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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W Zero에서의 에뮬레이터들에 대한 사용기

wehong 2019. 8. 10. 22:12

1. 서론

이전에 GCW Zero에 대해 사용기를 작성한 적이 있다. 당시 글을 작성할 때 이 기기의 에뮬레이터에 대한 내용은 최대한 삼가고 싶었는데, 게임 에뮬레이터을 다루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기는 사실 레트로 게임 에뮬레이터로서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게임을 사용하여 이 기기의 에뮬레이션 환경에 대해 설명을 하고자 한다.




2. 하드웨어 특성

발매 후 5년이 다 된 시점에 이 기기의 에뮬레이션 환경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최근 이 기기와 유사한 중국산 에뮬레이터 기기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RS-97, LDK, RG300 등의 중국산 에뮬레이터 기기 보다 GCW Zero가 더 오래되었지만 JZ47XX 프로세서를 사용한다는 점과 OpenDingux 기반이라는 점이 유사한데, 그런 기기들과 비교를 중심으로 GCW Zero의 하드웨어 특성을 먼저 살펴보겠다.


(1) 디스플레이 화면

중국산 에뮬레이터보다 GCW Zero가 못한 점 중에서 크게 부각되는 점은, GCW Zero의 디스플레이 화면이다. TFT 타입의 LCD 패널인지 명확히 명시된 자료를 찾을 수는 없지만, 최근 기기들에 비해 밝기도 부족하고 시야각도 좋지 않다.


(2) 보조 버튼 (볼륨 버튼, 밝기 조정 버튼, 홈 키 등)

GCW Zero가 가진 버튼들은 대부분 게임에서 컨트롤에 사용되는 액션 버튼으로, 부가적인 요소들을 조정하고 어플리케이션을 종료할 버튼들이 없다. GCW Zero의 에뮬레이터들에서 설정 화면으로 진입하거나 종료하기 위해 키 조합을 사용해야 한다. 화면 밝기 조정은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사운드 볼륨 조정은 기기 홈 화면에서 믹서 앱을 실행시켜 조정해야 한다. 반면 중국산 에뮬레이터 중에는 소리의 크기를 조정하는 볼륨 버튼, 화면의 밝기를 조정하는 버튼, 앱을 종료하는 홈 키 등을 가진 제품이 많다.


(3) 프로세서

GCW Zero가 Ingenic의 JZ4770을 사용하는데 비해, 대부분의 중국산 에뮬레이터들은 JZ4760을 사용한다. 오버클럭킹을 할 수도 있고 에뮬레이션에 큰 차이를 못 줄 수도 있지만, JZ4770은 1GHz 클럭에서 동작하고 L2캐시가 존재하는데 반하여 JZ4760은 기본적으로 600MHz로 동작하고 L2 캐시가 없다고 한다(Wikipedia Ingenic Semiconductor 항목 참조).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중국산 에뮬레이터들이 JZ4760 프로세서를 매우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인데, 저렴하고도 성능 좋은 프로세서들이 많이 출시되었을 것이기에 다른 프로세서 기반으로 더 성능 좋은 에뮬레이터 기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시도들을 하고 있지 않다. 새로운 아키텍처에서 OpenDingux 기반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원인을 예상해 본다. 


(4) RAM

대부분의 중국산 에뮬레이터들이 128MB~256MB인데 반해, GCW Zero는 512MB(DDR2) 메모리를 가지고 있다. 유사 에뮬레이터 기기들에 비해 GCW Zero가 가지는 장점이며 GCW Zero 전용 에뮬레이터들이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라고 생각된다.


(5) GPU

GCW Zero는 나름 GPU가 있어 OpenGL ES 2.0을 통해 3D 게임을 제공할 수 있으나, 설치가 편한 펌웨어가 몇 년간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상황을 보면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3. GCW Zero의 조작성 문제점

GCW Zero는 십자키, A/B/X/Y 버튼, L/R 숄더 버튼, Start/Select 버튼, 슬라이드식 아날로그 스틱, 잠금식 슬라이더의 조작 체계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레트로 게임을 플레이하기에는 큰 부족함은 없는 편이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에뮬레이터를 소개하기 전 이에 대한 언급을 먼저 할 필요가 있겠다.


(1) A, B, X, Y 버튼의 깊이

A, B, X, Y 버튼을 사용하는 느낌이 나쁜 편은 아닌데, 문제는 버튼을 누르는 깊이가 큰 편이라 빠른 버튼의 연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단순한 느낌이지만, 닌텐도 스위치나 3DS의 버튼에 비해 2배는 더 눌러야 버튼이 인식되는 느낌이다. 연사가 필요한 액션 게임이나 정확한 입력 타이밍이 중요한 리듬 게임에서 이러한 특성은 큰 단점이 된다.



(2) 홈 버튼의 부재

십자키, A/B/X/Y 버튼, L/R 버튼, Start/Select 버튼 등의 대부분의 키를 SNES 에뮬레이터 등에서는 모두 사용한다. 에뮬레이터의 설정을 바꾼다거나 에뮬레이터를 종료하려면 이런 키 외에 별도의 키가 필요한데, 앞서 하드웨어 특징에 대해 설명한 바와 같이 GCW Zero는 많은 기기에서 제공하고 있는 홈 버튼 등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것을 키 조합 같은 별도의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더구나 이런 방법들이 에뮬레이터 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혼돈스러울 가능성이 많다.


(3) 아날로그 스틱 미사용

대부분의 GCW Zero 에뮬레이터에서 아날로그 스틱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공간은 차지하고 있는데 레트로 게임 에뮬레이션에서는 별로 쓸모 없는 모양이 되었다. 중국산 에뮬레이터 기기에서 에뮬레이터들이 십자키와 아날로그 패드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4) 기타

GCW Zero 사용자들은 십자키의 감이 나쁘다거나 Start/Select 버튼의 감도를 지적하고 있다. 이 점들은 개인적으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십자키는 오래 사용하니 조금은 부드럽게 길들여 졌고, Start/Select는 게임 내에서 많은 사용하는 기능이 아니니 감도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4. 에뮬레이터 종류 및 특성

(1) NES / 패미컴 - Fceux



낮은 사양의 에뮬레이터 기기 하드웨어라도 대체로  NES의 에뮬레이션의 무리 없는 경우가 많다. GCW Zero도 무리없이 에뮬레이션하는데, 쉽게 찾을 수 있는 에뮬레이터로는 Fceux가 있다. 아직까지 플레이 하면서 입력지연이나 부하를 경험하지 않았다.



(2) SMS (세가 마스터 시스템), Game Gear (게임기어) - SMS_SDL



SMS 게임들은 Picodrive나 Genesis Plus GX에서도 에뮬레이션되지만 SMS와 Game Gear 에뮬레이션용으로 SMS_SDL을 사용할 수 있다.

SMS 에뮬레이션도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구동에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닌데, Game Gear 게임들의 구동 처리가 일부 어색해 입력이 빨리 처리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었다. 그래서 실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상태 저장이나 화면 조정 등의 설정 기능은 나름 충실한 편이다.



(3) SNES / 슈퍼패미컴 - PocketSNES



최근 중국산 OpenDingux 기반 에뮬레이터 기기(RS-97, LDK, RG300 등)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PocketSNES가 GCW Zero의 초기부터 SNES 에뮬레이터로 사용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GCW Zero에서야 비로소 SNES 게임을 원활히 에뮬레이션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개인적으로 확인해 보니 특수 칩이 들어간 '스타폭스' 등의 게임까지 원활히 구동되지는 않았다. 에뮬레이터의 설정에 프레임스킵을 켜야 어색하지 않게 구동되는 까다로운 게임들이 존재한다. 물론 많은 게임들은 60 프레임으로 구동되며, 특히 SNES에서 RPG를 많이 즐기는 플레이어라면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GCW Zero 화면의 해상도가 320x240이기 때문에 스캔라인 추가와 같은 화면 설정 기능은 들어가 있지 않다. 






(4) 메가 드라이브 / 제네시스 - Genesis Plus GX, Picodrive


  


메가 드라이브 및 제네시스 에뮬레이터로는, 다른 플랫폼에서도 유명한 Genesis Plus GX와 Picodrive 모두 존재한다. 두 에뮬레이터 모두 잘 구동되는데,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Genesis Plus GX 쪽이 더 정밀하게 에뮬레이션 한다는 평이 많아 Genesis Plus GX를 많이 사용했다. Sega Master System 게임와 Game Gear 게임도 구동할 수 있다. 메가 드라이브 / 제네시스 에뮬레이터도 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GCW Zero에서의 에뮬레이션도 크게 무리없는 수준으로 보인다.



(5) PC 엔진 - Temper, Mednafen PCE


 


Temper는 초기부터 제공되던 에뮬레이터인데, 구동할 파일의 선택이 불편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잘 구동되는 편이다.

Mednafen은 복합 에뮬레이터로서 PC엔진용의 Mednafen PCE가 GCW Zero에 제공되는데, Mednafen이 좋은 에뮬레이터로 평가 받고 있다 하더라도 GCW Zero용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편리성이 많이 부족하다. 특히 에뮬레이터의 설정을 변경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두 에뮬레이터 모두 HuCard 게임만 지원하고 CD-ROM2 게임은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Temper의 경우 HuCard 뿐 아니라 CD-ROM2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고 한다. 특정 디렉토리에 BIOS 파일을 위치시키고 구동시키면 된다고 하는데, 직접 해보니 잘 안되었다.



(6) 아케이드 - Final Burn Alpha, mame4all, XMAME


    


안드로이드 등의 다른 에뮬레이터 환경과 비슷하게 GCW Zero에서 아케이드 게임의 에뮬레이터로 Final Burn Alpha, mame4all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무난한 것은 Final Burn Apha이지만 다른 환경과 비슷하게 FBA가 모든 게임 롬을 구동하지는 못한다. 일부 게임은 저사양에 맞추었다고 알려진 mame4all로 구동해야 한다. mame4all은 FBA에 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좋지 못하다. XMAME라는 에뮬레이터도 사용할 수 있지만, FBA와 mame4all을 사용한다면 특별히 XMAME로 구동해야 할 것은 없어 보인다.



(7) 게임보이 - OhBoy, Gambatte


  


GCW Zero 초기에 게임보이 에뮬레이터로 OhBoy가 사용되었다가, 이후 좀 더 충실한 재현도로 알려진 Gambatte 에뮬레이터가 GCW Zero로 등장했다.

선명한 화면을 보기 위해 오리지널 화면의 픽셀과 1:1로 출력을 하게 되면 GCW Zero 화면에 빈공간이 발생하는데, OhBoy나 Gambatte  두 에뮬레이터 모두 보더(border) 출력을 지원한다. 게임보이 보더를 적용하면 제법 그럴 듯 하게 보이기도 한다. 보더와 함께 1:1로 출력되는 화면이 작다고 느낀다면 에뮬레이터에서 추가적으로 지원하는 스케일러를 적용해 크게 화면을 볼 수도 있지만 흐리게 볼 수 밖에 없다.

두 에뮬레이터는 팔레트도 지원해서 오리지널 흑백 게임보이와 같은 색감으로 출력되게 할 수도 있다.



(8) 게임보이 어드벤스 - ReGBA



GBA 에뮬레이터인 ReGBA는 오래되었으면서도 성능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에뮬레이터이다. 게임 '메트로이드 퓨전'을 이 에뮬레이터에서 엔딩까지 플레이 해 본 적도 있다.

GBA의 해상도도 GCW Zero 해상도 보다 작기 때문에 스케일링 없는 1:1 맵핑 화면 설정시 빈공간이 생기게 되며, 이 에뮬레이터에서 보더(border)를 써서 빈 공간을 매꿀 수 있다. 스케일러를 써서 화면을 채울 수도 있지만 당연히 화면이 흐려진다.




(9) 네오지오 포켓 - Race, Mednafen


  


네오지오 포켓 에뮬레이터로는, 다른 플랫폼에서도 유명한 Race가 존재하지만 GCW Zero에서는 비교적 일찍 개발이 중단되었다. Mednafen에서 네오지오 포켓 에뮬레이션을 지원하는데, 앞서 설명한 것 처럼 GCW Zero에서의 Mednafen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고 별도의 설정을 지원하지 않는 편이다.

네오지오 포켓의 해상도는 GCW Zero보다 작고 거의 가로/세로 비율도 1:1로 독특해서, 빈 공간을 보더를 채우거나 화면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 Race는 보더를 지원하기도 하고 스케일링을 지원하기도 하며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친절하지만, 에뮬레이션의 완성도가 조금 부족해서 '메탈슬러그 2nd Mission'의 경우 음성 출력이 완전하지 않다.

Mednafen에서는 스케일링으로 GCW Zero 화면 전체 출력하는 것만 지원하는데, 별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화면도 없어서 종료 버튼 조합도 찾아보지 않으면 쉽게 알 수 없다.




(10) DOS - DoxBox, zerox86


  


DOS 환경 에뮬레이터로 유명한 DosBox를 GCW Zero에 사용할 수 있으며, 비교적 더 최근의 에뮬레이터인 zerox86을 사용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설정의 문제인지 zerox86이 잘 동작하고 있지 않아 거의 DosBox만 사용하고 있지만 DosBox 에뮬레이터도 종료가 되지 않는 문제를 겪고 있다. 에뮬레이터 자체의 문제 뿐 아니라 DOS 환경의 설정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GCW Zero에서 다양한 DOS 게임을 두루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편하게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1) PlayStation 1 - Pcsx4all



Pcsx4all이라는 에뮬레이터로 PS1 게임을 에뮬레이션 할 수 있다. 하지만 3D를 많이 사용한 게임은 프레임 저하가 심해 제대로 플레이하기 어려워 보인다. 2D 기반의 게임은 그런대로 잘 구동되는 듯 보인다.



5. 총평


안드로이드 기반 에뮬레이터를 본격적으로 접하기 전에는 GCW Zero의 아쉬운 에뮬레이션 환경에 아쉬움을 느꼈었다. 특히 에뮬레이터들이 실기의 느낌을 충실히 재현하지 못하는 듯 해서 불만이 컸고, Retroarch에 있는 쉐이더 기능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GPD XD Plus로 안드로이드 에뮬레이션 환경을 좀 깊게 경험해 보고서는 OpenDingux(Linux) 기반의 에뮬레이션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입력 지연이 적고 부팅 시간도 덜 걸린다는 점이 큰 장점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중국에서는 라즈베리파이 파생 보드 기반의 에뮬레이터와 함께 JZ47XX/OpenDingux 기반 저렴이 에뮬레이터를 많이 출시하고 있는 듯 보인다. 더 화사한 디스플레이, 편리한 부가 버튼, 계속 향상되고 있는 펌웨어와 에뮬레이터, 좀 더 저렴한 가격 등으로 GCW Zero를 앞선 면도 있지만, 조금 더 좋은 프로세서, 더 많은 RAM 메모리, 열린 유저 개발 환경 등으로 GCW Zero는 아직까지 버려질 정도의 기기는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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