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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드라이브 게임] '아이 러브 미키 & 도널드: 이상한 매직 박스 (월드 오브 일루젼)' 소감 본문
메가드라이브/제네시스나 마스터시스템 및 게임기어 콘솔들에는 세가(SEGA)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출시한 게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처음에는 어린 소비자를 홀리기 위해 유명 캐릭터를 사용해 급조한 게임들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직접 플레이 해 보면 꽤 준수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대다수 게임들의 일반적인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이 게임도 메가드라이브 콘솔에 출시된 디즈니 캐릭터 게임 중 하나이다. '아이 러브 미키 마우스: 이상한 섬 대모험 / 캐슬 오브 일루젼'이나 '아이 러브 도널드 덕: 그루지아 왕의 비보 / 쿽샷'와 비슷하게 북미 출시명과 일본 출시명이 다른데, 북미에서는 'World of Illusion starring Mickey Mouse & Donald Duck'이 제목이며 일본에서는 'アイラブミッキー&ドナルド ふしぎなマジックボックス'가 제목이다. 그런데 일본판 게임의 타이틀에서도 북미판 제목이 가운데 표시된다는 점이 의아하다. 한국에서는 과거 삼성전자에서 이 게임을 '미키와 도날드'라는 이름으로 정식발매한 적도 있다고 한다('메가드라이브 퍼펙트 카탈로그' 참조). '메가드라이브 미니'에도 이 게임이 포함되어 있다.
게임은 두 사람이 협력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게 하는 등 독특한 요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에서 비폭력성을 많이 강조한 것 같다는 것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 '캐슬 오브 일루젼'에서 적에게 사과를 던지거나 적을 밟는 동작과 '쿽샷'에서 플런저를 던져 적을 마비시키는 동작 등이 이 게임에서는 망또를 휘둘러 꽃이나 나비로 적을 바꾸는 수준으로 바뀌어 있다. 게임 진행 방식이 보스전을 제외한 일반적 상황에서는 적을 제압하기 보다는 피해서 나가는 것을 지향하는 스타일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게임의 템포가 빠르지 않다는 것도 독특한데, 알록달록한 색상에 동화풍이기도 한 게임의 배경과 평화로운 배경음악 등이 플레이어의 긴장을 늦추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게임이 마냥 쉽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갑작스레 적이 나타나 플레이어를 놀래키는 부분도 있고, 조작이 까탈스러워 지는 부분도 있으며, 길찾기가 애매한 부분도 있었다.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이 게임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가의 디즈니 'Illusion' 시리즈 중에서도 진행 템포는 느린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럭키 다임 케이퍼 (Lucky Dime Caper)', '랜드 오브 일루젼 (Land of Illusion)', '캐슬 오브 일루젼 (Castle of Illusion)' 등 세가의 디즈니 캐릭터 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플레이 해 보고 싶었던 게임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 게임을 통해 세가의 'Illusion' 시리즈, 넓게는 세가의 디즈니 캐릭터 게임들이 액션 게임의 기본은 한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