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 'Pampas & Selene: The Maze of Demons' 구매 및 플레이 소감

올해 초 구매했던 MSX 게임 'Pampas & Selene'의 PC 버전이 최근 Steam에 출시했다. 마침 출시 기념 할인을 하고 있기에 Steam에서 게임을 구매하고 PC에서 플레이 해 보았다.

게임의 버전은 1.01로 표시되었으며, 최초 창모드로 실행되었으나 옵션에서 전체 화면을 선택하면 모니터 전체 화면으로 플레이 할 수 있었다. 게임 구동을 위한 OS 및 하드웨어 요구사항이 매우 낮기 때문에, Steam이 아니라 GOG에서 출시되었다면 DRM 없는 실행 파일을 여러 구형 PC에서 구동해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화면은 스캔라인 효과와 비슷한 필터를 제공하고 있어 레트로 게임이라는 느낌을 주었으며, MSX 게임과 다른 화면 레이아웃을 통해 16:9 화면 비율을 잘 살리고 있었다. 특히 화면 우측에 미니맵까지 표시되어서 게임에서 편리했다.

 

BGM은 최초 기본 설정이 어레인지 음악으로 되어 있어 MSX 게임 보다 깔끔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MSX 버전 패키지에 포함된 OST CD를 가지고 있지만 CD 리핑이 귀찮아 OST가 DLC로 포함된 'Deluxe Edition'을 구매했는데, Steam에서 제공된 OST 음악은 MP3 형식(인코딩은 44.1kHz/224kbps)의 파일이었다.

 

게임 자체는 대체적으로 MSX 버전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부분들이 보였다. 특히 아이템이나 게임 진행에 대한 설명이 플레이어에게 자세히 설명되는데, PC 버전 플레이어가 MSX 버전 플레이어에 비해 '마성전설2' 스타일의 게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는 것을 가정하는 것 같다. 디스켓 모양의 세이브 포인트가 많은 것도 PC 버전 플레이어를 위한 배려로 보였다.

게임을 싱글 플레이 뿐 아니라 Co-op 모드로 플레이 하는 것도 지원했다. 직접 해 보지는 않았지만 동일 네트워크나 인터넷을 통한 2인 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염려했던 조작감 문제는 예상보다 괜찮았다. XBox 컨트롤러로 플레이 했는데, MSX에서 펑션키에 해당하는 버튼을 컨트롤러에서 다 호출할 수 있었으며, 입력 지연으로 적 타격이 느려지는 경우도 잘 느끼지 못했다(점프하면서 활이나 마법을 쓰는 타이밍은 좀 미묘했다). 키보드 조작으로도 MSX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플레이 할 수 있었는데, MSX 만큼 빠르고 연속적으로 입력되지는 않는 것 같기는 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이 MSX에서 보다 더 잘 진행되었다. 아마도 더 여유로운 성능의 시스템에서 플레이 했고, 게임 진행에 대한 설명이 더 상세하게 제시되었으며, 세이브 포인트가 많았고, 체력회복의 기회가 더 잦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게임을 MSX 버전 패키지로도 구매했지만, 개인적인 MSX 구동 환경 때문에 사실 이 짧지 않은 게임을 MSX 기기에서 느긋하게 플레이 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이 게임의 독특한 구조로 인해 게임 구매시 제공받은 롬 이미지를 MiSTer나 MMC/SD 등에 넣어 편리하게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럴 때 PC 버전의 게임은 훌륭한 대안이 되는 것 같다. 물론 MSX 버전 패키지 구매 시 받은 롬 이미지를 PC의 openMSX에서 구동할 수도 있겠지만, 비주얼이나 사운드 또는 편의성 측면에서 PC 버전으로 플레이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