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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게임] 사이버펑크 2077 초반 소감 및 최근 이슈 관련 의견

wehong 2020. 12. 18. 23:10

이제 19시간 정도 플레이 했으니 극초반을 넘어선 초반 즈음은 되지 않았을까? (업적 진행도는 9%라는데...) 현재까지의 소감을 적어본다.

 

 

 

1. 게임 소감

 

(1) PC 버전에도 버그는 있다

PS4나 XBox One 수준은 아닐지 몰라도 PC 버전에도 버그는 있다. 다만 그것이 게임 경험을 망칠지언정 게임을 못하게 막는 정도는 아니어서 19시간 정도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PC 버전 플레이를 유투브로 볼 기회가 있었는데 거의 비슷한 수준의 버그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재현이 어려운 버그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것은 QA의 문제로 보인다. 대표적인 공통 버그들은 죠니가 처음 나오고 V가 회생할 때 화면이 검게 나오는 것, 죠니가 담배가 여러 개 표시되는 것, 통화 대화가 눈 앞의 사람과의 대화와 겹치는 것 등이다. 개인적으로는, 개임을 노마드로 시작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는데 차가 꼬꾸라져서 차를 탈 움직일 수 없는데 미션이 차로 이동해야 하는 그런 상황도 겪었고, 게임이 강제 종료되는 상황도 겪었다(1.04 버전에서).

 

(2)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롭다

버그나 여러 방해 요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게 되는 주된 이유는 흡입력 있는 이야기 전개에 있다. 여러 인물들, 다양한 조직, 독특한 설정 상황 등이 잘 어울어졌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영향력이 큰 디스토피아라는 설정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가 연상되었고, 'ICE'라든가 네트워크 너머 사이버 공간이라는 개념은 소설 '뉴로맨서'가 떠올랐다. '사이버펑크 2020'의 설정을 가져와서 나름의 스토리를 잡은 것은 '위쳐' 소설을 가져와 게임을 만든 것과 비슷하게 보였다.

그런데, 스토리 분기도 몇 번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게임 진행의 큰 흐름을 바꾸는지는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유투브 등으로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았을때 세부 상황은 달라도 큰 흐름은 거의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3) 게임 속 인물들도 매력적이다

스토리와 더불어 게임 내 인물들도 게임의 흥미를 더한다. 여러 인물들과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엄청난 분량의 대화를 하게 되면서 게임 내 인물들과 가까워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도록 만든다. 이것은 CDPR의 전작 '위쳐'와 비슷한 것 같다. 플레이어가 고르는 대화 선택지를 통해 인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그들과 어떤 이벤트를 함께 할지 선택함에 따라 스토리가 약간 변경된다. 아마도 이 게임의 플레이어 중에 '재키'라는 인물에게 친밀감을 느끼지 않을 플레이어가 거의 없을 것이고, 한번쯤 특정 인물과의 관계에 신경쓰면서 대화를 선택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4) 건슈팅 때문에 PC에서는 게임 컨트롤러보다 키보드/마우스가 변했다

위쳐3의 경우 PC에서 플레이 해도 키보드/마우스 보다 게임컨트롤러가 편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1인칭 시점이 주가 되어서 그런지 잠입이나 일반적인 이동에서도 키보드/마우스가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FPS 전투 파트에서는 당연히 마우스 조준이 더 정확하고 빨랐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게임 컨트롤러와 키보드/마우스를 동시에 연결해 놓고, 이동은 게임 컨트롤러로 하고 전투는 키보드/마우스로 자주 플레이 했다. 

 

(5) 전투 요소는 그럭저럭

FPS 슈팅의 기본기는 어느 정도 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적과의 총격전에서 적 AI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잠입 스타일로 플레이 하는 것도 나름 재미는 있지만 조작이나 UI가 불편했다. 특히 1인칭 시점이기 때문에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 보다는 '디스아너드' 시리즈 같은 느낌이었고, 이로 인해 '디스아너드' 게임처럼  주인공 캐릭터의 잠입 상황을 주변 환경과 같이 볼 수 없어 답답했다.

적들이 지역에 모여있고 V가 침투하는 경우 잠입 대신 스나이핑으로 적을 잡을 수도 있었는데, 잠입에서도 그렇지만 이 경우도 타겟 오브젝트와 배경 간의 그래픽 구분이 잘 되어 플레이가 불편한 감도 있었다.

 

(6) 성우들의 더빙은 정말 훌륭하다

일단 한국어 더빙의 퀄리티와 수준이 압도적이다. 앞으로 이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 싶다. 다양한 인물들이 조금씩 다른 음성으로 대화하는데 그것도 영화에서나 보던 욕설 섞인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기어스 5'의 한국어 음성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이 쪽이 훨씬 자연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재키 역의 임채현 성우와 조니 역의 정성훈 성우(처음에는 키아누 리브스 목소리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죠니 실버핸드 목소리로 몰입되었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너무 좋았고, 특히 로그 역의 정유미 성우 목소리는 트레일러 나레이션에서도 나온 것 같은데 너무나 멋졌다. 물론 남자 V 역의 김혜성 성우 연기도 좋았고 다른 사람 플레이를 보니 여자 V 역의 전해리 역의 연기도 좋아 보였다.

이 게임의 평가가 나빠지면서 앞으로 이런 더빙 시도가 다시 추진될까 싶어 개인적으로 아쉽다.

 

(7)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보인다

'위쳐3' 게임을 보고 CDPR이 제작할 '사이버펑크 2077'의 게임 수준을 개인적으로 예상하고는 있었다. 나이트 시티가 로스 산토스와 같지는 않을 것이고 퀘스트와 상관없는 NPC들은 인터렉티브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예상했다(이것이 CDPR의 소비자를 향한 광고와 상반된다면 이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는 콘솔 이슈에서 후술하겠다).

하지만 현재 (1.05 버전 까지) 이 게임 내 구현이 그 이상으로 많이 엉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솔직히 상상 이상이었다. 총성에 동일하게 싱크를 맞추어 반응하거나 공격을 당하면 고개를 숙이고 피하기만 하는 NPC, 앞을 막으면 전혀 움직이지 않거나 멀리서 주인공 쪽으로 다가오다가 퀘스트 지역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자동차 등은, 이 게임이 퀘스트와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복잡한 처리 요소들을 얼마나 쉽게 떼우려고 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들이다.

문제는 이것이 버그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픽스(fix)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게임의 엔진을 바꾼다거나 구조를 변경해야 할 규모가 큰 수정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1.06, 1.07 같은 마이너 체인지 버전이 있다면 거기에서도 여전할 것이다.

 

 

 

 

2. 콘솔 이슈 관련

사실 콘솔에 대해서는 직접 플레이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의 분노를 100% 공감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생각하는 바를 밝히면 다음과 같다.

 

(1) 오류, 버그, 최적화

이것은 누가 뭐래도 CDPR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냥 버그가 아니라 잘못 제작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특히나 PC와 달리 플레이 환경이 통일되어 있는 게임 콘솔에서 이런 상황을 파악 못했다고 하기 어렵다고 본다.

최적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멀티 플랫폼을 지향한 게임이지만 플레이어는 여러 플랫폼 중 하나를 지정해서 플레이 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플랫폼에서 원활히 플레이 될 수 있도록 최적화 되어야 한다. 그게 어려웠다면 콘솔 쪽 판매를 연기시키고 우선 PC쪽에 집중하는게 맞았을 것이다.

SIE, MS 쪽도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는데, 어떻게 이런 상태의 게임이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판매되도록 허가했느냐 하는 점이다. 혹자가 이야기하는 아타리쇼크가 생각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개발사가 제출한 게임에 대한 품질 확인 절차가 없었거나 거대 개발사에 편의를 봐준 것이 아닌가 의심마저 된다. SIE에서는 뒤늦게 게임을 내리고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2) 게임의 구현 수준

구현된 게임의 수준에 대해 소비자에게 적절히 고지하였는지는 더욱 민감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이트 시티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다'거나 '모든 인물들과 어떤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식의 공개내용이 과거 게임에 대한 자신들의 중간 목표를 단순히 언급만 하였고 개발 간 이를 조정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게임 소비자에게 게임이라는 상품에 대해 과장 또는 허위의 내용을 전달하고 판매를 한 것이라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CDPR이 그들의 작업 중 잠정적인 목표를 중간에 언급하였고 그것이 그냥 기사화된 것일 뿐이라면 CDPR도 억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그런 정보를 의도적으로 흘려 소비자가 환상을 갖게 만들어 놓고는 자신들이 이를 완료하지 못한 채 미완의 제품을 그냥 판매한 것이라면 그것은 사기에 가깝다. 특히 소비자가 예약 구매를 시작했을 때는 그런 정보들을 바로 잡았어야 했다.

현재 어떤 소비자들은 '노 맨즈 스카이'를 예로 들며 개발사가 사기를 쳤다고 하고, 제작 관련된 일부 사람들은 플레이어들이 명확하지 않은 정보를 확정하여 기대를 크게 가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것이 맞든 간에 현재 CDPR은 소비자로부터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며, 앞으로 미출시 게임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CDPR이라는 제작사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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