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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포켓 / Analogue Pocket 사용 후 생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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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포켓 / Analogue Pocket 사용 후 생각

wehong 2022. 12. 28. 20:06

앞서 초기 사용 소감 및 구동 테스트 관련 글을 올린 바 있다.

 

아날로그 포켓 / Analogue Pocket 구매 및 초기 사용 소감 (이제는 가지고 있는 입장)

예전에 'Analogue Pocket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입장에서 해보는 생각과 예상들'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당시에 구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저런 예상들과 개인적 생각들을 썼던 것인데,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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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포켓 / Analogue Pocket 카트리지 구동성 확인

몇 가지 카트리지로 짧은 시간 안에 아날로그 포켓의 카트리지 구동성을 확인해 봤다. 1. 일반적인 게임 카트리지 (1) 게임보이(Gameboy) 카트리지 ("드라큘라 전설 II") 정상적으로 구동. (2) 게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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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을 정리해서 올려 본다.

 

1. 타 기기 대비 생각

(1) 게임보이(컬러)(Gameboy(Color)), 게임보이 어드밴스(Gameboy Advance) 실기

아날로그 포켓 기기가 게임보이(및 게임보이 컬러)나 게임보이 어드밴스 실기 대비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힘든 것 같다. 이 기기가 실기 대비 가지는 장점인 깨끗하고 넓은 디스플레이 화면, sleep/wakeup 기능, 중간 세이브 기능을 누릴 수는 있겠지만, 실기 대비 비싼 가격과 구매의 용이성을 고려하면 게임보이 게임 팬들이 구매를 학수고대 해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요즘은 게임보이나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디스플레이 개조 모듈도 많이 보급되어 화면의 차이가 덜하고, 에버드라이브 등 기기에 대한 호환성은 실기에서 더 우수하며, 게임보이 어드밴스에서 L/R 버튼의 편리성은 초기 GBA나 GBA SP가 이 기기보다 낫다고 본다. 즉, 개인적으로는 FPGA 구현 대비 실기의 완결성은 차치하고서라도 게임보이, 게임보이 어드밴스 실기 대비 이 기기의 장점이 크지 않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2) 게임기어(Game Gear) 실기

이 기기의 구매를 고려한 가장 큰 이유는 게임기어 게임을 실기 보다 더 편하고 효과적으로 구동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게임기어에도 최근 여러가지 디스플레이 개조 모듈이 나와서 꽤 밝고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는 편이지만, 픽셀이 정방형이 아닌 게임기어 디스플레이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개조 모듈을 사용해도 schimmering 현상을 겪기 마련이고 모듈의 품질에 따라 tearing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아날로그 포켓의 화면은 이런 특성을 잘 커버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화면은 예상보다 더 괜찮게 보이는데, 오히려 문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컨트롤러 특성과 어댑터 크기였다. 게임보이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십자키로 게임기어 게임을 하는 것이 이상하게도 어색하고 이질적이었으며, 길쭉하게 툭 튀어나는 카트리지와 어댑터는 파지 자세를 불편하게 하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경험해 보니 비슷한 상황이 될 네오지오 포켓이나 PC 엔진 어댑터 사용도 크게 끌리지 않게 되었다.

(3) MiSTer

openFPGA 프로젝트로 개발된 별도의 코어를 사용하면 게임보이, 게임보이 어드밴스, 게임기어에 국한되지 않고 패미컴, 슈퍼패미컴, 네오지오, PC 엔진 등의 코어를 구동할 수 있다. 다만, MiSTer 프로젝트 대비 시작이 늦은 만큼 아직 완성 단계라고 보기는 힘들고, Analogue의 지원도 아직은 부족해 보이며, 상용 기기를 플랫폼으로 하는 만큼 개발자의 참여도 MiSTer 만큼의 수준은 아직 아닌 것 같다.

openFPGA 코어를 사용하면 작은 화면(3.5인치) 화면에서 오리지널 또는 레트로 게임들을 돌리게 되는데, 기존의 포터블 에뮬레이터 기기 처럼 모바일 환경에서 레트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수준 정도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 기기의 부속인 독(dock)을 사용한다면 큰 화면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그러면 MiSTer와 큰 차이가 없게 된다.

 

2. 구매/사용을 추천하는 대상

(1) 게임보이 / 게임보이 컬러 / 게임보이 어드밴스 게임들을 많이 플레이 하는 사용자

닌텐도의 포터블 게임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그 게임들을 잘 즐기는 사용자라면 이 기기를 잘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2) 게임보이, 게임보이 어드밴스, 게임기어의 디스플레이 개조 모듈의 퀄리티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용자

1600x1440 해상도의 3.5인치 (615PPI) 디스플레이는 게임보이/게임보이컬러 화면의 정수배 스케일링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기존 액정 개조 모듈 키트들을 단점들을 커버한다.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경우 정수배 스케일링이 되진 않지만 비교적 자연스럽게 보이며 AGS-101 모듈 화면을 모의하는 기능도 있다. 게임기어 쪽도 구형 디스플레이 개조 모듈을 사용하는 쪽(#1, #2) 보다 화면 모습이 더 나은 것 같다.

 

3. 구매/사용을 비추천하는 대상

(1) 게임보이, 게임보이 컬러, 게임보이 어드밴스, 게임기어 게임을 많이 플레이 하지 않는 사용자

이 기기가 기본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GB, GBC, GBA, GG 게임의 플레이다. 화면 비율(aspect ratio), 컨트롤러, 카트리지 삽입구 등 이 기기의 구조는 이들 포터블 게임 플레이에 맞추어져 있다. openFPGA 프로젝트의 다른 코어 사용을 고려한다고 해도 이들 포터블 게임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용자는 이 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2) 게임기어, 네오지오 포켓 게임을 실기 대용으로 플레이 하려는 사용자

네오지오 포켓 카트리지 어댑터를 사용해 보지는 못하고 게임기어 카트리지 어댑터만 사용해 봤지만, 아무리 기능 구현과 화면 표시가 잘 되어 있다고 해도 컨트롤러가 다르니 플레이 느낌이 그냥 소프트웨어 에뮬레이터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했다. 네오지오 포켓의 썸스틱을 생각해보면 네오지오 포켓 쪽은 더 이질적일 것 같다. 게다가 어댑터를 사용했을 때 가뜩이나 세로로 긴 디바이스가 더 길쭉해지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3) 당장 MiSTer 수준의 FPGA 코어 사용을 기대하는 사용자

MiSTer 사용자로서, 많은 사람들이 이 기기를 '포터블 MiSTer'로 사용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많은 진전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되어 있는 코어들 중에도 아직 개선이 필요한 것들이 다수 있으며, Analogue 측의 지원도 더 필요해 보이고, 개발자들의 참여도 아직은 MiSTer 만큼 활발해 보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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