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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 (Joker)' 관람 소감 본문
개봉을 기다리다 개봉 첫날에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평가는 굉장히 좋은 편인데, 'The Guardian'이나 'IGN' 같은 곳에서는 만점의 평가를 부여했다. 반면 'Time'이나 'The New Yorker' 같이 매우 박한 평가 점수를 부여한 곳도 적지 않다. 왜 이렇게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었을까? 영화를 보기 전 의문이었고, 영화를 보고 나니 조금 이해가 되었다.
DC의 코믹스나 영화에서 조커라는 캐릭터는 배트맨 시리즈의 대표 빌런으로서, 그 기원이나 배경이 조금 소개된 적은 있어도 이 영화처럼 조커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묘사되거나 그 인물의 감정선을 타고 이야기가 흐른 적이 거의 없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미치광이였다가, 또 다른 스토리에서는 배트맨에 집착하는 악당이었다가, 또 다른 곳에서는 사람들을 이간질시키는 협작군이기는 했지만 하나의 이야기 내에서 조커의 이미지는 고정적이었고, '미쳤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조커의 캐릭터 특징은 일반인이 따라가며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 미치광이 캐릭터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풀고 인과관계를 설명하며 관객을 공감하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영화가 그런 시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배트맨의 숙적으로 잘 알려진 이 캐릭터(이 영화의 아서가 배트맨의 숙적인 조커인지 아니면 그 조커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인지 영화는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가 가난하고 정신질환이 있는 일반인이었고, 그의 주변 인물들과 미쳐 돌아가고 있는 사회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이야기 한다면?
그렇기에 이 영화가 극단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즉 그 소재가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에게 다르게 읽힐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부모에게 학대당하고 동료에게 배신당하며 부유층에게 멸시 받고 사회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는 환경이 조커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공감된다면 이 영화에 높은 점수를 부여할 것이며, 그런 상황에서도 범죄를 정당화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이 영화를 불쾌하게 바라볼 것이다. 영화 속에서 조커는 자신이 정치적이지 않다고 언급했지만 정작 이 영화는 그런 정치적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진보적 성향 언론인 'The Guardian'의 평가와 보수적 성향의 언론인 'Time'의 평가의 차이를 보라).
트레일러를 보고 예상한 스토리 보다 단순하지 않았는데 반전의 반전이 배치되어 있기도 했고 배트맨 초기 스토리와의 접점도 존재한다. 빈부 격차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고담 시의 계층 간 크다는 것은 배경 설명으로 이해되지만, 아서의 행동이 대중들에게 왜 어필하게 되는지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여 그 부분에 대해 공감이 쉽지는 않았다.
이 영화에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아마도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일 것이다. 웃음과 울음이 묘하게 섞인 그의 울부짖는 연기는 조커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이게 만들었다. 소피를 바라보는 다정한 표정에서부터 TV쇼에서 보여주는 광기어린 행동까지, 한 캐릭터에서 너무나 다양한 모습들을 연기했다.
특히 광기에 휩싸인 연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그의 다음 행동이 예측되지 않아 더욱 더 공포스러움을 연출했다. 일반적인 다른 영화에서 어떤 캐릭터가 총기를 마구 다루는 장면이 나온다면 그 캐릭터가 총을 쏠 것인지 총을 버릴 것인지 그런 행동들이 예측되는데, 그가 연기한 조커는 총기를 다룰 때 그가 그것으로 어떤 행동을 하게 될 것인지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아 긴장되었다.
이 영화에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하기도 했지만, 영화 '택시 드라이버'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도 좋아할 것 같다. 이상하게도 그 영화가 연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