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어(Game Gear) McWill LCD 개조

세가(Sega)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기어(Game Gear)는 요즘 즐기기에 신경쓸 것들이 좀 있다. 그 중 하나는 내부 커패시터인데, 기기가 생산될 때 장착된 커패시터 부품들의 수명이 다하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 과거의 기기를 다시 사용한다면 새로운 커패시터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는 화면 액정인데, 과거 발매 당시에는 게임보이(Gameboy)와 달리 컬러라서 굉장히 신기하고 부러웠지만 요즘 오리지널 화면을 보면 밝기와 선명도의 품질이 많이 부족해 보여 게임을 즐기기에 여러 모로 아쉬운 점이 느껴진다.

 

< 오리지널 화면. 사진에서 기기 몸체가 어둡게 찍힌 것을 보면 화면이 얼마나 어두운지 가늠이 될 것이다. 선명도도 문제. >

 

게임기어의 디스플레이의 개조품들이 선보였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McWill 제품이다. 게임기어 기기를 중고로 구입한 후 화면에 대한 답답함에 개조를 결심하고 구매하였다. McWill 제품이라고 이름 붙여졌더라도 리셀러 마다 제품이 약간씩 다른 듯 하였는데, 구매한 제품은 국내에서 저렴하다고 많이 알려진 독일의 DragonBox의 제품이다.

 

답답한 마음에 큰 마음 먹고 적지 않은 금액을 들어 했지만, 개조 작업이 여러 모로 부담스러웠다. VGA 출력을 제외하면 작업의 단계는 많지 않지만, 납땜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SMD 칩 소자와 좁은 와이어 남땜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작업일지를 작성(#1, #2)했는데, 서툴러서인지 주말 휴일 이틀을 투자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작업을 마무리 했고, 개조 작업하거나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겠다.

 

< 개조 결과 >

 

1. 개조 난이도 (DragonBox 제품 기준)

크게 복잡하지는 않다. 특히 초반부에 많은 작업이 기존 소자 부품을 떼어내는 작업이서 만만하게 보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것은, 칩 저항/커패시터의 부착, 영상 데이터를 앏은 접합부에서 따오는 것, 그리고 배선 정리였다.

 

 

2. 개조 LCD의 장점

 

(1) 밝기와 선명도

오리지널과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밝고 선명하다. 밝기는 과거 GBA 개조 LCD보다 더 밝게 느껴졌고, 선명해져서 게임 내 글자들을 쉽게 읽을 수 있다.

 

(2) 배터리 소모

체감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며, 뜯어서 구조를 보니 그럴 것 같다. 오리지널은 뒷면에 형광등 같은 램프가 달려있고 개조 LCD는 당연히 LED일 것임으로 배터리 소모가 차이가 날 것 같아 보였다.

 

(3) 레트로 스타일로 표시

세로로 스캔라인과 비슷한 효과를 추가하여 레트로 스타일로 표시하는 모드를 지원한다.

(2024.3.18 업데이트) --> 게임기어 오리지날 화면과 비슷한 도트 효과를 주는 모드를 지원한다.

 

< 왼쪽이 기본 표시. 오른쪽이 레트로스타일 표시. 레트로스타일 표시는 세로로 스캔라인 같은 처리가 추가된다. >

 

 

3. 개조 LCD의 단점 (개조 미숙으로 인한 것일수도 있음)

 

(1) 픽셀 비율

게임기어 해상도와 LCD 자체 픽셀이 정수 배율이 안 되는 것 같다. 쉽게 말해서 픽셀 퍼펙트(Pixel Perfect)와 같은 깨끗한 화면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래서 글자가 (선명하게는 보이지만) 찌글어져 보일 때가 많다. 게임기어 전용으로 제작된 LCD 패널은 아닌 것 같다.

(2024.3.18 업데이트) --> 게임기어의 오리지널 디스플레이가 정사각형 픽셀이 아니기 때문에, 원래 게임기어 원래의 160x144 해상도로 하면 게임기어 오리지널 화면비(aspect ratio)가 안된다(160x144는 10:9인데 게임기어는 그 해상도를 사용하면서 실제 디스플레이의 화면비는 4:3이다). 따라서 정사각 픽셀(square pixel)을 사용하는 요즘의 어지간한 디스플레이로는 픽셀퍼펙트를 하면서 4:3 비율을 맞추기 불가능하다. 결국 이미지 스케일링(scaling)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지가 찌그러져 보일 수 밖에 없다.

 

(2) 화면 표시

LCD를 어떻게 배치해 봐도, 기기 내 LCD 밖으로 이미지가 전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센터를 잘 못 맞췄나 해서 LCD 위치를 옮겨보았는데, 텍스트를 채운 게임 화면을 보니 왼쪽에서도 짤리고 오른쪽에서도 짤린 것 같았다. 즉, 기기에서 보이는 LCD 화면 밖에서 이미지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Start + Fire1 + Fire2 버튼의 조합으로 화면 설정을 바꾸어 볼 수 있는데, 가운데 1:1 화면을 출력하는 설정을 제외하고 나머지 설정에서는 이미지가 다 전시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3) 발열

개조 설정을 잘못했기 때문일 수 있겠는데, 화면에서 발열이 엄청나다. 30분 정도 플레이 하면 불안해질 정도다. 아마도 전원이나 전류가 과하게 공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원인을 아직 잘 모르겠다.

더불어 화이트 노이즈도 생겼는데, 원인이 동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 화면 테어링 현상

게임 내 화면 스크롤이 있는 구간에서 화면 테어링 현상이 발생했다.

(2024.3.18 업데이트) --> (1)번의 이유로 인해서 화면 스크롤 시에 쉬머링(shimmer) 현상이 발생한다. 일부 의견에 따르면 LCD의 디스플레이 갱신율(refresh)이 기기의 이미지갱신율을 따라잡지 못해서 테어링(tearing)이 발생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