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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Panasonic) FS-A1WSX 기기 확인 결과 및 한 달 사용 소감 본문
일본 경매 대행을 통해서 파나소닉 FS-A1WSX를 구매하고 사용한지 대략 한 달이 되었다. 기기 확인 결과와 사용 소감을 정리해 본다.
1. 기기 확인 내용
경매 당시 각오를 했었기 때문인지 기기를 해외배송으로 처음 받았을 때 외관에 큰 불만은 없었다. 녹슨 부분이 크게 보이지 않았고 본체의 상처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배송 중 파손이 있을 수 있다고도 생각하고 있었으니 만족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후 다른 사용자들이 FS-A1WSX를 사용하는 사진을 보게 되거나 기기 본체의 특정 부분을 세밀하게 보게 될 때(예를 들어 키보드의 어떤 키를 찾는 등), 간사하게도 살짝 아쉬움이 느끼지기도 했다. 표면에 난 상처들, 많이 지워진 Panasonic과 MSX-MUSIC 로고, 삐뚤어진 CLS/HOME키 등이 아쉽다.
기능적으로도 주로 사용하는 것들의 동작은 양호했다. 연사 슬라이더, 내장/외장 소프트웨어 스위치, 슬롯 1번/2번, 조이스틱 포트 1번/2번, Composite/S-Video/RGB 비디오 포트가 정상적으로 동작했다. FM 사운드와 (SCC 내장 카트리지 연결 시) SCC 사운드도 동작했다.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최초 벨트가 끊어진 상태였는데 벨트를 교체하니 정상적으로 동작했다.
2. 확인한 문제점
문제점도 있었다. 당장 기기를 사용하지 못할 수준의 문제는 아닌데, 불편함으로 인해 사용성을 떨어뜨림은 물론 향후 별도의 수리를 요구할지도 모르는 잠재적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잘 관리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 그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1) 키보드
이 기기의 키보드 방식이 멤브레인이라는 것을 구매 전 들었기 때문에 키보드가 어느 정도의 타건감을 제공해 줄 것인지 대충 예상은 했다. 그러므로 멤브레인 방식에서 오는 타건감의 호불호를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라고 느낀 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 방향키를 누를 때 간혹 키가 어딘가에 걸린 것 처럼 깊게 눌려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키보드로 게임을 플레이 할 때 빠른 조작이 안 되거나 두 번 손이 가는 불편함이 있었다. 'Aleste 2' 같은 게임을 해 보면 다른 타입의 키보드를 가진 X-II 에서보다 이 기기의 키보드에서 조작이 더 안되었다.
둘째, 영문자/특수기호 키(키보드 상의 회색 키)의 탄성이 기능키나 숫자키패드 보다 높아 타이핑에 더 힘이 더 들어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조금 긴 BASIC 프로그램이나 MSX-DOS 명령어를 길게 타이핑할 때 손에 불편함이 느껴졌다. SHIFT, CTRL 등의 탄성은 적당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는 영문자/특수기호 키의 탄성도 맞췄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 영문자/특수기호 키를 누를 대 스프링의 '팅'하는 소리가 크고 길게 들린다. 타이핑이 많았거나 오래되고 관리가 잘 안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역시 타이핑 할 때 거슬린다.
(2) 전원 인가 시 화면 동기화
본체 전원을 넣을 때 대략 1/3의 확률로 화면이 잘 안보일 때가 있다. Composite/S-Video/RGB 모두에서 발생하는데, 그때 화면에서 동기화 신호가 안 잡혔을 때의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에 SYNC 신호가 불안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만약 전원이 처음 들어갈 때 전압 유지가 안되어 신호가 이상해 지는 것이라면 전원부 쪽 커패시터 등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3) Jail Bar 현상
생각보다 Jail Bar 현상이 더 심했다. 일본산 MSX 기기의 Jail Bar 현상이 국산 MSX 기기보다 덜 하다고 들었는데, 커패시터 추가 등의 정비된 상태로 받은 X-II 보다 더 심하게 보였다.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어 보인다.
(4) FM 사운드의 볼륨
FM 사운드가 잘 재생되기는 한데, PSG나 SCC 사운드에 비해 소리 볼륨이 작다는 느낌이 든다. 사운드 출력 쪽의 볼륨을 PSG 수준에 맞춰 놓으면 FM 사운드 재생 시 소리가 작은 느낌이 든다. 내부에 앰프 같은 것을 손 일이 없기를 바란다.
3. 사용 소감
X-II를 사용하면서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새로운 MSX 기기를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건 중 하나는 카트리지를 꽂을 수 있는 슬롯이 2개인 것이고, 조건 또 하나는 MSX2+ 기기인 것이었다.
아직 많은 카트리지를 사용해 본 것은 아니지만 기본으로 구비된 슬롯이 2개라는 점은 확장 시 부담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게임 등의 메인 카트리지 하나와 다른 특수 카트리지 하나가 구동되는 상황이라면 더 추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X-II의 경우에는 확장 슬롯을 위한 추가물을 구매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 먼저 떠 오르는데, 만약 파나소닉의 FM-PAC을 X-II에 꽂는다면 추가 장비나 개조 없이 다른 게임 카트리지를 함께 꽂을 방법이 없다.
끝판왕 TurboR이 아닌 것이 아쉽지만 주로 구동해 보고 싶은 소프트웨어/게임이 MSX2 또는 MSX2+이므로 MSX2+ 수준도 괜찮을 것 같다. MiSTer의 MSX 코어나 OCM 클론의 하나인 IQ 3000 큐티도 MSX2+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그 기기들은 카트리지 장착에 제한이 있기도 하고 호환성에 대한 신뢰가 약해져서 부수적으로 사용할 것 같다.
A1WX와 A1WSX 중 A1WSX를 선택한 이유는 S-Video 때문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디스플레이 중 그래도 이런 기기들을 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PVM-9L3에, RGB/Component 단자는 없지만 S-Video는 있기 때문이다.
될 수 있으면 실기의 구동을 경험하고 싶기는 하지만, 장비를 꺼내 환경을 설정하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기기에 맞는 디스플레이 구성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실기를 꺼내 상상해 본 이것저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좀 더 의미있는 것을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