 종류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슬롯이 2개 구비되어 있고 키보드도 풀사이즈를 장착할 수 있는 규격의 OCMC를 원했다.

SX-1, SX-2, SX-1 mini plus 등으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8bit4ever'에서 SX-E 및 SX-LITE를 판매하는 것을 보고 'SX-LITE'를 구매했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 안정성이 있는 OCMC를 사용해 보고 싶었다.

 

2. 제품 특징

SX-LITE는 SX-E의 염가형 버전이라고 한다. SX-E의 기능 중 멀티코어 지원 기능과 몇몇 부수적인 기능을 제외한 버전이다. 이미 MiSTer를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FPGA의 멀티코어 지원은 별로 필요하지 않아서 SX-LITE 정도가 괜찮아 보였는데, 다만 KdL 소스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 찜찜했다.

이전 SX 시리즈가 하나의 단일 보드를 사용해 제작되었던 것에 반해 SX-E나 SX-LITE는 하나의 보드 위에 다른 보드가 장착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는데 내부를 살펴보니, SX-E와 SX-LITE는 기성품 FPGA 보드를 사용하도록 디자인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FPGA 파트 고장 시 대응이 유연하겠지만, 기존에 탄탈 콘덴서 등을 이용해 나름 신경 쓴 듯 보였던 보드 디자인이 이번에는 조금 저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FPGA 보드 모듈은 QMTECH의 보드 제품을 사용한다. 칩셋은 Altera Cycle IV EP4CE15를 사용한다. 시중 판매되는 제품과 다른 점은 전원 커넥터가 빠져 있고 Flashing용 핀의 암수 방향이 다르다.

 

3. 외형

3D 프린팅된 기구물은 이전의 SX 시리즈와 비슷한데, 최근 상단에 투명한 아크릴을 사용해 내부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내부에 LED가 있어 동작시 볼 수 있다.

상단에 슬롯 2개는 모두 윗쪽으로 카트리지를 꽂도록 되어 있다.

전면 사이드에는 마이크로SD 카드 슬롯과 컨트롤러 포트 2개가 있다. 내부 디스크 스토리지 없이 카트리지로만 시스템을 사용하려고 해도(DIP 스위치 8번을 off 해도) 필수 파일이 복사되어 있는 마이크로SD 카드가 있어야 시스템이 정상 부팅하는데, KdL 소스 기반 OCMC들이 이렇게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오른쪽 사이드에는 PS/2 마우스 포트, PS/2 키보드 포트, VGA 포트, TAPE In 포트, AUDIO Out 포트, 전원 버튼, DC 배럴 잭이 있다. MSX2+ 규격 정도의 이 시스템에서 마우스 지원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며, PS/2 키보드 포트와 VGA 포트는 너무 가깝게 붙어 있어서 PS/2 컨버터 사용시 장착이 조금 거슬렸다. AUDIO Out 포트는 스테레오라고 하며 이어폰 보다는 외부 오디오 장치 입력용으로 보이는데 시스템 노이즈가 제법 들린다. DC 배럴 잭은 5V 전압에 center-positive 극성이며 2A 이상의 전류 공급을 권장하고 있다.

좌측 사이드에는 스위치 버튼이 3개 있다. 아래 보드를 SX-E와 함께 쓰기 때문에 3개 버튼이 있지만 SX-LITE에는 좌측 2개만 사용된다. 제일 좌측은 scanline 효과의 단계를 설정하는 것이고, 가운데 버튼은 시스템 reset 버튼이다. 제일 오른쪽 버튼은 SX-E에서 코어 전체의 마스터 reset 버튼이라고 하는데, SX-LITE에서는 눌러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후면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랫면에는 점퍼 핀, JTAG 핀, DIP 스위치, 그리고 구멍 2개가 보인다. 점퍼핀은 WiFi 전원용이라고 하며, JTAG 핀은 너무 튀어 나와 있어 다른 곳과 닿을 것 같아 테이프를 붙였다. 구멍 2개는 역시 SX-E에서 사용되는 스위치를 위한 구멍이다.

 

4. 기기의 장점으로 보이는 점들

FPGA 보드는 기성품을 사용했지만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메인 보드는 나름 품질이 괜찮아 보인다. PCB 소재도 괜찮아 보이고 SMD 타입 소자들도 신뢰성 있게 보였다.

VGA 영상 출력은 이 기기를 포함해 OCM/OCMC들의 장점으로 보인다. 비교적 최신 디스플레이에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자가 SX-E 구매자에게는 VGA-to-HDMI 컨버터를 선물로 준다고 하는데, SX-LITE 구매자는 대상이 아니다.

물리적 슬롯이 2개인 점은 IQ 3000 큐티에 비해 좋았고, PS/2 키보드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MiSTer에서 MSX 코어를 사용하는 것 보다 좋았다.

컨트롤러 포트 2번으로 MIDI 출력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될텐데 사용해 보지 못했다.

 

5. 기기의 단점으로 보이는 점들

생각보다 시스템 전체에 대한 신뢰성이 덜했다. MSX 실기 처럼 작동할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처음부터 카트리지 실행에 대한 문제를 겪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판매자의 판매 전 테스트가 생각보다 범위가 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게임 카트리지는 구동하는 것 같은데, 플래시 롬 타입 카트리지나 개인이 기록을 하는 카트리지 등에 대한 테스트는 거의 없는 것 처럼 보인다.

3D 프린터로 제작해 연약한 외관 하우징과 투명하지만 슬롯 입구 부분이 부러지기 쉬운 상판 아크릴 판도 단점으로 꼽겠다. 카트리지를 꼽거나 뺄 때나 상판을 열고 부품을 분해할 때 무리하게 힘을 주면 하우징과 상판이 부서질 것 같다.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별도로 Composite나 S-Video 출력 단자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해당 출력이 필요할 시에는 D-Sub 15핀에서 별도의 신호를 뽑도록 전용 케이블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6. 해프닝

최초 구매에 대한 글보드 교체에 대한 글에 구매 후 해프닝에 대한 내용을 올렸다.

 

'SX-LITE' 구매 및 문제 발생

OCMC(One Chip MSX Clone) 중 하나인 'SX-LITE'를 구매했다. 주문 후 거의 6주 정도가 걸려서 받았다.이전에 하얀색으로 3D 프린팅 된 케이스에 구성되어 있었는데 최근 SX-E와 비슷하게 검정색 케이스로 리

wehong.tistory.com

 

'SX-LITE' 보드 교체

구매했던 'SX-LITE'에서 'MMC/SD V4'나 'Yamanoooto' 같은 속칭 '특수팩'들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SX-LITE' 구매 및 문제 발생OCMC(One Chip MSX Clone) 중 하나인 'SX-L

wehong.tistory.com

그 동안의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코나미 게임 같은 정식 카트리지의 구동에는 문제가 없으나, 이상하게도 소위 '특수팩'이라고 불리우는 카트리지들(MMC/SD V4, Yamanooto, MMC 기록 카트리지 등)이 동작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판매자에게 문의를 하니 내부 커패시터가 잘못된 것 같다고 하면서 교체 보드(+하우징)를 보내주었고, 교체품을 구동해 보니 일단 이전보다 잘 구동은 되었다. 하지만...

 

7. 문제점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

우선 슬롯 2번에 MMC/SD V4 카트리지를 꽂고 시스템을 시작하면, 매우 높은 확률로 화면이 어두워지면서 M에서 MMCSD 프로그램 구동이 막힌다(아마도 MMC/SD V4에서 별도의 모드로 진입된 듯 하다). 간혹 잘 부팅된다고 해도 Game Runner 구동 시 높은 확률로 프리징 된다.

아마도 슬롯 쪽 전원(또는 전원을 지탱하는 커패시터)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호환성 문제라면 슬롯 1번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어야 하며, 슬롯 접속부 등 물리적인 문제라면 한 쪽에서 발생한 가능성이 클텐데 양쪽 보드에서 동일한 현상이 발생한다.

 

8. 전반적 사용 소감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에 MSX라는 플랫폼을 편하고 쾌적하게 사용하기 위해 이 기기를 구매했다. MiSTer에서 MSX 코어를 사용하는 것 보다 좀 더 실제 시스템을 쓰는 듯한 느낌을 받기 원했고, MSX 실기들보다 좀 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원했으며, IQ 3000 큐티의 단점들이 매꾸어지는 OCMC 기기를 원했다.

결론적으로 이 기기는 그런 점을 모두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MiSTer의 MSX 코어보다 좀 더 쾌적하게 구동되었지만 MSX 실기를 사용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MSX 실기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실기인 FS-A1 mk II에서의 문제와 비슷하게 원인 모를 문제를 겪고 있으며, IQ 3000 큐티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시스템 안정성은 더 떨어지는 것 같다.

고품질의 OCMC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예상했지만, OCMC든 실기든 겪을 수 있는 하드웨어 문제는 비슷해 보이기도 하거니와, FPGA 구현물들은 거의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전히 MSX 실기와 다른 OCMC, 그리고 MiSTer의 MSX/MSX1 코어를 사용하게 될 것 같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