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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X 게임] '몽대륙 어드벤처 (夢大陸 アドベンチャー)'에 대한 생각 본문
개인적 이야기를 좀 하자면, '몽대륙 어드벤처'(이하 '몽대륙')은 어릴 적 사촌동생이 MSX 기기인 IQ-1000에서 플레이 하는 것을 보고 매료되었던 게임이다. 그 때 흑백 모니터에 조악한 컨트롤러로 플레이 했지만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Apple II+ 호환기 컴퓨터의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래픽과 음악, 그리고 놀라운 게임성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훨씬 지난 다음에도 개인적으로 '재믹스'라고 하면 '마성전설'이 먼저 떠오르고 'MSX'라고 하면 '몽대륙'이 먼저 떠오른다. MSX 호환기라 할 수 있는 'IQ 3000 큐티'를 구매했을 때 제일 먼저 마련한 게임이 이 게임의 복각 카트리지였는데 이후 MSX 실기들도 가지게 되면서 코나미의 정품 카트리지도 구매했다.
이 게임은 '남극탐험(けっきょく南極大冒険)'의 속편으로 알려져 있다. 전편과 동일하게 펭귄이 주인공이고 유사 3D 화면을 채용하고 있지만 사뭇 분위기는 다르다. 전편이 왈츠풍의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빙판길의 장애물을 피하며 남극점을 순회하는 다소 단조롭고 평화로운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은 주인공이 공주의 병을 낫게 하는 황금사과를 긴급하게 가져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임이다. 타이틀 화면에서 주인공 '펭타'의 눈물이나 스테이지 끝에서 그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그의 절박함이 간접적으로 느껴진다.
'메가 롬' 게임이 되면서 '남극탐험' 보다 게임의 구성이 풍부해진 것도 게임의 특징이다. 화폐가 되는 물고기로 아이템을 구매하기도 하고, 빙판 외에 동굴이나 물 속 등 이색적인 스테이지가 존재하기도 하며, 곳곳에 숨겨진 워프존이나 보스와의 결투도 있다. 그래픽도 깔끔하고 섬세하며, 유사 3D 화면 효과도 나름 괜찮아 어색함이 없다. 전편과 같이 MSX1의 성능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전편보다 커진 게임 용량을 잘 사용한 느낌이다.
게임의 난이도는 게임이 진행될 수록 매우 어렵다. 방해하는 적들이 공격 패턴이 점진적으로 무자비해 지는 것 같다. 진행과정을 세이브 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워프 없이는 스무 개가 넘는 스테이지를 플레이 해야 한다. 스테이지 개수가 많은 만큼 난이도를 낮춰서 좀 더 편하게 플레이 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당시 80년대 게임들 처럼 시간을 많이 들여 익숙해지지 않으면 중후반으로의 진행이 어려운 스타일이다.
등장하는 아이템이 많다는 점은 흥미롭다. 지하의 상점에서 구매해야 하는 것도 있고 특정 조건에 따라 출현하는 것도 있다. 아이템 중 일부는 이미지 아이콘만 봐서는 직관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반지, 목걸이 등)가 많아서, 사전에 메뉴얼이나 설명자료를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어릴 적 이 게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배경음악이다. 화려하지 않은 MSX의 PSG 사운드임에도 흥겹거나 따뜻한 느낌의 음악들이 좋았다. 당시 MSX 기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어도 나중에 MSX 기기를 다시 찾게 될 때 까지 이 게임의 음악은 기억하고 있었다. 가장 좋아했던 BGM은, 강을 배경으로 한 스테이지에서 나오는 'River Run'과 사막을 배경으로 한 스테이지에 나오는 'Red Desert'이다.
이 게임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온라인 상에서도 이 게임을 언급하고 다시 플레이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과거에 재믹스나 IQ-1000/2000 같은 MSX 기기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신나는 음악의 이 게임이 인상적이었을 것 같다. 옆에서 바라보면서 몇 번 플레이 하기만 했던 나에게도 시간이 많이 흐른 후 까지 기억에 많이 남는 게임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