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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읽는 중 본문
읽고 있지만, 한 개인과 관련 인물들 및 주변 상황을 상세히 다루고 있는 방대한 분량이라 완독이 쉽지 않다.
이 책이 평전이기 때문에 그의 일생의 극적인 부분을 확대해서 기술한다기 보다는 그의 인생에 대한 여러 기록적 사실들을 열거하는 편에 가깝다. 영화 '오펜하이머'의 기초가 된 책일지라도 이 책은 일반적인 영화나 소설과 다르게 드라마틱한 방식으로 내용이 서술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의 일생을 빠르고 간략하게 파악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읽기 힘든 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로버트 오펜하이머에 대한 여러가지 자료를 참조하고 언급하기 때문에 책의 분량이 상당하다. 지인의 증언이나 그의 편지 등의 자료를 통해 그의 사고를 추론하며, 그와 관계가 깊은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상세한 정보를 제시하여 그에게 주었을 영향까지도 독자가 가늠하게 만든다.
20세기 초 물리학 분야 거장들의 이야기나 1930~40년대 유럽, 미국, 소련의 사이의 정세나 이데올로기 간 대립 등 특정 분야에 관심있는 독자에게는 흥미롭게 읽힐 부분도 있겠지만, 맨하튼 프로젝트의 진행 등 특정 이벤트에만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는 본인이 원하는 내용까지 가기에 분량적으로 압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유년기 시절 부터 근거자료와 함께 제시되는 디테일한 내용들은 그의 다른 시기에 그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단서로 보인다. 과학자이면서 반핵 활동을 주도하는 인문적 소양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나중에 그가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는 원인 중 하나인 진보적 성향은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New Mexico에 대한 동경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등.
여담이지만 영화 '오펜하이머'의 오펜하이머 역을 맏은 킬리언 머피(Cillian Murphy)가 그와 외모가 많이 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는데, 책 속에 나오는 그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니 킬리언 머피와 그의 젊은 시절 모습에 닮은 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