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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코드 모조 (Chord Mojo) 구매

wehong 2021. 2. 19. 22:44

사건의 발단은, 모 커뮤니티에서 회원 한 분이 자신의 DAC을 소개한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그걸 보고 바로 질렀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그 글을 보고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사용을 거의 하지 않던 헤드폰 앰프가 생각났다. 그걸 몇 년 만에 꺼내서 노트북에 연결해서 소리를 들어 보았다. 저가형 이어폰으로 들었는데도 소리가 너무 좋았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였으면 이걸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날 아침 다시 한번 헤드폰 앰프를 노트북과 연결했는데, 장치 인식이 되지 않았다. USB 케이블을 바꾸어 보아도 현상은 동일했고, 다른 PC에 연결해 보아도 현상을 똑같았다. 헤드폰 앰프를 뜯어 회로를 살펴보았는데 DC-DC 컨버터가 좀 헐거워졌다는 것 외에 겉으로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 DC-DC 컨버터 납땜을 새로 해보아도 상황은 동일했다. 헤드폰 앰프가 고장났다 생각하고 더 이상 찾아보지 않았다. 이야기가 그냥 여기서 끝났다면 이걸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 PC에서 평소처럼 음악을 듣는데, 헤드폰 앰프에서 듣던 소리가 자꾸 떠올랐다. PC에서 직접 음악을 듣는 것은 그 때 만큼 만족감이 들지 않았다. 손이 저절로 DAC이나 헤드폰 앰프를 검색하고 있었다.

 

코드 모조의 명성은 알고 있었는데 가격도 알고 있었기에, 처음에 구매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휴대형과 거치형 헤드폰 앰프 제품군을 살펴보는데 마음에 딱 드는 제품이 잘 없었고, 가격을 생각하면 이것을 지금 내가 구매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물론 이성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헤드폰 앰프를 맛본 감성은 뭔가를 사야할 것 처럼 만들었다.

 

어떤 제품은 6.3파이 변환 어댑터를 필요로 했고(좋은 소리를 위해서는 이 어댑터도 수 만원짜리를 써야 했다), 어떤 제품은 중저음 강조가 심하다고 했으며, 어떤 제품은 국내 리뷰를 검색해 볼 수가 없었다. 어떤 제품은 DAC 기능만 있고, 어떤 제품은 광(光) 입력이 없어 아쉬웠으며, 어떤 제품은 가격의 벽을 뛰어넘기 어려웠다.

 

결국, 조금 비싸지만 검증되고 무난한 이 제품을 선택했다. 연식도 좀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레퍼런스 할 자료도 좀 보였고, 일단 음색이 플랫하다고 해서 구매를 고려했다.

 

조금 사용해 보니, 과거에 사용하던 헤드폰 앰프만큼 마음에 감동을 아직 못 받았다. 아마도 설정을 잘 못했거나 좋은 리시버를 붙이지 못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소스 장비는 Windows 기반의 데스크탑 PC와 macOS 기반의 Mac mini, Macbook Pro, 그리고 Ubuntu Linux를 설치한 Macbook Air를 사용했고, 리시버로는 좋은 최신 장비가 없어서 MDR-1RBT MK2, TripleFi 10, B&O A8, 포낙 PFE 122 정도를 붙여 보았다. 전문가들이 '이런 것 하고 연결하는 걸 보니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구매했네'라고 해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이것들 밖에 없다보니 할 말이 없다. 좋은 품질의 음원 소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도 큰 인상을 받지 못한데 한 몫 했을 것이다.

다른 'DAC + 앰프' 제품들이 제공하는 다이얼 방식의 볼륨 조절 대신 +/- 버튼을 채용한 것과 기본 구성품 많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잘 모르지만 가지고 있는 것들로 들어 본 중에는 macOS의 Macbook Pro에서 TripleFi 10과 조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A8과는 좀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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