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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Analogue Pocket 출시 예정 소식에 대한 느낌

wehong 2019. 10. 20. 21:25

자주 가는 사이트에서 여러 글을 살펴보다가 Analogue사에서 Pocket이라는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Analogue는 슈퍼패미컴이나 메가드라이브를 FPGA로 구현한 기기를 판매하고 있는 회사이며, 메가드라이브를 복각한 Mega Sg는 직접 구매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다음 행보는 PC엔진이나 NeoGeo의 복각이라고 예상했는데, 휴대형 게임 콘솔의 복각을 계획하고 있었나 보다.

그런데 그 계획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작성해 본다. 개인적으로 이 회사의 만우절 농담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항목을 좀 나누어 설명해 보겠다.

 

< 소개 홈페이지 (이미지: 홈페이지 캡쳐) >

 

 

1. 2개의 FPGA 사용

Analogue의 기존 제품에서도 FPGA를 사용했기 때문에 휴대형 콘솔을 복각한다고 했을 때 FPGA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런데 1개가 아니라 2개를 사용한다고 하니 의아했다.

이 기기가 구현하는 대상은 게임보이, 게임보이 컬러, 게임보이 어드밴스, 게임기어, 네오지오포켓 컬러, 아타리 링스인 것 같은데, 각각의 플랫폼이 높은 성능을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지원 플랫폼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코어를 나누어 사용하려는 것이라 짐작된다. 심지어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의 코어를 추가할 수 있도록 FPGA 하나를 개방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MiSTer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2. 3.5인치 화면에 들어가는 1600x1440이라는 엄청난 해상도

구현 대상 플랫폼 중 1600x1440의 해상도 필요한 것은 없다. 특히 3.5인치 화면에 이 해상도가 들어가다 보니 인치 당 픽셀(Pixel Per Inch, PPI)이 615에 달한다(아이폰이나 갤럭시노트 등의 스마트폰이 300~400 정도의 PPI이다). 게임보이 등의 휴대기기만 생각했다면 채택하기 아까운 해상도이다. 이러한 해상도와 더불어 LTPS라는 LCD 패널 종류를 적용하다 보니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기기의 가격을 $199에 책정하면서 까지 이런 성능을 선택한 이유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3. Digital Audio Workstation?

아무튼 이 기기에서 신디사이저(synthesizer)와 시퀀서 역할을 할 수 있는, Nanoloop라는 이름의 Digital Audio Workstation이 내장된다고 한다. 이런 기기에서 그런 작업을 기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이며, 이런 기기에서 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의 범위가 얼마나 될 지 의문이 든다. 넓은 화면의 데스크탑이나 태블릿 또는 스마트폰에서 해도 될 것이기에, FPGA를 이용한 3.5인치 장비에서 게임 컨트롤 버튼을 가지고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4. Dock

독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독을 통해서 HDMI 출력을 할 수 잇고 USB 컨트롤러를 유선으로 연결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로 무선 컨트롤러 연결도 할 수 있다고 한다. 휴대형 콘솔 게임을 HDMI로 출력하거나 외부 컨트롤러로 플레이 할 필요가 있을까?

 

 

이러한 여러가지를 종합해 볼 때, Analogue는 이 기기를 단순한 게임보이 복각기로 보고 계획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다른 여러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는 복합 레트로 하드웨어 에뮬레이터를 생각했던 것 같고, 심지어 그것을 넘어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담을 수 있는 종합 포터블 기기를 생각했을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

여분의 FPGA는 사용자에게 오픈해서 MiSTer 프로젝트에서처럼 사용자가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로 보이며, 거대한 해상도는 8bit 휴대용 콘솔 플랫폼을 넘어서 다양한 플랫폼 환경까지 재현할 수 있는 토대를 세우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Digital Audio Workstation은 이 기기에서의 개발에 관심있는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 데모 프로그램처럼 느껴지며, Dock은 이 기기를 닌텐도 스위치 수준으로 확장해서 제공하려는 계획의 일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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