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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 게임] '드래곤퀘스트 XI (Dragon Quest XI) :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 플레이 소감

wehong 2018. 10. 7. 20:59


드래곤퀘스트 오리지널 시리즈의 최신작이 9월 PS4 플랫폼에서 한글화되어 출시했다.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 시리즈와 '드래곤퀘스트 빌더즈' 시리즈로 이미 PS4 플랫폼에서 한글화 사례가 있고(현재 빌더즈 2편은 예정) 오리지널 시리즈(I, II, III, IV, V, VI, VIII)는 스마트폰 플랫폼에서 한글화가 되어 있어, 어쩌면 놀랍게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더구나 일본 발매 후 한동안 한국 발매 소식 없이 긴 시간이 흘러 김 빠진 면도 있다. 하지만 출시 전 부터 (PS4 한정) 한글화 소식이 발표되어 당시에는 한국의 팬들이 굉장히 반가워 했으며,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 (당대의) 현세대기에 출시할 때 한글화 된 '드래곤퀘스트'로 거의 최초가 아닌가 싶다. 최근 심형탁 배우가 출연한 CF에서도, 드래곤퀘스트를 한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의 음악에 극우인사로 알려진 '스기야마 코이치'가 참여하였기에, 한국인으로서 플레이 하기 참 마음 편하지 않은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의 모든 스탭이 그런 성향인 것도 아니겠고 '음악 정도인데 뭐' 하며 넘겨 버리기 쉬울 수도 있겠으나, 게임 판매금액의 일부가 그에게 돌아가고 그 금액이 그들의 활동에 사용될 수 있기에 거부감이 있고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도, 아무 것도 모를 때는 타이틀 음악을 듣고 그냥 웅장하다 생각했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이제 타이틀 음악을 들으면 군국주의 시대의 군가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들어 이제는 잘 듣지 않는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이 게임을 얘기하면서 꼭 언급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 해 본 이 시리즈의 게임은 I, II, V, VIII 편이며(엔딩까지 플레이 한 것은 아님), 파생작인 히어로즈2, 빌더즈 정도이다. 비교적 최근작인 IX, X 편은 경험해 보지 못했다. 이런 개인적 경험 때문인지, 이 게임에서 '히어로즈'와 '빌더즈'의 요소처럼 느낀 것들이 있었다. 과거 시리즈에서 주인공이 필드를 움직일 때 마다 무작위로(확률적으로) 적과 조우하게 연출했었다면, 이 게임은 '히어로즈' 시리즈처럼 주인공 캐릭터가 돌아다니는 필드에 적들을 표시하고 그 적들과 접촉이 생길 때만 전투가 발생하도록 표현되었다. 또한 빌더즈' 시리즈에서처럼 재료와 레시피를 이용해 무기와 보호구를 만들 수도 있게 되었다. 이러한 요소가 익숙하지 않은 것은 IX, X 편을 플레이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일텐데, 두 편 모두 한글화되지 않았기에 많은 국내 유저가 공통으로 받는 느낌일 것이라 생각한다.


1. 시스템

파이널판타지 게임이 과거 스타일에서 현대의 새로운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받아 들여 발전하고 있다면, 메이저 넘버링 타이틀의 '드래곤퀘스트'는 과거의 전통을 고수하면서 현재의 기술로 그 전통을 다듬는 방향이라 느꼈다. 슬라임을 비롯한 익숙한 몬스터(마물)들, 모험의 서를 비롯한 익숙한 플레이 시스템, 아직도 고수되고 있는 턴제의 배틀 등이 그러하다.

보이스 더빙을 배제하는(일본판 기준) 악습(? 개인적 생각임) 비슷한 전통도 그대로이며, 스토리 진행을 위해 플레이어가 주인공을 장소 이동시켜야 하는 JRPG의 노가다(?) 요구 특성까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주인공이 대사를 하지 않는 시리즈 전통은 플레이어에게 주인공의 스타일을 특정 짓지 않으려는 시도로 이해가 되지만, 요즘 게임들에 비해 게임 진행이 몹씨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시리즈 팬에게는 불만 요소가 아닐 것인데,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거부감이 드는 요소들이 될 것 같다.


2. 그래픽

파이널판타지 시리즈가 리얼한 그래픽을 사용하는 방향이라면,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는 '토리야마 아키라'의 원화를 살리는 만화풍의 그래픽을 유지한다. 언리얼 엔진을 활용했다고 하는 게임 내 그래픽 기술은 원화도 살리면서 3D 표현과 질감 표현에도 충실해 보인다.


3. 음성 출력

한국어 버전은 캐릭터 간 대화에서 영어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일본 RPG 게임에서 영어 음성을 듣는 것이 어색하다고 음성을 끄는 사용자들이 많은데, 그것과 다른 두 가지의 이유에서 개인적으로 음성을 끄고 플레이 했다.

첫째, 텍스트를 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스피치를 듣고 이해하는 시간보다 짧기 때문에, 보이스 없이 텍스트만 보는 방식에서 더 빠른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 게임의 영어 대사는 (의도적인지 모르겠으나) 천천히 그리고 또빡또박하게 말하기 때문에 빨리 진행하고 싶을 때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둘째, 한국어 텍스트 문장과 영어 스피치 문장 간에 정확히 1대1로 매칭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마치 싱크가 안 맞는 것 같은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추측컨데 영어 대사는 일본어 대사 원문에서 서구에 맞는 로컬라이징을 했고 한국어 대사는 일본어 대사를 기반으로 착실하게 번역되어, 둘의 간극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4. 음악

앞서 스기야마 코이치를 언급했지만, 그것과 별도로 본다 하더라도 이 게임의 음악은 별로다. 단조로운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그 때 필드를 계혹 돌아다니게 된다면 짜증이 발생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이제껏 거의 처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BGM을 껐다.

웃긴 것은, BGM을 끄면 멜로디를 가진 일부 효과음도 같이 꺼진다는 것이다. BGM과 효과음 구분이 모호하게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5. 스토리

게임을 하면서 제작진이 이 게임에서 가장 강조하는 요소는 스토리가 아닌가 싶었다. 마치 스토리를 선보이고 싶어서 게임의 나머지 부분이 만들어 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물론 스토리의 외양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연상되는 수준으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편도 아니고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어릴적 즐겨보던 만화영화를 연상시켰고, 이제는 아재가 된 시리즈 팬들의 감성을 자극할 법 한 것 같다.

선형적 스토리의 JRPG 대표작 답게 플레이어에게 선택권을 많이 주지 않는 대신, 스토리를 밀도 있게 전개한다. 뻔한 스토리도 있지만 간혹 이 다음에 어떡해 진행될까 싶은 에피소드들도 있었다.


6. 로딩

넓은 공간을 3D로 구성하다 보니 메모리가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은 된다. 문제는,일반 게임에서 공간 이동이 단계나 스테이지 전환에 발생하여 빈번하지 않은 반면 JRPG는 장소를 자주 왔다갔다 해야 하므로 이 게임에서 로딩이 나무 잦을 수 밖에 없다. 마을 내 어떤 집에 들어갈 때 별도의 전환 없이 seamless 하게 보여지는 것은 좋은데, A 마을에서 로라로 갈 수 없는 B 지역으로 가려고 하면  'loading'이라는 문구와 지연시간을 피할 수 없다.


마왕 우르노가를 물리치는 엔딩까지 플레이 했다.

엔딩 크래딧이 나왔으니, '진 엔딩'이니 뭐니 하는 건 접어두고 그만 플레이 하려고 한다. ;)



< VIII 주인공 스타일의 코스튬이 제공되기도 한다 >


< 선형적인 JRPG이기에 쉽게 구현 가능한 '지금까지의 줄거리' >


< 다른 게임처럼 로딩 시 팁을 알려 주며 시간을 벌지만, 별 영양가(?) 없는 정보가 많다. 플레이어를 스토리에 더 몰입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


< 플레이 중 당황스러웠던 순간 중 하나. '우리 여자'라니... 드퀘에서도 LGBT 고려가...? >


< 전통적 방식의 턴제 배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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