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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프레지던트'

wehong 2011. 2. 19. 23:45
드라마 '프레지던트'가 곧 종영한다. 처음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요즘도 챙겨보거나 그렇지는 않는다. 그런데 내용이 조금 유치해도 한국 정치라는 본질을 '대물' 같은 드라마보다 더 잘 그려낸 것 같아서 관심이 조금 있었다. 물론 안타깝게도 타 방송국의 드라마에 밀려 시청율은 고전하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정치 지역주의, 정경 유착 관계, 각자의 이익에 따른 정치인들의 이합집산 등 완벽하지 않지만 다양한 한국 정치 소재들이 다루어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선하디 선하게 그려내려고 하는 주인공 '장일준'보다 이익을 위해서 꼼수도 마다하지 않는 '박을섭', '백찬기' 같은 인물이 더 리얼하고 생동감있게 느껴지며, 주인공 측이면서도 부분 악역을 하는 '장일준'의 부인 '조소희'로 인해 극의 전개가 단조롭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요즘 한국은 보수 대 진보로 대립과 갈등이 크다. 그런 대립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데 문제는 양쪽이 균형을 맞추는게 아니라 한쪽이 다른 한쪽을 말살하려고 안달이 난 것 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중  '박을섭'이 '신의주'에게 했던, '정권을 잡으면 반대편 다 깨부술 것이냐? 자신을 반대하는 편도 다 포용할 수 있어야 정치할 수 있다'는 요지의 대사가 의미가 있게 느껴졌다. 게다가 '백찬기'가 '김경모'에게 이제껏 전쟁같이 치열하게 하지 않고 정권을 잡은 사람이 있는 줄 아느냐는 내용의 대사는, 주인공을 너무 순결하게 그려내는 작가 스스로에게 전달되었으면 싶었다.


추가: 종료되었다. 역시나 낮은 시청률로 종영된 것 같은데, 마지막 부분도 유치한 부분과 놀라운 부분이 함께 있었다. 박을섭의 '(주위에서 원로 정치인들이 지원을 안해주는데) 대통령되면 다 끝나는 줄 아느냐'라는 대사나 장일준 처형이 '대한민국은 기업이 안 도와 주면 안 돌아간다'며 인수위원회에 자기 기업을 참가시키려는 장면은, 한국 드라마의 전형적인 출생의 비밀 스토리 같은 틀에 뭍힐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장일준이 대통령은 되었지만 그것이 해피엔딩이 아니라 다른 스토리의 열린 출발이라는 느낌마져 전하는 듯 하다.

덧붙임 하나 더: 이 스토리에 보수나 진보의 개념을 넣어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주 '구시대 정치인'이라는 용어를 등장시키면서 정치에서의 신구 세대를 나누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정치인의 부폐의 정도도 거론될 수 있겠지만, 스토리에서도 나오 듯 주인공 장일준도 모든 것이 다 깨끗한 상태로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 장일준 본인의 뜻이 아이라 주위의 자의적 판단에서 나온 결과라고 하지만, 부인 조소희와 장인 같이 악역을 맡은 사람이 없었으면 내용이 달랐어야 했을 것이다. 그만큼 깨끗한 정치인이 정권을 잡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극이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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