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a Blog

'모가디슈'를 보고 본문

Movie

'모가디슈'를 보고

wehong 2021. 8. 21. 01:03

현지 로케이션을 진행한 한국 영화 중 이렇게 규모가 크고 디테일 한 영화가 있었던가 싶다. 당시 소말리아의 내전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고 당시 상황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아프리카 국가에서 정부와 반군 간 내전이 있으면 저럴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묘사의 디테일이 높아 보인다. 소말리아 정부군이 폭력으로 시민을 제압하는 장면, 반군이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 아이들마저 총을 들고 반란에 참가하는 장면 등 안타까운 장면들도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격하지 않고 자제하는 듯 유지되는 영화의 톤은 영화의 내용에 집중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 같다. 관객들이 총격, 탈출, 카 체이싱 등의 액션 부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한 상황에서의 긴박한 분위기에 더 집중하도록 만든다. 더구나 자칫 감정적으로 연출해 인위적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는 남북 간 긴장과 갈등 해소 부분도 최대한 담담하게 그려내서 더욱 리얼하면서도 여운이 짙게 만드는 것 같다.

 

각본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 이 영화가 해당 사건을 역사적 사실이나 원작 소설과 다르게 해석하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어떤 것을 더 강조하여 보여주고 싶은지 또는 어떤 관점을 관객에게 제시하고 싶은지가 잘 드러나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면 남북이 함께 공간을 사용하게 되면서 흐르는 긴장감에 초점을 둔다거나 이태리 대사관으로 향하는 탈출 과정에 집중한다거나 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극의 흐름은 사건의 시간적 전개만 집중하여 영화가 말 하고 싶어 하는 부분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느낌이다. 하나의 예로 그냥 상상을 해 본다면, 대사관에서 남북 인원들 간에 인터렉션이 더 많이 묘사되었더라면 엔딩에서 남북측 인원들이 헤어져 서로를 모른 척 하면 자신들 진영으로 돌아갈 때 여운이 더 남지 않았을까 싶다.

 

대부분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인다. 특히 실제 촬영이 이루어졌다고 알려진 (소말리아가 아닌) 모로코 현지에서 연기한 여러 국적의 배우들의 연기는 의외로 수준이 높아 놀라웠다. 조인성의 연기는 개인적으로 어색한 느낌이 들었는데, 특히 영화 초반부에서 조금 과장된 연기 처럼 보였다. 허준호의 경우 대사의 많은 부분이 북한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로 되어 있다는 점은 아쉬웠는데 그의 북한식 대사에는 자막을 입힌 것은 이상하고 어색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