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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ewell VAIO C1 VRX/K...

wehong 2008. 5. 4. 00:09
내가 가진 최초의 노트북었던 Sony VAIO C1 VRX/K가 결국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참으로 어의 없는 일에서 비롯되었다. Memory Stick Duo를 구형 Memory Stick 슬롯에다가 꽂으려고 했다가 빠지지 않아서 결국 분해할 수 밖에 없었다.

2000년 즈음 노트북이란 걸 구입하려고 마음먹다가 모 사이트의 소개 사진에 혹해서
거금 300만원을 주고 이 미니, 서브 노트북을 구입했다.
거기에 추가 메모리, Optical 드라이브, 몇 가지 PCMCIA 카드, 가방 등을 합치면 더 많은 돈을 썼던 것 같다.
느려터진 Crusoe CPU 성능에 주변에 빌려 주고도 원성을 듣기도 했고
맛간 베터리 때문에 삽질도 하고 잘못된 베터리를 구입하고 나중에야 아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하지만 이 녀석 때문에
미국에서 5주 있었을 때에도 인터넷을 쓸 수 있었고
캐나다 학회에서 발표 때 Power Point를 뜨워 주위의 시선을 받기도 했으며
호주나 일본에 가서는 디지털 사진의 포터블 스토리지 역할까지 했다.
이 느려터지고 변태 해상도를 가진 초미니 서브 노트북을 300만원 넘게 주고 샀다고 하면 사람들이 웃겠지만
이 녀석으로 이루어낸 일들을 기억하고 있노라면 어쩌면 300만원 넘는 가치를 활용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도 된다.

Memory Stick을 잘못 끼우는 잘못을 하기 전에, 이 녀석에게 이걸 끼워보려고 시도했다는 것이 이 녀석에게 유용성을 부여하려고 했었기 때문이었고, 그러기 조금 전에도 이 녀석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를 검색하고 리필 베터리 가격을 알아보고 있었으며, 리눅스를 깔 생각까지 했다.

어떠면 워드 프로세싱 정도가 필요하고 간소하게 이동해야 할 때 이 녀석이 다시 생각날지도 모르겠지만, 이 녀석에게 억지로 사용하기 위해 추가로 돈을 들이던 것을 하지 않아도 되니 그나마 다행이다.

Goodbye, VAIO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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