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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 게임] '용과 같이 8' 스토리 엔딩 까지 플레이 소감 본문
예전에 구매했던 '용과 같이 8'을 스토리 엔딩 까지 플레이 했다.
7편 본편 처럼 RPG 스타일이다 보니 굉장히 오랫동안 플레이 했다. 플레이 한 소감을 간략히 적어 보고자 한다.
※ 이하 내용은 게임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을 수 있음
(1) 잘 구현해 놓은 하와이 거리
작년 말 하와이를 방문했기에 게임 출시 전 부터 이 게임에서 하와이의 거리를 어떻게 구현했을지 궁금하게 생각했다. 다른 거리는 잘 모르겠지만, 와이키키 거리 모습은 매우 잘 구현해 놓은 것 같다. ABC 스토어나 대표 음식들(로코모코, 셰이브 아이스 등)의 등장도 재미있었다.
(2) 여전히 탄탄해 보이는 JRPG로서의 구성
7편 본편 '빛과 어둠의 행방'의 플레이 소감에서 이전에 언급했듯이 7편 본편은 굉장히 본격적인 JRPG였다고 생각한다. 7편 외전 '이름을 지운 자'에서 액션 게임 장르로 돌아 갔지만 이 게임은 다시 7편 본편과 장르에서 궤를 같이하고 있다. 턴제 배틀 방식을 비롯해 HP와 MP의 개념, 캐릭터의 성장요소와 변경 가능한 직업들, 전통적인 JRPG 특성을 갖춘 무기와 아이템 등이 이 게임의 장르가 현 시대를 배경으로 한 JRPG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RPG 장르로서의 특성과 턴제 배틀 시스템 또한 견고하게 잘 구성되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그동안 시리즈 내 키류 카즈마의 행보에 대한 복기
게임 제작진들은 엔딩 노트나 엔딩 드라마라는 구성을 통해 키류의 발자취를 되돌아 보는 방식을 취했다. 시리즈에 등장했던 많은 캐릭터들이 이 게임에서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그동안 시리즈 게임들을 플레이 해 온 팬들에게도 과거의 플레이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게 하는 팬 서비스가 아닌가 싶다.
(4) 7편 본편 보다는 아쉬운 게임 스토리
7편 본편인 '빛과 어둠의 행방'의 경우 게임 시리즈 전체 중에서 손에 꼽을 만큼 스토리가 인정받았는데, 이 게임 8편의 경우 개인적으로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류 카즈마의 이야기가 한 축에서 다시 이어지고 카스가 이치반 이야기가 다른 측에서 진행되는 야심찬 기획을 가졌던 것으로 보이지만, 약간 비현실적인 이야기 전개와 너무나 많은 이야기 대상 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느꼈다. 민감한 사회적 주제들을 다루었지만 그 방법이 세련되지 않아 보이고, 카스가의 기족사 문제는 어정쩡하게 마무리된 것 같으며, 키류에 대한 마지막 처리도 분명해 보이지 않았다.
(5) 개연성이 떨어져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상황 전개
이 게임 시리즈는 스토리 전개에서 너무 현실성을 고려하면 안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 시리즈 게임들을 플레이 하다 보면 종종 말도 안된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보이지만, 그런 것들이 이 게임의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나름 수용하면서 게임을 플레이 해 왔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게임의 주요 무대에 일본에 밖에 있는 하와이가 추가되면서 그동안 플레이어가 묵인했었던 비현실적 요소들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하와이 근방에 방폐물을 적재하겠다고 하는데 미국 정부의 입장 설명 없이 일본 정부가 승인해 버리고, 하와이 거리 안에 폭력 조직이 관리하는 무법 지대가 존재하며, 하와이 노숙자들을 이용해 명품 이미테이션 제품을 저렴하게 만든다는 등의 설정은 소재의 흥미 여부를 떠나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 카스가가 하와이라는 외국에서 아카네를 찾을 때 하필 그 시기에 다이도지 일파가 키류에게 동일한 일을 시키고, 카스가를 속였던 치토세는 굳이 본명을 밝혀서 나중에 카스가가 찾기 좋게 만드는 등의 전개도 스토리의 개연성을 떨어지게 만든다. 이진쵸 등의 일본 지역에서 조우했던 여러 명의 NPC들을 갑자기 외국인 하와이에서 만나게 되며, 하와이의 중국 마피아나 하와이 길거리 서브 스토리의 외국인들도 카스가에게 일본어를 하기도 한다. 동료들과 함께 길거리를 다니던 카스가나 키류는 서브 스토리가 시작되면 갑자기 혼자가 되었다가 서브 스토리 상의 배틀에서는 또 갑자기 나타나며, 계속 함께 다니던 동료가 유대 드라마가 시작되면 마치 한동안 시간을 따로 보냈던 것 처럼 이야기 하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이 얽히면서 상황의 전개가 시리즈 이전 작들보다 더 이상하게 보이는 부분들이 많았다.
(6)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던 게임 플레이
7편 본편 '빛과 어둠의 행방'에서도 그랬지만 스토리 엔딩까지 꽤 많은 시간을 플레이 한 것 같다. 이전 시리즈 게임들도 짧은 플레이 타임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RPG 스타일인 7편 본편과 이 게임은 원활한 진행을 위한 조건을 갖추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던 것 같다. 액션 스타일인 시리즈 이전 작들이나 '저지먼트' 시리즈는 게임 스토리가 흐르는대로 진행하면 스토리 중간의 배틀에서 크게 고전하지는 않아서 스토리 진행 위주로 플레이 했는데, 7편 본편과 이 게임에서는 진행이 매끄럽지 않으면 레벨업이 충분히 안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레벨업에 신경을 쓰면서 스토리를 진행했다.
(7) 부족한 게임 상의 돈
게임을 오래 플레이 하도록 만든 요소 중 하나는 게임 내 돈이 충분하지 않게 구성된 면도 컸다. 게임 내 돈이 충분하지 못하게 구성되었다고 느낀 것은 7편 외전 '이름을 지운 자'에서도 그랬는데, 특히 이 게임은 다수 파티원들의 무기와 방어구를 갖추고 업그레이드 하게 되는 형식이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하와이와 요코하마에 각각 던전이 있어서 거기서 많은 돈을 획득할 수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많이 소모되어 마냥 의지할 수 없었다. 7편 본편에서 그랬던 것 처럼 '카지노'에서 'save/load'를 이용해 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불편했다.
(8) 플레이를 압박하는 거리의 배틀
요코하마 이진쵸도 그렇지만 하와이의 경우 거리의 배틀 대상들 때문에 게임 초반에 길을 편하게 다니지 못 할 정도였다. 하와이를 플레이 하는 초기에는 해변을 어떻게 구성해 놓았는지 궁금해도, 보라색 마크(플레이어 캐랙터들의 레벨 보다 높다는 표시)의 배틀 상대들이 해변에 쫙 깔려 있어서 다가갈 수 조차 없었다. 반대로 레벨이 올라가면 게임의 빠른 진행을 위해 파란색 마크(플레이어 캐릭터들들의 레벨보다 낮다는 표시)의 배틀 상대를 무시하고 싶기도 했다.
(9) 자꾸 귀찮게 강요하는 부가 시스템들... 야쿠몬 배틀, 쿵더쿵섬 등
심각한 분위기의 메인 스토리에서 간혹 야쿠몬 배틀이나 궁더쿵섬 등의 부가 컨텐츠 내용이 끼어들어 간다. 그 부가 컨텐츠의 퀄리티가 낮지 않고 이를 좋아하는 팬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메인 스토리에 좀 더 집중하고 싶은 입장에서는 마치 호객을 하는 사람이 옆에 붙어서 '먹어봐, 맛있어'하고 강요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런 부가 컨텐츠들은 어설프게 제작된 것도 아니고 파고 들면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지만 쉽게 집중하기가 꺼려졌는데, 메인 스토리와 동떨어진 느낌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 컨텐츠 시스템 자체의 복잡함이 여느 소규모 게임에 가까울 정도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상성 관계를 알아야 한다거나 여러가지 미션이 별도로 주어진다거나 무엇인가를 암기해야 하는 등 메인 게임과는 또 다른 노력이 들어가기에 쉽사리 깊게 파고 들기가 꺼려졌다.
(10) 야마이 유타카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야마이 유타카라는 인물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냥 좀 폼 잡는 보스급 캐릭터 중 하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스토리 진행 상 이런저런 사정으로 주인공 일당과 엮이게 된다. 그런데 그 캐릭터의 마지막 스토리는 게임 내 다른 이야기들 보다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게임 내 캐릭터 중 이렇게 입체적인 주변 인물이 잘 없기도 했고,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극적 구성을 잘 갖춘 것 같다.
(11) 이제 PS4에서는 구동이 버겁다
다행히 이 게임이 PS4 버전으로도 제작되었으나 PS4 Pro에서도 구동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 자주 보였다. 대부분은 영상 프레임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었지만, 일부 비주얼 이펙트가 보여지는 장면에서는 PS4 Pro의 팬이 굉음을 내는 것도 목격했다. 차기작이 나온다면 왠지 PS4 버전으로 안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2) 스토리 엔딩 까지 플레이 했지만 확실하지 않은 점들이 있다
스토리 엔딩을 봤지만 이해가 안되는 점들이 있다. 개발진들이 게임을 플레이 하면 '왜 8편에 부제가 없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여전히 모르겠으며, 북미판 부제 'Infinite Wealth'는 게임 최종장의 제목('넘쳐나는 부')이기도 한 것 같은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게임 마지막에 '이름을 찾았다'고 하는데 스토리 상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