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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게임] 'Wasteland 2' - 20시간 정도 플레이 후 소감

wehong 2015. 7. 26. 00:37

다이렉트게임즈에서 정가를 주고 Wasteland 2를 구매한지 1~2 주가 지나서,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다이렉트게임즈 여름세일이 있었다.

대략 20시간 정도 플레이 했다고 나오는데, 시간도 없는데 언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플레이 타임에 비해 진행률은 높지 않을 것 같은데, 초기 AG센터와 하이풀 중 선택하는 부분에서 각각의 루트로 플레이 해 보느라 그랬을 것 같다.

총평을 내릴 수 있을 만한 플레이 타임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플레이 하면서 느낀 점을 몇가지 적어 보겠다.

(이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작은 시간 플레이한 느낌이기 때문에 추후 바뀔 여지도 있다)


-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것들


1. 생각보다 결과가 다양해지지 않는 플레이어의 선택

- 1편도 그렇고 2편 제작 완료 전 Brian Fargo의 강조점도 그렇고, 이 시리즈는 플레이어의 선택이 게임 무대에 그대로 반영되어 전개되는 점을 큰 특징으로 내 세운다. 하지만 그 동안 많은 게임들에서 이러한 요소를 조금씩이나마 차용해서 그런지 아니면 2편의 시나리오 때문인지, 그러한 특성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 오지 않았다.

초반부 주인공 레인저에게 맡겨진 주요 임무가 있고 Citadel에서 계속 이에 대한 지시를 하니, 정말 스토리적으로 중요한 퀘스트와 부수적 서브 퀘스트가 나누어진 평범한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플레이어의 선택이나 반응 속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A냐 혹은 B냐"의 방식이 아닌 "A를 하느냐 아니면 그냥 넘어가느냐"의 방식인 것 같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즉, 플레이어가 선택의 고뇌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더 많은 내용의 컨텐츠를 즐기려면 반드시 해야하는 것 같은 그런 선택이 많아 보였다.

1편에서 특별한 순서없이 마을을 돌아다닌 편이라면, 2편은 Citadel을 통해 순서를 지정받기 때문에 사막을 돌아다니며 여러 마을을 돌아보기에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장소 하나가 여러 퀘스트가 복합적으로 산재된 큰 던전과 같은 형식이기 때문에, 장소 하나에 들르면 그 맵을 다 돌아다닐 수 밖에 없어 보인다.


2. 자주 저장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확률성

얻게 되는 아이템, 전투 중 돌발 이벤트, 기술의 성공 여부 등이 확률에 따라 결정된다.

상자를 열었는데 원하는 종류의 탄약이 안나왔다거나, 전투 중 고장난 총에 의해 피해가 켰다거나, 기술 적용 후 대실패로 다시 시도가 불가능 할 때, 해결책은 이벤트 전에 저장한 세이브 파일을 로드해서 다시 실행하는 것이다.

이것을 간파하는데 컴퓨터 전문지식이나 외부 정보도 필요없어 보인다. 꽤 플레이해서 게임 저장/재생을 자주 하다 보면 저절로 터득하게 된다.

이런 특성이 게임의 난이도를 낮추는 현상이 발생함은 물론이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무슨 이벤트가 발생할 것 같을 때 마다 자꾸 저장하게 만든다.

확률성은 저장을 자주하게 하는 문제 말고도 게임의 개연성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예를 들어 어떤 상자에 폭발물도 설치해 있고 심지어 잠겨져 있기 까지 한데 폭발물 제거와 문따기 기술로 힘들게 열었더니 쓰레기 아이템만 있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3. 대화 이해의 어려움

다행스럽게도 게임이 한글화되었고 이를 통해 게임의 내용을 편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나, 대화 내용에서서 알아야 하는 내용을 집어내기 힘들 때가 있다. 대사의 한글 번역 문제인지 원문의 문제인지 모르겠다. 대사의 구체적 사례가 지금 바로 생각은 안나는데(--;), AG센터와 하이풀 각각에서 NPC 대사만 보고 플레이하는데 엄청 해매었다.


- 그래도 자꾸 플레이하게 만드는 장점들


1. 판타지를 벗어난 게임 스토리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스토리가 좋다는 얘기는 아닌데, 많은 old school RPG들이 차용하는 판타지적 스토리를 벗어나 그래도 다소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를 갖는 RPG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정된 자원과 주변의 위험 속에서 발생하는 사람 및 집단 간의 이해 충돌 등이 2편에서도 표현되는 것 같다. 특히 방대한 텍스트 분량 만큼 각 NPC들이 표출하는 감정의 다양함도 눈에 띈다.


2. 적어도 초반부에는 재미를 주는 턴제 전투

물론 턴제 전투 방식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특히 엔딩을 본 사람들은 후반부 전투가 너무 재미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초반부에서는 적어도 나쁘지는 않은 느낌이다. X-COM이나 제기드 얼라이언스 처럼 전략적 특성이 강조되지는 않는데, 레인저 인물들의 특성이 전투에 반영되어 독특한 면도 있다. 적어도 1편에서 처럼 Bard's Tale 스타일로 Attack, Defense, Use 등을 선택하는 스타일보다는 낫다고 생각된다.


3. 반가움을 주는 1편의 요소들

1편의 기본 파티 인물들은 물론이고 AG센터, 하이풀, 교도소 등 주요 장소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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