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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Zack Snyder's Justice League)' 감상평

wehong 2021. 3. 20. 23:32

기다렸던 만큼 바로 보게 되었다. 느낌을 적어본다.

 

1. 길지만 늘어진 느낌이 없다

상영시간이 4시간이나 되고 심지어 죠스 웨던 버전을 다 본 사람에게 새로운 스토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늘어지는 느낌이 없었던 이유는, 첫째 내용이 지루하지 않았고(후반부에 약간 그런 느낌을 받기는 했다) 반복된다는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스토리가 채워지고 액션들이 풍성하게 되면서 새로운 흥미 요소를 발견하거나 '이 영화는 원래 이렇게 말하려고 했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될 정도였다.

 

2. 액션씬에서는 슬로우(slow)가 많지만 그래도 잭스나이더 스타일로 돌아왔다

원더우먼1984에서 원더우먼의 액션이 아쉬웠던 팬이라면 이 영화의 원더우먼 액션을 보고서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죠스 웨던 버전에서 보았던 액션도 좀더 화려하고 강력하게 다듬어진 느낌이었다.

다만 슬로우 효과가 과도하게 들어간 것이 아닌가 싶다. 빠르게 벌어지는 액션들을 관객에게 디테일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로 보이는데, 디테일이 살지만 속도감이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플래시의 경우, 그가 빠르게 총탄을 피하는 연출과 같이 번쩍번쩍 하는 빠른 액션을 보기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그가 터벅터벅 달리면서 주위의 시간이 느려지는 연출이 많은 것이 아쉬웠다.

 

3. 영상 비주얼은 놀랍다

폭풍 속 배에 구조를 기다리는 선원 뒤에 웅장하게 등장하는 아쿠아맨, 멀리 석양과 어울어지게 배트맨과 대화하는 조커 등 비주얼 면에서 놀라운 장면들을 많이 봤다.

 

4. 사이보그와 플래시 이야기가 완성도 있어 졌다

죠스 웨던 버전에서 사이보그와 플레시는 저스티스 리그 멤버라기 보다는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의 사이드킥 같은 느낌이 더 들 정도로, 두 캐릭터에 대한 개입이 적었다. 이 버전에서는 그들의 이야기가 온전히 다루어 지면서 그들의 행동 동기와 감정들이 이해되기 쉬웠다. 사이보그의 경우 이제서야 캐릭터가 제대로 그려졌다 싶을 정도이다.

 

5. 저스티스 리그 멤버 사이의 관계 개선은 여전히 잘 표현되지 않았다

죠스 웨던 버전에서와 마찬가지로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 간에 인터렉션이 많이 없고 협업하는 그 이상의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긴 시간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진행이 바쁘다 보니, 농담을 주고 받거나 개성을 보여줄 여유가 없지 않았나 싶다.

 

6. 조금은 더 쳐내도 괜찮아 보이는 부분들이 보였다

나중에 편집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잭스나이더는 정말 많은 분량을 찍었던 모양이다. 그 중에는 불필요해 보인다거나 의아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아쿠아맨이 잠수할 때 노래를 부르고 옷을 챙기는 여성들의 장면이나, 스타랩에 잠입할 때 복장을 고르면서 플래시와 아쿠아맨이 주고 받는 대화, 수 많은 파라메딕과 유사한 전투씬 등이 그랬다

 

7. 반면 여전히 모자란 부분도 보였다

반면 스토리 전개 상 조금 더 설명이 있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부분도 있어 보인다. 슈퍼맨이 다시 기억을 찾게 되는 부분이 몇몇 장면을 추가했음에도 여전히 급진적으로 보이고, 저스티스 리그 멤버의 이동 경로도 따라가기 복잡했다. 

 

8. 영화관 상영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편집본이 공개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HBO Max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고 영화관 상영이었다면, 이런 긴 시간의 영화 편집본이 공개될 수 있었을까 싶다. 잭스나이더가 당시 영화를 끝까지 담당했더라도 영화관 상영을 위해 이런 저런 편집이 되었을 것이고, 그러면 이 버전과 다른 평가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스트리밍 서비스 방식으로 인해 잭스나이더는 간섭을 덜 받고 감독 의도에 가장 일치하게 편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불어 이제까지 잭스나이더 감독의 감독판 영화들이 좀 더 길고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을 보면, 잭스나이더는 굉장히 긴 호흡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스토리 길게 잡아 많이 찍는 스타일인가 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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