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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uffalo Classic USB gamepad... 그리고 문제점

wehong 2021. 6. 10. 09:57

데몬바이트 아케이드 인코더 관련 글에서 언급한 바 있는 MiSTer 컨트롤러 입력지연 테스트 결과에서 전체 1등을 한 컨트롤러가 iBuffalo Classic USB 게임패드이다. 이 컨트롤러를 구매하고 테스트 한 내용을 적어 본다.

 

BSGP801GY 모델

 

1. 구매 전 생각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컨트롤러는 과거 매우 저렴하게 판매된 적이 있다고 한다. 국내외 글들을 읽어보면 한국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거의 한화로 1만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된 모양이다. 당시 이 컨트롤러의 존재도 잘 몰랐기에 그렇게 판매된 줄도 당연히 몰랐다.

하지만 당시 알았다고 하더라도 Buffalo라는 브랜드 네임 때문에 구매를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컨트롤러는 아니지만 Buffalo의 네트워크 기기 등을 사용하면서 그 품질에 실망해서 Buffalo 제품을 좋게 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MiSTer 컨트롤러 테스트 결과를 보니 컨트롤러가 너무 궁금했다. 어떻게 다른 USB 컨트롤러 보다 압도적으로 적은 입력지연 시간을 가질 수 있는지 호기심이 발동해 구매를 생각하게 되었다.

 

2. 구매과정

현재 일반적인 방법으로 구매할 수 있는 이 컨트롤러의 모델 버전은 두 가지이다. 구 버전인 'BSGP801GY' 모델과 비교적 최신 버전인 'BSGP815GY' 모델이 그것이다. MiSTer 컨트롤러 테스트에 사용된 버전은 (스프레드시트의 링크로 추측해 보면) 'BSGP801GY'일 것으로 보인다.

'BSGP801GY' 버전의 패키지 박스에는 기본적으로 Windows Me, 2000, XP, Vista, 7 까지의 호환이 명시되어 있고 판매시기에 따라 Windows 8, 8.1, 10 호환 내용이 추가적인 스티커로 붙어있다. 컨트롤러의 전면에 대부분 'iBuffalo'라고 적혀 있는데, 일부 후기 판매품에는 'Buffalo'라고 적혀 있는 것도 있는 듯 하다.

'BSGP815GY' 버전의 패키지에는 Windows 10 뿐 아니라 Android 호환까지 명시되어 있다. 컨트롤러 전면에는 'Buffalo'라고 적혀 있으며 'i'라는 글자는 없다.

두 모델은 제품 모델번호가 다르기 때문에 많이 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두 기기를 모두 가진 사용자들의 글을 읽어 보면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내부의 PCB 보드 버전도 동일하다는 이야기도 보았다.

MiSTer 컨트롤러 테스트에서 적은 입력지연을 보여준 것은 'BSGP801GY' 모델인 것으로 보이므로, 'BSGP801GY'를 구매하려고 했다.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미국 Amazon에는 구형으로 보이는 제품이 있지만 'BSGP801GY'인지 명확히 명시되지 않았다. 반면 'BSGP815GY' 모델 제품은 미국 Amazone에서 명확하게 모델번호가 적혀 있다. 일본 Amazon에서 'BSGP801GY' 모델은 재고가 없다고 나왔다.

그래서 아마존에서 'BSGP801GY' 모델로 추정되는 것을 구매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일본 'mercari' 사이트에서 누군가 '신품, 미개봉'으로 명시하고 'BSGP801GY' 모델임이 명확한 패키지 사진까지 첨부한 것을 보게되어 이것을 구매하게 되었다. 제품 자체는 좀 저렴했는데 구매대행을 통하니 대행비로 1만원, 배송비로 거의 1만5천원 정도가 더 들어 매우 비싸게 구매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온 제품을 받아보니 '신품, 미개봉'이라는 표현이 거짓말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설픈 실링을 뜯어 안의 제품을 보니 깨끗하기는 하지만 개봉 후 좀 어설프게 선 정리하여 재패키징한 흔적이 역역했다. 이제는 일본에서 개인 셀러가 판매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또 한번 깨닫게 되었으며, 이 순간부터 이 제품의 많은 것을 의심하게 되었다.

당신은 왜 신규/미사용이라고 했나. 뜯어보니 재포장이던데...

 

3. 처음 사용 소감

크기가 슈퍼패미컴/SNES 컨트롤러와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손에 쥐는 그립감도 비슷했다. 십자키나 A, B, X, Y, L, R 버튼은 조작감도 좋았다. 비슷한 제품인 RetroFlag 컨트롤러에 비해 부드럽게 편안하게 조작되었다.

터보/클리어 버튼이 외부에 별도로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RetroFlag의 컨트롤러는 별도의 버튼 조합을 해야 터보 기능을 하지만 이 제품은 직관적으로 터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많은 것들이 익숙해 질 때 즈음, 이상한 것들이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해서 자세히 확인해 보게 되었다.

 

4. 확인

일단 Windows에 연결하니 'RetroFlag Wired Controller'로 잡혀서 놀랐다. RetroFlag SNES 컨트롤러는 옆에 있고 연결한 것은 Buffalo 제품인데... 아마도 Joystick ID가 둘이 동일해서 Windows가 이 컨트롤러를 RetroFlag 컨트롤러로 인식한 것 같다. RetroFlag SNES 컨트롤러보다 연식도 오래되고 인지도도 더 많은 것 같은데, RetroFlag가 대표가 된 모양이다.

RetroFlag 컨트롤러 보드로 바꿔치기 했나 하는 의심까지 했다...

이 제품에서 가장 이야기가 많은 일명 'Ghost Input' 또는 'Phantom Input'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짧은 시간 사용에서 그런 문제점이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았는데, Windows의 컨트롤러 속성에서 'X축/Y축'을 보면 가운데 십자 지점이 조금씩 흔들린다. 아날로그 스틱을 아주 조금씩 흔들어 주는 것 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Reddit에 올라온 Ghost Input 수정 방법 글을 보면, 이것이 하드웨어 설계 문제(전원이 불안정)로 보인다고 하며 커패시터를 변경/추가함으로써 효과를 봤다는 주장이 있다.

'축' 쪽의 십자 지점이 조금씩 계속 움직인다

하지만 구매한 컨트롤러 제품에는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첫째로, 빨간색 A 버튼이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A 버튼으로 점프하려고 하는데 한번씩 A 버튼 인식이 안되 점프가 안되는 경우가 생겼다.

둘째로, 노란색 B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는데 한번씩 B 버튼을 때었다 누른 것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슈퍼마리오나 원더보이 등에서 대시를 위해 액션 버튼을 누르고 달리는데 한 번씩 자동으로 불꽃을 쏘거나 돌도끼를 던지는 액션을 취하는 상황이 생겼다.

 

5. 분해

결국 뜯어서 안을 보았다.

(1) PCB 보드

Reddit에서 본 보드와 거의 동일한 것이 들어 있었다. 그 제품은 'BSGP815GY' 신형이라고 했으니 두 모델 모두 동일한 PCB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심지어 PCB에 프린팅된 버전도 '1.0'으로 동일하다.

날짜가 적혀 있는 것이 특이하지만 PCB 번호와 버전은 'BSGP815GY'와 동일한 것 같다

보드의 회로를 살펴보니 일부 부품에 하얀색 이물질이 묻어 있는 것이 보였다. 알콜로 이물질을 닦아내고 접점 부분을 닦았는데, 여전히 A 버튼의 인식은 되다가 안되다가 한다.

회로

(2) 부속품들

RetroFlag의 SNES 컨트롤러, 슈퍼패미컴 클래식 미니의 컨트롤러, 닌텐도 스위치용 SNES 컨트롤러, 슈퍼패미컴 정품 컨트롤러 모두 거의 동일한 폼펙터를 사용해서 내부부품들을 교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물론 아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아서 조작감이 바뀌기는 한다).

하지만 Buffalo의 이 컨트롤러는 십자키, 버튼, 실리콘 등을 완전히 다른 형태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른 SNES 기반 컨트롤러와 부품을 교환해서 사용하기 거의 불가능 했다. A 키가 문제여서 오리지널 복각 실리콘으로 교체 해보려 했는데 맞지 않았다. 매우 큰 단점인 것 같다.

더불어, 십자키가 오리지널 SNES 및 복각품과 달리 원형이 아니므로 대각선 조작감이 이질적이고 L/R 버튼의 스위칭 위치도 정품과 약간 다르다. 

내부 부품 구성
'Todd's Nerd Cave'(Youtube)에서 비교 동영상 (위 사진 클릭시 재생)

 

 

6. 결론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다. A 버튼 인식 문제는 치명적이어서, 아무리 입력지연이 작다고 하더라도 억지로 이 컨트롤러를 사용하기 어렵다. A 버튼 문제는 이 제품군 전체의 일반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 제품만의 문제인 것 같아서, 일본에서 이 제품을 산 것이 후회스럽다.

하지만 여전히 고스트 입력 문제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구매도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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